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가 이사회를 열어 제9호 프로야구단 창단에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적극적인 의사를 표명한 엔씨소프트의 손은 끝내 들어주지 않았다. KBO의 공식적인 입장은 새 심사기준을 만들어 2월 이내에 창단서를 제출한 3개 기업 중 한 곳을 경쟁 방식으로 선택하겠다는 것이다. 다른 두 곳과 달리 공개적으로 창단을 발표하며 꿈을 키웠던 엔씨측은 허탈해하고 있다. 9구단 창단 방침이 확정된 것만으로도 성과지만, 우선협상권을 확보하는데 실패한 것은 아쉬움이 남는다.

 

롯데를 제외한 7개 구단이 통합 창원시를 연고로 하는 엔씨의 9구단 창단 선언을 반기고 있다. 엔씨는 그동안 치밀하게 야구단 창단을 준비해왔으며 그럴만한 자격이 충분하다는 것은 검증된 사실이다. ‘지역구’인 창원시 역시 엔씨의 적극적 의지를 지지하고 나섰다. 팬들은 젊은 감각의 게임업체가 르네상스기를 맞은 프로야구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상황이 이런데도 KBO는 끝내 엔씨 손을 들어주지 않은 채 한발짝 물러선 것은 선뜻 이해가 가질 않는다.


KBO의 ‘일단 유보’ 방침은 자칫 KBO를 궁지에 내몰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KBO측이 “따로 심사기준을 정해 공정하게 9구단을 선정하겠다”고 했지만, 이 자체가 공정하지 않다는 게 전반적인 여론이다. 엔씨 외에 신청서를 제출한 2개 기업을 철저히 비공개하는 것 자체부터 왠지 석연치 않다. 오래전부터 착실하게 창단 준비를 하며 기반을 닦은 엔씨에 대한 기득권을 전혀 인정하지 않은 것은 결코 ‘페어 플레이’라고 말하기 어럽다.


엔씨는 회사 규모나 재무상태, 경영 안정성과 성장성 등 여러면에서 야구단을 운영하기엔 흠잡을 데가 없다. 게임산업에 대한 이미지 개선과 사회 공헌을 1차적인 창단 이유로 내세우는 명분도 그만하면 충분하다.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간판기업으로서 이젠 사회 속으로 깊숙이 다가가 인식을 바꾸고 궁극적으로 프로야구 발전에 이바지 하겠다는 엔씨의 꿈은 어떤 이유로든 폄하해선 곤란하다. 야구계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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