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알리미’ 통해 자녀 관리하면 ‘효율적’

지속적 캠페인·중독방지 프로그램 ‘긴요’

 

최근 사회적으로 청소년의 게임 과몰입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게임산업협회가 공동으로 청소년의 게임 과몰입 해결을 위한 ▲자율 셧다운 ▲피로도 시스템 도입 등의 대책을 마련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도 중요하지만 청소년의 게임 과몰입 방지를 위해선 가정에서의 1차적인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더게임스는 가정의 달 5월 맞아 가정에서 자녀의 게임이용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며, 이를 위한 게임업체들의 시스템은 어떻게 구성돼있는지 살펴봤다.


 

 

# 사례1

 

회사원 김광태(53세)씨는 고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3학년 자녀를 두고 있다. 그는 매일 회사에서 점심시간 또는 여유시간을 활용해 게임 사이트를 방문한다.

 

50대 초반의 김씨가 게임사이트를 방문하는 것은 게임을 즐기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그가 게임사이트를 방문하는 목적은 바로 자녀의 게임이용시간을 확인하기 위함이다. 김씨는 게임업체에서 제공하고 있는 ‘자녀사랑알리미’ 서비스를 통해 자녀가 본인이 설정한 게임이용시간을 초과할 경우, 게임이용시간을 점차 줄여나가는 방식으로 자녀의 게임 과몰입을 방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게임업체로부터 문자메시지를 받기도 한다. 올 초부터 시작된 이 서비스는 자녀의 게임이용시간을 알려주는 것은 물론, 설정한 이용시간을 초과하는 것도 실시간으로 보내준다.

 

김씨는 “게임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게임업체의 이 같은 서비스는 근무중에도 효율적으로 자녀의 게임이용시간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며 “아이들이 하루에 얼마나 게임을 하는지 알 수 있는 것은 물론, 정해진 시간만 게임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해 자립심과 책임감을 심어주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 사례2

 

초등학교 4학년, 5학년 두 형제의 남다른 온라인게임 사랑에 골치를 앓고 있는 회사원 박제홍(36세)씨는 게임업체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뿐 아니라 별도의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그는 인터넷을 통해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컴퓨터 관리 프로그램을 이용한다. 이는 각각의 사용자별로 하루 컴퓨터 이용시간을 설정할 수 있는 프로그램. 그는 이 프로그램으로 평일의 경우 하루 1시간, 주말의 경우 2시간 동안 컴퓨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난 뒤 형제의 컴퓨터 이용방법도 달라졌다는 게 그의 말이다.

 

그는 “처음에는 하루 1시간으로 컴퓨터 이용을 제한하는 것에 대한 반발이 적지 않았다”며 “하지만 하루 1시간으로 컴퓨터 이용시간을 제한하자 자녀들 스스로 게임 이용시간을 조절하는 것은 물론, 꼭 필요한 경우에만 컴퓨터를 이용하는 등 태도도 크게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 연령 높을 수록 부정적

 

위의 2가지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자녀의 게임 과몰입을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은 결코 어렵지 않다. 주요 게임업체들 역시 부모가 자녀의 게임이용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제대로 알고 있는 학부모는 많지 않다. 기본적으로 게임이용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게임에 대한 인식을 조사해 본 결과 연령이 높을수록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만 45에서 49세의 경우 게임에 대해 61.9%가 부정적인 인식을 지니고 있으며, 만 40세에서 44세가 53.1%로 그 뒤를 이었다. 만 35세에서 39세 역시 44.6%가 부정적인 인식을 지니고 있었다.

 

이를 종합해보면 상당수 학부모가 게임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게임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 역시 만45세에서 49세가 10.8%로 가장 적었고, 만40에서 44세가 11.9%, 만 35세에서 39세가 15.8%로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상당수 학부모들이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지만,  실제 자녀의 게임이용에 대해선 큰 관심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게임이용자가 느끼는 게임 이용에 대한 가족이나 친구의 생각에 대한 설문에서(2009년 대한민국 게임백서) 전체적으로 ‘별다른 간섭을 하지 않는 편이다’라는 응답이 50.5%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게임시간을 줄이라고 나에게 충고하곤 한다’가 24.5%로 나타났다.

 

지난해 게임물등급위원회에서 수도권을 포함한 부산, 대구, 대전, 광주 등 5개 주요도시에 거주하는 주 1회 이상 게임이용자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게임이용 실태조사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자신의 연령에 맞지 않는 게임을 경험한 응답자 중 이용 연령을 위반한 장소로 ‘집’과 ‘PC방’이 각각 69.6%, 23.9% 등의 순으로 높게 나타난 것. 또 게임물의 이용 연령 등급에 대해 학부모나 교사로부터 지도를 받은 경험이 있는 유아와 청소년 응답자는 23.7%로 낮았다.

 

이를 종합해보면 학부모들은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지니고 있지만, 실제 자녀의 게임이용시간에 대한 관심도는 낮은 것을 알 수 있다. 가정에서 자녀의 게임 이용시간에 대한 관리가 필요한 이유다.

 

 

# 건전 게임 캠페인 ‘확산일로’

 

가정에서 자녀의 게임 이용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가장 손 쉬운 방법은 게임업체들이 제공하는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이다. 주요 게임업체들은 부모가 자녀의 게임 이용시간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는 한편, 건전게임 이용 문화 조성을 위한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업체가 넥슨(대표 서민, 강신철)이다. 청소년 가입자 비율이 약 30% 수준인 넥슨의 경우 크게 ▲ 건전게임 이용 캠페인 ▲ 자녀사랑 알리미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넥슨은 온라인 게임 이용자 특히 넥슨 게임을 이용하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게임 이용 가이드 사이트인 ‘넥슨 스쿨존 (http://schoolzone.nexon.com)’을 운영하고 있다.

 

넥슨 스쿨존에는 학부모들이 자녀의 게임 이용시간 조회 및 관리를 할 수 있는 ‘자녀사랑 캠페인’과 ‘자녀사랑 알리미 서비스’ 이외에도 자녀의 연령에 맞는 게임 선별에 도움을 주는 ‘게임이용 등급 안내’, 게임 과몰입 여부를 자가진단 해 볼 수 있는 ‘게임 과몰입 예방’ 서비스, 바이러스와 해킹 등 유해 콘텐츠로부터 PC를 보호하고 안전하게 정보를 관리하는 법을 알려주는 ‘보안 지킴이’, 저작권에 대한 쉬운 이해를 돕는 ‘저작권 보호’ 등의 콘텐츠가 존재한다.

 

이중 ‘자녀사랑 알리미 서비스’는 넥슨 게임 이용 시간을 학부모에게 문자메시지(SMS)로 알려주는 서비스로, 올 1월부터 실시됐다. 본 서비스를 통해 학부모들은 자녀가 이용하는 넥슨 게임의 일일 이용시간이 본인이 설정한 시간을 초과할 경우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간편하게 확인, 자녀들의 게임 이용시간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서비스 이용방법도 간단하다. 알림 서비스를 받고자 하는 학부모는 넥슨 스쿨존에 마련된 ‘자녀사랑 알리미’ 메뉴를 통해 서비스 가입신청을 한 후, 알림 메시지를 받고자 하는 자신의 휴대폰 번호를 입력하면 된다. ‘자녀사랑 알리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임은 ‘카트라이더’, ‘버블파이터’ 등 13개 게임이다.

 

 

# 자율적 셧다운제도 대안

 

네오위즈게임즈(대표 이상엽)는 한국인터넷진흥원과 공동으로 ‘청소년인터넷윤리 캠페인’을 통해 바람직한 청소년 인터넷 이용문화 조성에 노력하고 있다. 이 캠페인은 청소년에 익숙한 게임 캐릭터를 활용해 ‘저작권’, ‘개인정보’, ‘건전한 게임이용’ 등 초중생 대상으로 인터넷윤리 교육 동영상을 제작, 온오프라인의 다양한 경로를 통해 배포한 캠페인이다. 한국게임산업협회와 공동으로 진행하는 ‘슬기로운 게임생활의 길잡이’는 건전한 게임이용을 위한 다양한 정보를 저연령층 이용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재밌는 만화를 통해 제공하는 캠페인이다.

 

네오위즈는 이를 통해 게임이용연령 등급에 대한 정보, 건강한 게임이용 자세와 휴식의 필요성 등을 알 수 있도록 하는 등 청소년을 비롯한 저 연령층의 건강한 게임 이용문화 형성에 노력하고 있다.

 

지난 2008년 도입한 ‘피망자녀관리서비스’도 실시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부모가 미성년 자녀의 게임이용시간을 모니터링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부모가 직접 자녀의 게임이용 시간을 손쉽게 웹상에서 관리, 제한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용시간알림 서비스’도 게임 과몰입 방지를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네오위즈는 자사 게임에 접속하면 매 1시간마다 게임 내 화면에 경과시간과 휴식을 권고하는 문구를 보여주고 있다. 또 부모가 자녀의 ID를 등록하면 일별 게임플레이 시간 조회 및 게임 플레이 시간 관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NHN(대표 김상헌)도 청소년의 게임 과몰입을 예방하고자, 한게임 온라인 고객센터 내에 ‘자녀 관리 서비스’를 2008년 말 오픈, 부모가 자녀들의 건전한 게임 이용 습관을 길러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자녀 관리 서비스는 부모가 자녀들이 즐겨 찾는 게임과 이용 시간, 결제 내역을 확인할 수 있고, 권장 게임 시간을 설정해 초과 이용시 대휴폰 알림을 받을 수 있도록 해 자녀들이 부모의 관리하에 건전한 게임 이용 습관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현재 자녀관리서비스는 전체 이용가인 ‘군주스페셜’, ‘스키드러쉬’, 15세이용가인 ‘아크로드’, ‘울프팀’ 등 5개 게임에 제공되고 있다.

 

이 밖에도 한빛소프트, YD온라인, CJ인터넷 등 주요 게임업체들도 비슷한 형태의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거나, 이를 실시할 예정이다. 가정의 달 5월 맞아, 자녀가 즐기는 게임이 무엇인지 파악해보고 각 게임업체에서 제공하는 관리 서비스를 활용해 게임 과몰입을 방지하는 것도 자녀를 사랑하는 또 다른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부모의 올바른 지도법 |

 

자녀와 함께 즐기는 문화 조성 ‘바람직’

 

게임은 청소년들에게 없어서는 안되는 오락거리다. 하지만 게임 과몰입은 여러가지 문제를 야기시키는 것도 사실이다. 과몰입을 예방 방지하면서 건강하게 게임을 즐기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업계 전문가들은 부모의 일방적인 감독보다는 아이의 자율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다만 그것을 지키지 않을 경우에 있을 수 있는 문제점을 인식시키거나, 체계적인 계획을 통해 자녀의 게임 중독을 방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 자녀의 행동을 관찰하라.

처음부터 여러 디지털 미디어를 접한 자녀에게 ‘무조건 안된다’라는 식의 강압적인 제재를 가하는 것은 가장 좋지 않은 방법이다. 가정에서 자녀가 어떤 게임을 즐기고 그 속에서 무엇을 하는지 객관적인 시각에서 관찰하는 것이 우선이다. 게임은 언제하고 그 속에서 자녀가 어떤 행동을 하며, 하루 평균 게임 시간은 얼마인지에 초점을 맞춘다면 자녀의 게임 습관에 대한 문제를 발견할 수 있다.

 

▲ 자녀 스스로 인식 중요.

자녀의 문제에 대한 파악이 끝났다면 자녀와 이에 대한 ‘협상’을 해야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자녀 스스로 자신의 상황을 분명하게 인식하게 하고 그 해결방법 역시 자녀가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다. 자녀 스스로 이에 대한 해답을 찾지 못한다면 다양한 질문을 통해 자녀가 해답을 도출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부모가 일방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은 반감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 함께 즐겨라.

자녀와 함께 게임을 즐기는 것도 효과적인 게임 활용법에 대한 해답이 될 수 있다. 자녀에게 부모가 단순히 자신을 통제하는 존재가 아닌 즐거움을 함께 나누는 동반자라는 의미를 심어준다면, 가족과 함께 있는 소중함을 일깨워줄 수 있을 뿐 아니라 게임을 건전한 여가 활용의 수단으로 인식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더게임스 모승현기자 mozira@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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