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 나올 때까지 등급신청 계속할 듯

‘청불’등급으론 어렵다 판단…미세 수정본 동시다발 신청 가능성

 

블리자드가 이번 ‘스타크래프트2’ 등급 신청에서 15세 이용등급을 받지 못함에 따라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전에 받은 12세이용가와 청소년이용불가 등급 버전만으로는  사업 전개에 크나큰 차질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블리자드가 또 다시 등급신청을 시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스타크2’의 15세이용가 등급이 나오지 않은 것은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금까지 블리자드 행보에 비춰봤을 때 출시 이후의 전략에 타격이 불가피한 탓이다. 특히 e스포츠화를 통한 활성화를 꿈꾸는 블리자드에게는 상당한 치명타가 될 수 있다.

 

블리자드는 ‘스타크2’를 처음 공개했을 당시부터 e스포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블리자드가 한국e스포츠협회와 지재권 논란을 일으킨 것도 사실상 ‘스타크2’의 e스포츠화를 위한 포석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e스포츠협회 주도의 ‘스타크’ 리그가 존속하는 것은 ‘스타크2’ 리그 활성화에 걸림돌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이 ‘스타크’ 리그가 1∼2년 안에 중단될 것이라고 내다보는 것이 이런 이유 탓이다.

 

하지만 이번 청불 등급의 재확인으로 블리자드의 고민은 깊어지게 됐다. 국내 e스포츠 환경에서 청불 등급은 상당히 불리하게 작용할 수 밖에 없는 탓이다. 현재 한국e스포츠협회에 소속된 ‘스타크’ 프로게이머는 200여명이 조금 넘는다. 그리고 이중 절반 이상이 18세 미만의 미성년자이다. 청불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물론 블리자드는 12세 버전을 따로 제작해 이미 등급심의를 마쳤다. 하지만 12세 버전은 많은 유저들이 지적하듯 ‘스타크2’의 재미를 살려 내지 못한다. 각종 이펙트 효과의 제거로 사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는 e스포츠로 넘어와도 마찬가지다.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연출해야 팬들의 시선이 쏠릴 터인데 상대적으로 비주얼이 약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렇다고 청불 등급 버전으로 대회를 개최하면 프로급 선수들의 참여는 물론 방송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15세 등급을 받을 경우는 전혀 달라진다. 이미 FPS 종목의 e스포츠 대회에서 보여지듯 15세 등급만 되면 원활하게 대회 개최 및 방송이 가능하다.

 

유저 몰이 측면에서도 청불 등급은 블리자드 입장에서는 속이 탄다. 기본적으로 대부분의 온라인 게임들은 청불 등급으로는 서비스하지는 않는다. 일부 명확한 타깃층을 가진 작품만이 청불 등급으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유는 보다 많은 유저층 확보를 위함이다.

 

특히 FPS와 같이 플레이 시간이 비교적 짧은 캐주얼 작품일 수록 더욱 그렇다. MMORPG처럼 장시간 플레이하는 작품과는 비교할 수 없다. 이는 ‘스타크2’ 역시 마찬가지다. 상대적으로 짧은 플레이 타임과 대전 중심의 작품이기에 유저가 많을 수록 좋다.

 

하지만 청불 등급은 상대적으로 유저의 폭을 좁힌다. 이 부분에서 12세 등급 버전은 대안이 되기에는 희박하다. 일각에서는 12세 버전만 나올 경우는 플레이하지 않겠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유저들은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최고의 흥행을 위해서는 적어도 현재의 버전이 15세 등급을 받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이에 따라 블리자드는 출시 전까지 지속적으로 심의를 신청할 공산이 크다. 특히 지금까지의 행보라면 매우 세밀하게 수정한 버전을 다수 마련해 약간의 시차를 두고 동시다발적으로 신청할 수도 있다. 블리자드가 지난 4월부터 5월까지 보여줬던 일련의 행동을 보면 분명하다.

 

블리자드는 청소년 이용불가 판정을 받자마자 즉시 다시 심의를 신청했다. 하지만 또 다시 청불 판정이 나오자 이의신청과 함께 내용은 대부분 수정한 버전의 심의를 접수했다.

 

당시 블리자드가 주말까지 포함한 4∼5일의 시간동안 수정버전을 내놓았던 것에 관계자들이 놀라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그때와 마찬가지로 이미 블리자드가 몇개의 다른 버전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까지 내놓고 있다.

 

하지만 블리자드가 자신들이 원하는 15세 등급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블리자드가 내놓은 수정 버전은 극히 일부분만 고치는 수준에 불과하다. 대충 봐서는 무엇이 바뀌었는지도 모를 정도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마치 양파 껍질을 하나씩 벗겨내듯 아주 조금씩 수정해 심의를 신청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대한 현재의 버전 상태를 유지한 채 15세 등급을 받으려고 하는 속셈 탓이다. 결국 현재 게임심의 규정에 맞는 버전이 되기에는 갈길이 멀었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블리자드 입장에서는 선혈 효과 및 각종 이펙트가 사라진 12세 버전보다는 콘텐츠가 원형에 가깝게 보존된 버전의 15세 등급이 절실한 듯 하다”며 “그만큼 블리자드가 ‘스타크2’ 성공에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풀이했다.

 

 

[더게임스 임영택기자 ytlim@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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