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스채널 CNN은 지난 해 최고 실패한 기술로 아이폰4의 수신 불량 문제를 꼽았다. 일명 안테나 게이트라 불리는 아이폰4의 수신 불량 문제는 큰 파장을 몰고 왔다. 당시 애플은 처음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사용자들을 중심으로 논란이 확산되며 범퍼 케이스를 무료로 배포하며 수습에 나섰다. 처음부터 잘못을 인정하지 않은 애플의 대응은 다소 개운치 않은 여운을 남겼지만 결국 아이폰4는 엄청난 판매고를 기록하며 ‘역시 애플’이라는 명성을 잇게 했다.


기술적으로 문제점을 드러낸 아이폰4가 인기 행진을 이어갈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애플의 초기 대응이 미흡했음에도 큰 문제없이 높은 판매고를 지속할 수 있었던 까닭은 바로 차별화다. 사실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스마트폰은 아이폰이 아닌 림의 블랙베리 폰이다. 그럼에도 애플은 스마트폰의 경쟁구도를 아이폰 대 다른 기종으로 소비자들에게 인식시키며 ‘스마트폰=아이폰’이라는 이미지를 심고 있는 것이다. 아이폰을 구매한 소비자 가운데 많은 이들이 기능보다 이미지에 끌렸다고 답했다. 실제로 스마트폰의 기능을 전혀 활용하지 못하지만 이미지에 매혹돼 아이폰을 사용하는 경우도 종종 목격되고 있다.


스마트폰 이외의 제품에서도 애플은 자신들만의 독특한 매력을 어필해 방대한 시장을 구축하며 고정 소비자를 확보하고 있다. 물론 이런 이미지는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닌 철저한 전략 하에 만들어진 것이다.


지난해 말 엔씨소프트의 창원시 프로야구단 창단 신청으로 업계가 떠들썩했다. 엔씨는 야구단 창단을 위해 내부적으로 1년여 이상 치밀한 준비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게임에 대한 인식전환을 통한 이미지 쇄신에 기여하는 부분이 많을 것으로 전망하고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그동안 콘텐츠 산업의 한 축으로써 내실을 기해온 게임이 외부에 비춰지는 이미지가 좋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21세기는 상품보다 이미지를 파는 시대라고 누군가는 말한다. 철저한 마케팅 전략으로 상품에 대한 이미지를 소비자에게 인식시키지 못한다면 아무리 좋은 상품이라도 묻힐 수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 업체들의 마케팅이 게임 자체를 중심으로 단기간동안 이뤄진 다는 점은 굉장히 아쉬운 부분이다. 2011년은 업체들마다 장기적인 플랜을 마련하고 브랜드 이미지 형성을 위한 노력이 절실한 한해라고 생각한다.


[더게임스 박기락기자 kirocker@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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