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반지의제왕’을 보면 절대반지를 차지하기 위한 다툼이 치열하다. 반지를 없애고자 하는 프로도, 반지를 되찾고자 하는 사우론, 사우론을 제치고 자신이 절대반지의 주인이 되려는 사루만, 그리고 호시탐탐 프로도의 곁에서 절대반지를 훔치려는 골룸 등 ‘반지의제왕’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절대반지를 둘러싸고 치열한 다툼을 벌인다.

절대반지가 가진 치명적인 유혹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물론 영화의 결말은 프로도에 의해 절대반지가 사라지고 세상에 평화가 찾아오는 것으로 끝난다. 하지만 주인공 프로도 조차도 진실로 절대반지에 대한 유혹에서 자유롭지는 못했다.

최근 e스포츠계를 둘러싼 논란을 보고 있으면 영화 ‘반지의제왕’이 생각난다. 영화 속 등장인물들이 절대반지의 주인이 되고자 다퉜던 것처럼 e스포츠계의 이해당사자들이 e스포츠의 헤게모니를 서로 차지하고자하는 다툼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탓이다.

어떤 면에서는 블리자드가 사우론 같기도 하고, 어떤 면에서는 프로도 같기도 하다. 자신들의 권리였던 지재권을 다시 되찾고자하는 점에서는 사우론이 생각나고, 절대 권력자로 군림했던 KeSPA의 권한을 파괴하고 있는 점에서는 프로도 같다. 어쩌면 KeSPA도 그렇게 비춰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텍은 사루만이나 골룸으로 비유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지금 e스포츠계의 논란은 영화 ‘반지의제왕’처럼 끝이 날 것 같지는 않다. 절대 권력의 상징인 반지가 파괴돼 세상이 평화로워진다는 설정은 역시나 팬터지 소설 속에나 등장할 법한 듯 하다. 이들의 다툼은 지재권 협상이 모두 종료된 뒤에도 계속 될 것 같으니 말이다.

현재는 ‘스타크’ 리그가 절대적인 권력의 상징이지만 향후에는 다른 종목이 그렇게 될지도 모른다. 물론 가능성은 희박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절대반지의 유혹이 그런 것처럼 권력의 유혹도 치명적인 것을 생각하면 이들 사이의 보이지 않는 힘싸움이 멈출 가능성은 낮다. 국내 다른 스포츠계 역시 그렇지 아니한가.

그러나 이들이 생각해 볼 것이 있다. 과연 진정한 ‘스타크’ 리그의 주인은 누구인가라는 부분이다. 현재의 e스포츠 리그를 구성하는 요소는 다양하다. 종목, 선수, 구단주, 코칭스테프, 방송사, 스폰서 등 10년 사이에 프로 스포츠 못지 않게 발전했다.

하지만 명심할 것이 있으니 그 어떤 요소를 갖고 있어도 팬을 갖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점이다. ‘스타크’ 리그의 주인은 누구인가.

[더게임스 임영택기자 ytlim@thegames.co.kr]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