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마켓 자율 심의를 골자로 한 게임법 수정안이 결국 6월 임시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한 것을 두고 관련 업계의 실망감이 큰 듯 합니다. 그토록 염원하고 바래왔던 일이었던 만큼 아무래도 속이 탈 테지요. 특히나 문화부는 물론 관련 업계와 전문가들, 언론 매체들까지 나서서 오픈마켓 자율 심의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던 터라 아쉬움이 클 것 같습니다.

 

그런데 듣자하니 이 오픈마켓의 자율 심의를 두고 시민단체들의 반발도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게임물에 대한 사전심의가 없으면 무분별하게 유해 콘텐츠가 유통되고 청소년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는 논리이지요. 뭐 여담이지만 실제로 최근 출시된 디자이어라는 안드로이드폰을 사용해 보니 성인 콘텐츠가 상당하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스티브 잡스가 말했던 정도는 아니지만 어쨌든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찌됐든 이런 논란은 기존의 게임과 관련된 산업계와 시민단체의 시각차이와 동일해 보입니다. 플랫폼과 내용이 바뀌었을 뿐이지 자율과 법적 규제라는 의견이 충돌하는 모양새입니다.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이 오픈마켓 관련 내용은 다른 게임관련 문제와 달리 시민단체의 목소리가 약하다는 것이지요. 글로벌 시장이 그러하니까, 시대가 변화하고 있으니까라는 논리에 묻혀버리는 느낌입니다.

 

그런데 정말 궁금합니다. 왜 오픈마켓은 심의가 필요치 않은 걸까요. 왜 자율로 해야하는 것일까요. 오픈마켓은 사실 앱스토어나 안드로이드마켓 외에 국내 이통사들이 운영중인 T스토어와 쇼스토어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 오픈마켓에서는 정상적으로 심의를 받은 작품이 잘 올라와 서비스되고 있지요. 애플이 앱을 검사하는 데 보통 1주일여가 걸린다는데 게임위의 오픈마켓용 게임 심사도 그 정도랍니다. 그러면 별 차이 없는 것 아닌가요.

 

전 사실 정말 모르겠습니다. 한달이 걸리는 것도 아니고 겨우 몇일 차이일 텐데 그게 그렇게 시장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것인 줄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국내 기업들이 내세우는 논리도 사실 잘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어차피 해외 시장에서는 게임위 등급 없이 출시하면서 왜 그리 등급 심의 철폐를 외치는 지 모르겠습니다. 어차피 등급 심의는 국내용인데 잘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마치 등급 심의가 없어지면 국내 시장에서 오픈마켓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주장을 하지만 과연 그럴지 의문입니다.

 

 

[더게임스 임영택기자 ytlim@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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