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끈한 人脈 바탕 ‘공신그룹’ 立地 탄탄

권이형·송인수 등 오너 신임 두터워…학연·사연에 연계 안정적 경영 기반 구축

 

게임 업계에서 활동하는 전문 CEO들은 출신 성분이 매우 다양하다. 하지만, 개발초기부터 끈끈한 인간관계를 바탕으로 하는 업종 특성상 회사 안팎에선 소위 ‘개국공신’으로 불리우는 전문 경영인들이 많다.

 

이들은 오너와 창업 초기부터 동거동락하며 탄탄한 인맥을 형성, 입지를 돈독히하고 있다. 대개는 학연이나 지연, 혹은 사연으로 연결되는 탓에 일반적인 영입파 전문CEO에 비해 강한 파워를 자랑하는게 특징이다.

 

대표적인 인물이 넥슨의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서민·강신철 공동 대표. 두사람 모두 넥슨의 킬러 컨텐츠 개발팀을 이끌어온 핵심 개발자들이다. 오늘날의 넥슨그룹을 만드는데 적지않은 공을 세운 인물들이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김정주 그룹(NXC) 회장의 신임도 비교적 두텁다. 김 회장은 한때 영입파(권준모사장) CEO체제를 도입했으나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내부 승진파 경영 체제로 회귀했다. 업계에선 경쟁과 견제를 바탕으로 효율을 극대화하는 김정주식 경영철학에 근거, 서·강 공동 대표체제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엠게임 대표이사직을 수 년째 이어가고 있는 권이형 사장 역시 오너인 손승철 회장과 함께 범 ‘중앙대패밀리’의 핵심을 이루고 있는 케이스다. 권 사장은 손회장과 친형제와 같은 돈독한 우애를 과시하며 묵묵히 전문CEO로서의 소임을 다하고 있다.

 

올들어선 절친한 친구이자 또다른 창업공신중 한명인 강신혁부사장이 관계사인 엠조이넷에서 자리를 옮겨와 든든한 후원자까지 얻었다. 답보 상태인 실적 부진과 차기작 성공 부담이 크지만, 여러면에서 탄탄한 경영 기반을 구축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제이씨엔터테인먼트의 송인수 사장 역시 창업주이자 최대주주인 김양신의장과 영욕을 함께한 인물이다. 송 사장은 지난 3월 대표이사로 전격 발탁됐다. 2000년 개발자로 제이씨에 입사한 그는 ‘프리스타일’ 성공 신화의 주역으로 잘 알려져있다.

 

온라인 농구게임 지존인 ‘프리스타일’은 제이씨가 벼량끝에서 회생, 상장까지 이르게한 효자중의 효자다. 그는 프리스타일시리즈 등 신작 출시에 힘입어 올해 매출 290억원과 영업이익 60억원을 목표로 잡고 경영자로서도 제이씨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얼마전 넥슨에 피인수되긴 했지만, 엔도어즈의 조성원 사장 역시 전 오너인 권성문 KTB증권 회장과는 오래전 인연을 맺은 인물이다. 권 회장이 수 년전 엔도어즈를 인수한 후 대표이사 보직을 맡겼다. 조 사장은 넥슨 피인수 이후에도 엔도어즈의 전문 경영인으로서 활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과 성격은 좀 다르지만, 정운상·권종인 등 전직 게임하이 사장들도 오너인 김건일 회장과 오래도록 같은배를 탄 사람들이다. 그러나 게임하이 역시 넥슨에 피인수된 탓에 이들의 운명은 김회장과 궤를 같이할 전망이다.

 

문용식 나우콤사장도 특별한 케이스다. 문 사장은 나우콤에 공채로 입사해 대표이사에 오른 이후 우회 상장에 성공하며 준 오너 경영자로 변신했다. 지금은 금양통신에 이은 2대주주이자 각자대표 형태로 게임부문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오너들과는 좀 특별한(?) 관계인 이들 내부 승진파 전문 CEO들은 여전히 오너들의 컨트롤을 받을 수 밖에 없는 파워의 한계는 존재한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오너들이 가장 확실하게 믿는 사람들이란 점에서 비교적 소신껏 자율적인 경영이 가능하다는 이점을 갖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개 영입파 전문 CEO들은 조직내부에서 ‘굴러온돌’이란 인식의 장벽이 있는 반면, 이들 내부 승진파 CEO들은 조직 융화 및 장악이 쉬운게 강점”이라며 “오랜기간 고생 끝에 성공한 업체의 경우 오너의 최측근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경영을 맡기는 사례가 앞으로도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더게임스 이중배기자 jblee@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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