작년에 부산의 한 중학생이 게임을 하지 못하게 한다는 이유로 자신의 모친을 살해하고 자신도 자살한 사건이 있었다. 게임 외에 가정적 문제 등이 있었으나 그런 반인륜적 행위를 하게 한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이 게임을 하지 못하게 한 것, 아니 게임 과몰입이라는 것이었다. 이 사건은 많은 사람들에게 특히 게임학계, 게임산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정신적으로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

 

논의를 진행하기에 앞서 게임 이용에 관한 현황을 ‘2010년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나타난 자료를 통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지역, 성, 연령별 인구크기를 고려한 비례할당추출법을 통해 추출된 1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 게임이용비율은 53.9%에 이르며, 게임경험이 있는 응답자의 비율은 73.3%에 이르고 있다.

 

연령별로는 ‘현재 이용하고 있다’는 항목에만 9세~14세 응답자가 82.6%로 가장 높게, 45세~49세의 응답자는 27.1%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게임 이용자는 하루 평균 74.9분 게임을 하는데 이는 2009년 대비 10.7분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주로 하는 게임은 응답자의 72.9%가 ‘온라인게임’이며, 게임 장르는 ‘롤플레잉 게임’(32.3%)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자료가 시사하는 바는 게임이 청소년에게 있어서 일상생활에서 중요한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명백한 사실이다. 따라서 지금은 오래 전부터 논의되어 오고 있던 게임 과몰입 방지 대책에 대해 조금 더 심도 있고 체계적인 접근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점이다.

2010년에 진행된 게임 과몰입에 대한 대응방안 및 프로그램들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정부부처와 민관협동으로 게임을 하는 주체인 청소년에 대한 건전 게임문화 조성 또는 상담 치료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찾아가는 게임문화교실’ 사업과 한국콘텐츠진흥원, 국립특수교육원, CJ인터넷이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교육과학기술부가 후원하는 ‘장애학생 게임체험교실’ 사업, 그리고 엠게임이 진행하고 있는 ‘엠게임과 함께 하는 어린이 건전 게임 문화교실’ 프로그램 등이 있다.

 

또한 문화부가 후원하고 성균관대학교 응용심리연구소가 기존 게임 과몰입 척도의 한계를 보완하고 게임이용에 따른 심리 및 행동 특징을 다차원적으로 조명하는 ‘게임행동 종합진단척도’를 개발했다.


‘찾아가는 게임문화교실’은 2010년 현재 전국 9개 지역 센터를 선정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강사양성교육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운영하며 전체 참가학교 수가 503개교이며, 참가학생 수(연인원)는 7만867명에 달하고 있다.

 

‘장애학생 게임체험교실’은 민관 공동협력 사업으로 2008년부터 지금까지 전국에 17개 특수학교 및 일반초등학교에 교실 구축이 진행되고 있다. ‘엠게임과 함께 하는 어린이 건전 게임 문화교실’은 2010년 7월에 제1회 행사로 4학년 어린이 30명을 대상으로 진행하였고 향후 정기 프로그램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러한 민관의 노력은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확대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학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사업과 프로그램도 진행되어야 게임 과몰입에 관한 대응책이 상승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즉, 학부모가 게임에 대해 올바르게 이해하고, 게임을 체험하고, 더 나아가 가정에서 자녀들과 게임을 통해 대화하고 소통함으로써 상호 이해를 바탕으로 한 신뢰를 형성해 게임 과몰입으로 인해 발생하는 불행한 일들을 방지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간략하게 실행 방안에 대해 말하자면 게임교육기관(4년제 정규대학, 2-3년제 전문대학, 사이버대학 등을 포함하면 80여개)을 통해 배출되는 인력들과 초중고교의 방과 후 교실, 지자체의 문화센터, 백화점 문화센터 등의 시설을 적극 활용하면 될 것이다. 물론 이를 위한 교육프로그램도 마련이 되어야 할 것이다.

 

필자가 속해 있는 대학교의 대학원 게임학과와 평생교육원은 함께 ‘어머니 게임교실’을 오는 3월부터 개설해 운영할 계획이다. 이러한 프로그램의 성공여부는 학부모의 참여 의지에 달려있다고 하겠다. 


[이대웅 한국게임학회 회장 rhee219@sm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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