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마켓의 성공신화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주 애플 앱스토어 다운로드 순위 1위를 기록한 애플리케이션은 미국 14살짜리 천재소년 로버트 네이 군이 만든 ‘버블볼’이었다.

 

현지 외신에 따르면 소년은 근처 공공도서관에서 게임 개발 서적을 찾아 공부한지 한 달 만에 4000여개가 넘는 프로그래밍 코드를 익혔고 결국 ‘버블볼’을 만들어냈다. ‘버블볼’이 무너뜨린 오픈마켓의 또 다른 신화는 모비오社의 ‘앵그리버드’다. 이 작품 역시 전 직원이 20명이 안 되는 작은 업체에서 개발한 작품으로 전 세계에서 2000만 건 이상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하지만 해외에서 들려오는 이 같은 오픈마켓 성공신화가 거리만큼이나 멀게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오픈마켓의 진입을 굳건하게 막으며 버티고 있는 지금의 게임산업진흥법은 이런 이야기들을 정말 남의 나라 이야기처럼 들리게 한다.

 

올 2월에 열리게 될 임시 국회에서 게임법 개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업계는 목이 타는 심정으로 게임법 개정안의 통과를 염원하고 있다. 하지만 잃어버린 2년이란 세월의 공백을 매우기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몇몇 업체들이 글로벌 오픈마켓에 진출해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소위 대박이라고 부르기는 어려운 수준이다.

 

아직도 많은 업체들이 감소하고 있는 피처폰 시장에 발을 담고 있는 가운데 스마트 디바이스에 대응하기 위한 준비가 전혀 안 돼 있다. 책임을 전가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잃어버린 세월에 대한 보상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 시점에서 정부는 여전히 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 마련에 미숙함을 보이고 있다.

 

예산을 삭감하고 전담부서를 축소하는 등 산업 육성의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 예로 국내 개발자의 등용문 역할을 담당했던 인디게임 공모전이 정부의 예산 지원이 끊기면서 없어질 위기에 처해있다.

 

개발자들이 다양한 정보와 지식을 교류하는 한국게임컨퍼런스도 2년 만에 지원 예산이 반 토막 나면서 올해 행사 진행에 차질이 생길 전망이다. 효율적인 예산 분배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이미 해외에 비해 크게 뒤쳐져 있는 산업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는 기반 조성이 시급한 때이다.


[더게임스 박기락기자 kirocker@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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