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동양인이고 동양에 살고 있지만 실제는 더 많은 시간을 서양문명의 생활 속에 살고 있고, 또 그것이 더 편하게 느껴지는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이를 뒷받침 하듯 최근 우리는 동양인임에도 불구하고 동양적 미학에 호기심을 느끼고 관심을 가지며 이를 활용하는 아이러니한 경험들을 종종 겪게 된다. 그래서 최근 몇몇 한류스타를 필두로 한 영화나 음악 등 다양한 문화가 서양에서 먼저 선보이고 역으로 한국으로 들어와 인기를 끄는 등의 재미있는 모습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는 우리가 몸담고 있는 온라인게임 업계 역시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인기게임들은 주로 서양, 중세 유럽 등의 스토리를 소재로 인기를 끌어왔고, 여전히 그 비율은 높다. 그러나 이와 같은 환경 속에도 우리의 마음은 동양적 문화와 있을 때 정신적 편안함을 느끼고 있음은 마치 동물들의 회귀본능과도 같을 것이다. 이처럼 우리 가슴속에 잠재되어 있는 이 동양적 아름다움은 서양문명 사이에서 헤매던 우리가 나온 지 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삼국지를 찾고, 오랜 미술작품과 각종 동양소설에 나오는 무공들에 열광하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서양문화에 젖어있는 우리들에게 최근 동양문화를 소재로 한 자사의 ‘창천2’나 ‘블레이드앤소울’ 등 동양적 미학을 뽐내는 대작들의 출시임박으로 이용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을 일부가 아닐까 생각한다.


부산에서 열린 이번 지스타를 보면서 이를 더욱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창천2’나 ‘블레이드앤소울’, ‘삼국지를 품다’ 등 동양적 세계관을 필두로 한 다양한 게임들이 이용자들의 찬사를 받으며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다시금 불고 있는 이 같은 동양문화의 인기가 서양이 아닌 우리가 살고 있는 동양에서 확고히 인기를 만들고 또 자리를 잡을 때 비로소 서양 또는 전세계에 나가서 더욱 빛을 발하지 않을까?


부모한테 사랑받지 못하는 자식은 그 누구도 쉽사리 사랑하지 못하는 것처럼, 우리 품 안에서 성공하고 사랑받는 문화와 상품 만들었을 때 비로소 서양의 문화가 그리고 국제적인 시선이 동양을 단순한 가십이 아닌 신뢰의 눈으로 바라봐 줄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다가올 신 동양문화의 새로운 도전에 더욱 큰 기대를 걸어보며, 이런 동양의 문화와


소재가 다시금 우리의 생활 속에 들어올 수 있게끔 하는 것이 우리들의 목표이자 과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손인덕 위메이드 사업본부 과장 sid824@wemad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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