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달전 인터뷰에서 SNG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당시 인터뷰 대상자는 SNG는 기존 게임업계가 가지고 있던 접근방식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드코어 사용자 중심의 한국 온라인 게임업체들의 사고 방식으로는 공략할 수 없는 시장이라는 설명이었다. 그만큼 SNG 시장은 기존 게임 이용자들과는 다른 사용자들이 움직이는 곳이라는 말이었다. 그리고 최근들어 이말이 자꾸 생각난다.

얼마전 대표적인 하드코어 게임을 만드는 회사인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사장이 하드코어에서 탈피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실제로 엔씨소프트의 모습은 하드코어의 대명사인 MMORPG에서 다른 장르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비단 장르적인 특성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MMORPG조차도 하드코어에서 라이트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 지스타에 출품된 수많은 신작들만큼 주목을 받은 작품이 있다. ‘리니지2’다. ‘리니지3’라고 불리울 정도로 달라진다고 한다. 그 모습에 많은 유저가 관심을 보였다. 이미 ‘아이온’은 그렇게 변하고 있다. 오픈 초기 ‘WOW’를 흉내낸 ‘리니지’라는 지적을 받았던 ‘아이온’은 최근 잇달은 업데이트로 달라졌다. 유저 사이의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유저의 플레이 시간을 늘리고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자리잡고 있던 콘텐츠의 형태가 확달라졌다.

게임산업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하는 이들이 흔히 하는 이야기 중에 온라인 게임은 즐기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 소위 ‘노가다’로 불리우는 반복적인 플레이, 아이템에 대한 지나친 가치 부여, 이에 따른 아이템 현금 거래와 계정 거래, 그리고 이 것이 다시 온라인 게임의 인기를 가늠하는 척도가 되는 비정상적인 시장 구조들을 말한다.

현금성이 높을 수록 좋은 작품, 인기 있는 작품이라는 평가가 이어진다. 실제로 현재까지 한국에서 제작됐던 온라인 게임, 특히 MMORPG를 생각하면 의도적으로 이를 유도했다는 지적도 적지않다.

그런 측면에서 하드코어에서 탈피하는 변화는 바람직해 보인다. 개인적으로 영화같은 게임이 나왔으면 좋겠다. 블록버스터 영화처럼 화려하고 흥미진진한 작품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 것처럼 편안하게 즐겨도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작품, 사용자의 학습을 과도하게 요구하지 않아도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 필요하다. 시장을 주도하는 것은 하드코어 유저이지만 라이트 유저의 뒷받침이 없다면 시대의 흐름이 될 수는 없다고 본다.

[더게임스 임영택기자 ytlim@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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