組織 장악 통해 잇단 M&A·신규事業 주도 ‘파워 ↑’

所有·경영 완전 분리까지 한계 많아

 

게임 업계에 몇몇 파워 전문 경영자(CEO)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이상엽(네오위즈게임즈), 남궁훈 (CJ인터넷), 서수길(위메이드), 유현오(YD온라인) 사장 등이 바로 그들이다. ‘외부 영입파’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는 이들은 최근 남다른 커리어와 전문성, 그리고 강력한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조직 내부에 파워 그룹을 구축, 그들만의 경영 철학을 실천에 옮길 태세다. 비즈니스 특성상 오너의 입김이 유달리 강한 게임업계에 이들 파워 전문 CEO가 앞으로 얼마나 신선한 바람을 불러모을 지 그 행보가 주목된다.


 

게임업계는 다른 업종에 비해 전문 경영 시스템 도입이 상대적으로 늦은 편이다. 물론 몇몇 대형 업체가 오래전부터 전문 CEO 체제를 도입, 운영중이지만 그 권한이 상당히 제한돼 있는 등 ‘반쪽자리’에 머물렀던게 저간의 사정이다.

 

그런데, 최근 일부 메이저급 게임업체를 중심으로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 전문 CEO이지만, 경영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지주회사를 통해 원격 컨트롤을 하거나 이사회를 장악, 전문 CEO의 발목을 잡던 오너들의 달라진 움직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람이 네오위즈게임의 이상엽 사장. 작년 3월 일본 게임온을 네오위즈에 매각하는데 중추적 역할을 담당한 것을 계기로 인수기업의 전문 CEO로 발탁된 특이한 케이스다. 네오위즈는 오너인 나성균 회장의 경영 스타일상 직접 경영보다 전문 경영인을 통한 간접 경영을 선호하는 탓에 그간 여러 CEO들이 거쳐갔다.

 

 

# 달라진 행보에 ‘시선 집중’

 

그래서 이 사장 선임 당시만해도 큰 의미 부여를 하기 어려웠던게 사실. 그러나 그가 전문 CEO로 네오위즈게임즈를 이끈지 1년을 넘기고 대표이사 부임 이후 매분기 사상 최고 실적을 갱신하는 성과에 힘입어 최근 부쩍 힘이 실리고 있다는 평가다.

 

여기에 박진환 전사장에 이어 ‘나성균호’의 실세중 실세로 불리워왔던 조계현 부사장까지 최근 퇴사함으로써 이 사장이 전권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선 게임온 인수를 계기로 네오위즈게임즈 지휘봉을 잡은 이 대표가 특유의 ‘뚝심경영’으로 조직을 장악하며 최근 과감한 M&A(씨알스페이스)를 시도하는 등 그의 시대를 본격 연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말 정영종 사장에 이어 CJ인터넷의 새 사령탑으로 기용된 남궁훈 사장 역시 업계에서 주목받는 전문 CEO중 한명이다. 영입 직후부터 ‘의외의 발탁’이란 평이 자자했던 남궁 사장은 얼마전 게임하이 인수에 실패하며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하지만, NHN(한게임) 창업공신그룹 맴버로서 풍부한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기존의 정사장과는 사뭇 다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해외사장’이란 평을 들을 정도로 활동반경이 좁았던 정사장과 달리 남궁 사장은 과거 NHN에서 뜻을 같이했던 인력들을 대거 불러들이며 그만의 ‘가신그룹’을 형성, 조직을 완전 장악했다는 전언이다. 실제로 권영식 상무 등 창업공신들 대부분이 회사를 떠났다. 남궁사장은 특히 CJ 입문 이후 크고 작은 M&A에 두팔을 걷어붙이는등 공격적인 경영 스타일로 점차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 빅딜 성사시키며 서서히 ‘두각’

 

SK그룹 출신인 서수길 위메이드 사장 역시 게임업계 전문 CEO중에선 가장 파워있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액토즈소프트를 거쳐 위메이드 전문 CEO로 스카웃된 서사장은 진대제펀드로부터 대규모 투자유치에 성공한 것을 시작으로  ▲중국사업(미르의전설2) 재도약 실현 ▲성공적인 IPO ▲YNK재팬·조이맥스 M&A에 이르기까지 잇따른 ‘빅딜’을 성사, 그 진가를 발휘하며 탄탄한 경영 기반을 쌓았다.

 

서 대표는 지난 3월 유임에 성공한 이후에도 조이맥스 인수에 성공하는 등 과감한 M&A 전략을 구사하며 조그마한 개발사에 불과했던 위메이드를 업계 6위의 메이저기업으로 올려놓았다.

 

서 사장은 “아직도 할일이 많다. 진정한 메이저 대우를 받기 위해선 더욱 잘해야한다”고 겸손해했다. 전문가들은 SK그룹서 갈고닦은 경험을 바탕으로 서 사장이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며 업계 전문 CEO중에선 가장 탄탄한 경영체제를 구축했다고 평가한다.

 

유현오 YD온라인 사장 역시 커리어면에선 누구와 견줘도 부럽잖은 인물이다. SK커뮤니케이션 사장을 역임하며 다양한 인터넷 비즈니스 경험을 보유한 유사장은 작년 9월 YD호에 승선했다. 현재 시점에서 보면 실적 부진과 신작 ‘패온라인’의 실패로 분위기는 썩 좋지 않다.  유사장은 그러나 약 9개월여에 걸친 숨고르기를 마치고 그의 뜻에 맞는 조직을 완성, 본격적인 ‘유현오식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패온라인’의 시장 진입 실패가 부담스럽지만, 스마트폰 등 차세대 플랫폼쪽으로 영토를 확장하며 신 성장 동력 찾기에 분주하다. 실적 및 주가하락으로 갈길 바쁜 미래에셋측으로서도 전문CEO인 유사장에게 힘을 실어줄 수 밖에 없는 형국이라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 여전히 강한 오너 입김

 

각각 처한 환경과 입지는 다르지만, 이들 전문 CEO들은 기존의 비오너그룹 CEO들과는 임팩트가 다르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그러나, 다른 오프라인 업종에서처럼 소유와 경영이 완전 분리된, 진정한 전문 경영 시스템이 정착되기까지는 앞으로 적지 않은 시행착오를 수반할 것이란 점에서 한계점은 분명하다는 의미이다. 무엇보다 오너와의 잠재된 파워 게임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오너들의 입김이 여전히 강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리모트 컨트롤에 의해 주요 경영사안에 대해 원격 컨트롤을 계속, ‘반쪽짜리’ CEO에 전락하는 경우가 적지않았다. 아무리 힘이 실렸다고해도 오너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탓이다. 전문 CEO들이 책임감을 갖고 자신의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한 자율경영, 독립경영을 구사하기엔 태생적인 한계가 많다는 것이다.

 

책임과 권한의 불균형이 여전한 것도 해결해야할 과제다. CEO로서 무한 책임을 져야하지만, 주어진 권한은 제한적이라는 얘기다. 오너 못지않은 권력을 행사하는 전문 CEO가 없지는 않지만, 자본조달이나 M&A, 신규투자 등과 같은 주요 현안에 대해선 오너들의 재가를 받아야하는게 현실이다. 위메이드의 경우처럼 개발부문은 아예 오너가 총괄관리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넥슨 서민·강신철 대표처럼 CEO가 개발부문을 주로 커버하는 사례도 있다.

 

기득권을 보유한 기존 조직과의 융화 문제도 골칫거리다. 게임업계 특성상 배타적인 조직이 상당히 많다. 전문가들은 “소유와 경영이 완전히 분리돼야 게임업계에도 진정한 전문 경영 시스템이 자리를 잡을 것”이라며 “특히 오너들 스스로 전문 경영인에 대한 책임과 함께 최대한 자율성을 부여해야 성공한 전문CEO를 배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더게임스 이중배기자 jblee@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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