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손잡고 전국이벤트 開催

성패여부 따라 e스포츠판 달라질 듯

 

그동안 블리자드가 언론사들에게 ‘24일 1면 예약 요청문’까지 보내면서 깜짝 발표하려고 했던 내용이 밝혀졌다. 본지가 단독 취재한 바에 따르면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는 대한항공과 손잡고 ‘스타크래프트2’ 리그를 개최키로 했다. 블리자드는 오는 24일 김포공항에 위치한 대한항공 격납고에서 ‘스타크래프트2’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발표할 계획이다.

 

그동안 ‘스타크’ 지적재산권 문제로 한국e스포츠협회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블리자드가 결국은 대항항공을 스폰서로 잡아 그들만의 스타크2 리그를 강행함에 따라 향후 e스포츠 판도에 적지 않은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블리자드가 ‘스타크2’ 리그를 자체적으로 실시하면서 e스포츠협회를 압박하는 한편, e스포츠 구단 포섭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독자 행보에 나서고 있는 블리자드가 이번 대회 개최를 통해 ‘스타크2’ e스포츠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스포츠 한 전문가는 “e스포츠협회와 e스포츠구단이 공동으로 이 대회의 보이콧트를 결의하는등 집단행동에 나설 경우 대한항공까지 동원해 대규모의 대회를 개최해 스타크2 이슈 몰이를 하려는 블지자드의 게획은 차질을 빚게 될 것”이라며 “반대로 이 대회가 성공할 경우 e스포츠협회는 치명타를 맞게 되는 셈이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블리자드가 ‘스타크2’ 자체 리그를 준비하고 있는 정황은 여기저기서 포착됐다. ‘스타크2’ 론칭을 앞두고 e스포츠 구단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SKT, CJ인터넷 등의 고위 관계자와 잇단 미팅을 갖은 것은 물론, 그래텍과 3년간 블리자드 게임에 기반한 모든 토너먼트 개최 및 e스포츠 행사 방송에 대한 독점 계약을 체결하는 등 e스포츠 헤게모니를 장악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24일로 예정된 ‘스타크2’ 론칭 행사장이 김포공항에 위치한 대한항공 격납고로 결정되면서 자체 리그 스폰서로 대항항공이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여기저기서 제기됐다. 이에 대해 블리자드는 “자세한 내용은 추후에 밝힐 계획”이라며 행사 장소만 공개했을 뿐 어떤 내용을 담을 지는 비밀에 부치고 있다.

 

하지만 블리자드는 대한항공과 프로모션 계약을 체결, 향후 4개월에 걸쳐 ‘스타크2’ 시범경기를 개최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블리자드가 ‘스타크2’ 자체 리그를 만든다는 일각의 의혹이 사실로 입증된 것이다.

 

 

# 사실상의 스타크2 론칭행사

 

이번 대회는 대한항공이 스폰서로 나서고 블리자드가 주최하는 한편, 모든 경기는 그래텍이 중계하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또 서울뿐 아니라 전국을 4개월에 걸쳐 순회하는 대형 이벤트로 준비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아직 구체적인 선수 구성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기존 스타급 ‘스타크’ 선수들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선수와 함께 아마추어 선수들의 참가도 가능해질 경우 대회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행사를 준비중인 대한항공 관계자는 “최근 블리자드와 프로모션을 위한 계약을 체결 4개월 동안 시범경기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며 “이를 통해 대한항공은 젊은 세대에게 어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경기 일정이나 선수 구성 그리고 상금 규모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된 바 없다며 말을 아꼈다.

 

 

# 자체리그 위한 전초전?

 

대한항공에서는 공식 리그가 아닌 시범경기라고 한계를 분명히 했지만, 여러 정황을 고려할 때 단순 시범경기에 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우선 시범경기가 개최되는 기간이 4개월이라는 것이 그 첫 번째 증거다.

 

최근 대한항공은 온게임넷과 ‘스타리그 2010 시즌2’ 스폰서 계약을 체결했다.  온게임넷 스타리그는 오는 6월 11일부터 약 3개월간 개최된다. 다음 리그 개최까지 약 한 달 가까운 기간이 소요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시범경기 개최 기간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셈이다.

 

즉 대한항공은 ‘스타크’ 리그를 후원하는 한편, ‘스타크’ 리그가 종료되는 시점에 맞춰 ‘스타크2’ 리그를 지원하면서 자연스럽게 ‘스타크2’로 인한 브랜드 인지도 상승 효과를 거두겠다는 포석인 셈이다.

 

블리자드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블리자드는 기존 ‘스타크’가 e스포츠로 정착되기 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는 것은 감안할 때 ‘스타크2’의 조기 e스포츠화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대한항공이라는 강력한 스폰서를 통해 4개월 동안 전국을 순회하며 ‘스타크2’ 시범대회를 개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e스포츠로서의 가능성을 사전에 검증받는 무대로 활용하려는 속셈인 것이다.

 

또 ‘스타크’ 리그가 종료된 이후 ‘스타크2’ 리그를 개최하면서, ‘스타크’ 리그와 공존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e스포츠계의 반발을 무마하려는 계산도 숨어있다는 분석이다.

 

 

# 각 구단들 선택의 기로에

 

프로선수 뿐 아니라 아마추어 선수까지 참가하는 대형 이벤트가 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대한항공이 24일로 예정된 행사에 적지 않은 비용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대회 규모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24일 행사 비용은 전액 블리자드측에서 부담하기로 했지만, 대한항공은 이외에도 대형 여객기에 ‘스타크2’ 캐릭터를 래핑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 확인됐다.

 

대한항공 관계자에 따르면 래핑 작업을 위해 대략 10일 가깝게 항공기 운항을 중단시켰으며, 항공기 미운항으로 발생하는 비용은 하루에만 수 억원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또 대한항공은 ‘스타크2’ 항공기를 한시적으로 운항시키면서 동반 시너지 효과를 거둔다는 계획이다. 결국 대한항공이 업체 행사에 수 십억에 가까운 비용을 투입하는 것을 볼 때, 시범경기 규모 역시 이에 상응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한항공이 후원하는 온게임넷 스타리그가 총 상금 1억 800만 원 규모라는 점에서 시범경기의 총 상금은 이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관건은 e스포츠 구단이 ‘스타크2’ 시범경기에 참가할 지 여부다. 블리자드가 e스포츠협회와 ‘스타크2’ 지적재산권 문제를 두고 첨예하게 맞붙고 있는 상황에서 개별 e스포츠 구단이 ‘스타크2’ 리그에 참가하는 것은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스타크’ 리그가 존폐 위기에 처해있고, ‘스타크2’가 e스포츠로서의 가능성이 어느 정도 검증되면 e스포츠협회와는 별개로 독자 노선을 택하는 구단도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스타크2’ 시범 대회가 어떤 성과를 내느냐에 따라 향후 e스포츠계 폭풍이 몰아칠 수도 있는 지적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블리자드가 초대형 이벤트를 통해 ‘스타크’에 집중된 e스포츠 헤게모니를 ‘스타크2’로 빠르게 전환시키려는 것 같다”며 자칫 e스포츠 자체가 블리자드 전략에 놀아날 수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더게임스 모승현기자 mozira@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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