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도 높은 게임으로 승부를 보기 위해 오픈베타 시기를 늦췄습니다.”

 

김찬준 고릴라바나나 사장은 최근 중요한 결단을 내렸다. 고릴라바나나의 처녀작인 ‘레드블러드‘의 공개를 내년 상반기로 미룬 것이다. 김 사장은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과감히 내년 상반기로 오픈을 미루고 개발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같은 김 사장의 결단에 대해 직원들도 열심히 하겠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사내 직원들이 항상 입버릇처럼 꺼내는 말이 장맛이 나는 게임을 만들자는 것이었습니다. 직원들이 걱정했던 것은 올해안에 ‘레드블러드’를 공개할 경우 자칫 완성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저의 결정으로 직원들이 더욱 열심히 게임개발에 임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김 사장이 이처럼 게임 공개를 미룰 수 있었던 것은 최근 투자가 진행된 것도 한 이유다. 김 사장은 최근 소프트뱅크로부터 20억원의 투자를 받아 화제가 됐다.

 

 

“게임은 어려서부터 좋아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게임을 하면서 밤을 새우고 학교에 안 간 적도 있습니다. 대학교 시절엔 왜 기계공학과에 다니는지 모든 친구들이 의심할 정도로 게임을 많이 했습니다.”

 

김 사장은 처음부터 게임 개발사에 몸담았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게임 전문기자 출신으로 게임업계에 발을 넓혔으며, 온라인에서 게임 뉴스를 제공하는 ‘게임스팟코리아’의 창업 맴버로 게임에 대한 열정은 대단했다. 이후 게임업체 본부장을 맡으면서 게임과 관련된 사업의 역량을 넓혀 나갔다.

 

 

# ‘레드블러드’를 위해 창업

 

서로를 인정하며 마음에 맞는 개발자가 만나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이런 측면에서 맘에 맞는 개발자들이 의기투합해 설립한 고릴라바나나는 ‘레드블러드’라는 MMORPG 작품을 만들기 위해 태어났다. 고릴라바나나의 핵심 개발자 중 10여 명은 공동창업을 한 회사의 오너이면서 공동주주다.

 

만화가 원작인 ‘레드블러드’를 온라인 게임으로 개발하는 것에 모두가 동의하는 순간 회사가 설립되었다. 결국 고릴라바나나는 ‘레드블러드’를 위한 회사가 된 것이다.

 

김 사장은 “‘레드블러드’는 ‘드래곤볼’이나 ‘열혈강호’처럼 만화책으로 큰 파급 효과를 갖진 않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콘텐츠를 품고 있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데는 좋은 작품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사실 90년대 잡지 영챔프에 연재된 ‘레드블러드’를 기억하고 있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하지만 그 독특한 배경 설정은 관심을 갖기에 충분했다. 우주전쟁 이후 문명이 파괴된 지구를 배경으로 한 이 만화는 게임으로 이식되면서 지구 문명이 파괴된 상태에서 재건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 고 퀼러티 MMORPG리

“‘레드블러드’는 액션성이 가미된 고 퀄리티 그래픽의 차세대 MMORPG입니다. 황폐화된 지구를 배경으로 다양한 종족의 모험을 그리고 있습니다.”

 

‘레드블러드’는 MMORPG에서 보기 드문 액션성을 맛 볼 수 있다. 논타깃팅 액션으로 하나의 몬스터를 잡는 것이 아니라 다수의 몬스터를 몰아서 잡는 쾌감이 있다.

 

또한 고 퀄리티의 화려한 그래픽과 웅장하면서도 비장한 사운드 효과가 일품이다. 김 사장은 “초기 프로토타입 버전엔 국산 상용엔진인 가이블사의 G블랜더 엔진을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상용화된 엔진의 안정성과 범용성을 고려해 게임브리오 엔진으로 개발을 진행했습니다”고 그동안의 과정을 설명했다.

 

이 작품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가문 시스템’이다. 하나의 계정에 하나의 가문을 만들어 가족처럼 캐릭터를 성장시킬 수 있다. 가령 전사 캐릭터를 생성하여 일정 레벨에 도달하면 퀘스트를 통해 하나의 캐릭터를 생성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김 사장은 “이 작품의 ‘가문 시스템’은 다른 게임에선 볼 수 없는 독특한 시스템으로 색다른 재미를 준다”며 “하나의 계정에서 캐릭터가 서로 아무 관련 없이 남아있기보다는 유기적으로 연결해 게임성을 높였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이 작품은 몬스터를 포획해 여러 가지 용도로 쓸 수 있다. 그물을 이용해 포획한 몬스터를 합성할 수 있으며, 이를 훈련해 공격형 몬스터나 이로운 효과를 주는 펫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덩치가 큰 몬스터는 포획하여 탈 것으로도 이용한다. 이렇듯 기존 게임과는 차별된 독특한 시스템이 녹아있어 ‘레드블러드’만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 팀 늘려서 운영은 안해

 

“고릴라바나나는 소수 정예 구성원으로 끝까지 남아 최고로 인정받는 개발사가 되고 싶다. 우리가 가장 잘 하는 것은 게임 개발이지 퍼블리싱이나 마케팅이 아니다. 가장 잘하는 게임 개발 역량 강화에 집중하는 것이 옳다”고 김 사장은 말했다. 또한 앞으로 작품이 크게 성공 하더라도 개발팀을 늘려서 운영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레드블러드’를 개발한 지 어느덧 3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개발 초기 정무식PD와 김태형작가의 만남으로 숱한 화제를 뿌리며 진행된 프로젝트가 대중에게 공개될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이르면 10월 늦어도 11월경에는 첫 클로즈베타 테스트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김 사장은 밝혔다.

 

장맛 나는 게임을 만들겠다는 포부가 ‘레드블러드’라는 작품으로 실현되기를 김 사장은 꿈꾸고 있다. 꾸준히 유저들에게 사랑받으며 롱런하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오늘도 고릴라바나나는 달린다. 세계 최고의 개발사라는 목표를 향해서!

 

 

[더게임스 김준완기자 junwankim@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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