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정직해서 죄송한 현실
[데스크칼럼]정직해서 죄송한 현실
  • 편집부
  • 승인 2010.11.09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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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이라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를 써서 명성을 얻은 스티븐 코비는 자신뿐만 아니라 그의 아들까지도 세계적인 성공학 컨설턴트로 키웠다. 사람들은 그의 아들을 보며 ‘청출어람’이라는 말을 아끼지 않는다.

훌륭한 이론가이자 실천가였던 아버지 밑에서 자라난 아들 스티븐 M.R. 코비는 아버지에게서 배운 교훈을 바탕으로 그만의 성공원칙을 만들어 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신뢰’라는 것이다.

그리 특별한 것도 아니고 동서고금을 통해 중요하다고 강조돼 온 덕목 중 하나인 신뢰를 새삼스럽게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고 조금만 방심하면 천길 벼랑으로 떨어져버리는 치열한 글로벌경쟁시대를 살아가는 생존전략의 하나로 신뢰를 가장 중요한 핵심요소로 꼽는다.

그는 단순한 이론가에 머물지 않고 그가 발견했고 이론의 토대를 만든 신뢰의 가치를 스스로 증명해 보였다.

하버드비즈니스스쿨을 졸업한 그는 아버지 스티븐 R. 코비가 창립한 코비리더십센터의 CEO를 맡게 됐다. 그가 재임하기 전 코비리더십센터는 10여년간 누적적자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는 적자로 퇴출위기에 처해있던 코비리더십센터를 몇 년 만에 매출 1억1000만 달러로 200% 성장시킨 데 이어 수익도 1200% 증대시켰다.

그가 이처럼 단 시간에 만성적자에 시달리던 센터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바꿔놓을 수 있었던 것은 그가 터득한 신뢰와 성과의 관계를 그대로 현장에 적용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신뢰하면 만사형통이라는 사실을 증명해 보였다.

매우 장황하게 스티븐 M.R 코비의 신뢰에 대해 이야기 했다. 왜 새삼스럽게 그의 말이 가슴에 와 닿았는가 하면 게임업계의 현실이 너무나 신뢰와 동떨어져 있다는 것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게임계는 신뢰보다는 얄팍한 상술과 상대를 속여 넘기는 기술이 뛰어날수록 더 큰 성과를 내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이처럼 불신과 속임수가 판을 치게 되면 그 산업에 대한 신뢰는 땅에 떨어지고 만다. 그렇게 되면 어느 수준까지는 성장해 나가겠지만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하고 뿌리째 허물어지는 사태가 오고 말 것이다.

어느 지인을 통해 들은 얘기다. 그는 평소에 잘 알고 지내던 중견 게임업체 CEO에게 충고를 한마디 했다고 한다. 그 회사가 올해 야심차게 공개한 작품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아이템 거래 업체와 손을 잡아야 한다고 말해 주었다는 것이다. 모두가 다 하고 있는 마케팅이니 작품을 성공시키고 싶으면 꼭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 회사의 CEO는 지인의 기대와 달리 “게임산업협회 부회장 회사 대표들이 최근에 만나서 아이템 거래를 위한 마케팅을 하지 말자고 약속했다”며 “그러니 할 수 없다”는 대답이 돌아오더라는 것이다.

지인은 그 답을 들으면서 속으로 가슴을 쳤다고 한다. 그의 정직한 마음을 100% 공감하지만 변칙을 쓰거나 속임수를 쓰지 않고서는 살아남을 수 없는 척박한 환경을 생각했을 때 이 작품의 성공을 자신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의 걱정대로 이 작품은 초기에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뒷심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최근에 주춤하고 있는 모습이다. 물론 이 작품의 부진이 꼭 현금거래 마케팅을 하지 않은 때문만은 아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정직하고 약속을 지키며 신뢰를 쌓은 그 CEO의 결정이 잘못된 것이라고 탓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그러한 CEO가 더 많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게임계 전체가 정직하고 투명하며 신뢰할 수 있도록 풍토를 바뀌어야 한다. 그래야 게임산업에도 미래가 있다.

[더게임스 김병억 편집부국장 bekim@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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