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중단됐던 이달의우수게임 시상식이 5월에 다시 열린다.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는 이달의 우수게임 3월 수상작에 대한 시상식을 10일 개최할 예정이다. 올들어 첫번째 시상식이고 주최측이 문화관광부에서 KOCCA로 바뀐 이후 처음 열리는 행사다.

 

그동안 전자신문·본지 등과 이 행사를 공동주관 해 온 문화부는 지난해 12월 시상 행사를 끝으로 행사 주관을 KOCCA에 넘겼다. 대신에 문화부는 후원기관으로 뒤로 물러났다. 당시 문화부가 주관기관을 변경하면서 여러가지 이유를 내세웠지만 결국 매달 하는 시상식이 번거롭다는 이야기로 들렸다.

 

사실 MB 정부가 들어서면서 이달의 우수게임 시상식은 계륵의 수준을 넘어 찬밥 대우를 받았다. 이전에는 문화부 장관이 꼭꼭 챙기던 시상식이 차관 행사로 전락한데 이어 지난해 10월에는 실장 행사로 한 단계 더 내려갔다.

 

유병한 실장이 2차례, 그것도 2∼3개월 수상자들을 한꺼번에 모아 상을 주더니 급기야 지난해말 KOCCA로 공을 넘겨버렸다. 당시 문화부와 KOCCA 담당자는 “콘텐츠 융합 추세에 맞춰 다른 시상식과 함께 행사를 진행하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

 

예컨대 이달의우수게임 시상식을 음악이나 디지털콘텐츠 분야의 시상식과 함께 진행함으로써 품격을 높이겠다는 취지였다. 공동 주관사의 대표 자격으로 필자가 문화부 관계자와 회의를 하면서 ‘통합 시상과 주관사 변경’을 반대했지만 윗선에서 결정난 것이어서 어쩔수 없다는 투였다.

 

이달의 우수게임 시상 제도는 지난 1997년 2월 생겼다. 제대로 시행했다면 지난 2월이 13년째다.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살펴봐도 13년 역사를 가진 게임분야의 시상 제도는 드물다. 그동안 산업계에 남긴 족적도 뚜렷하다. 대강 잡아 500여 작품이 이 시상제도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필자는 이달의 우수게임 제정과 시행 과정을 현장에서 지켜 봤다. 이전에도 한번 밝힌 것처럼, 매달 시행하는 시상식 현장에 누가 나오는지를 보면 게임 산업에 대한 정권과 문화부의 시각과 인식을 알수 있다.

 

MB 정부에서 이달의우수게임 시상식의 호스트가 장관, 차관, 실장으로 내려갔고 급기야는 문화부가 주관기관에서 빠졌다. 정치권과 청와대에서 게임의 사행성과 과몰입에 대한 규제 이슈가 쏟아져 나오는 것과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KOCCA 원장은 차관급이다. 게임을 비롯한 콘텐츠 산업을 육성하는 거대 기관이다. 이재웅 원장의 이력이나 경력 등을 봤을 때 어느 장관 못지 않다. 매달 시상식 호스트 문제 때문에 몇달 씩 행사가 밀리는 푸대접을 받는 것보다 KOCCA로 가서 좋은 대우를 받는 게 더 나을 수도 있다.

 

실제로 KOCCA는 이번에 이달의 우수게임 공모전 방식을 바꿨다. 지난해까지 게임 플랫폼 별로 3개 부문을 구분해 3개월 단위로 작품을 접수받던 것에서 모든 부문 출품작을 매달 접수받아 시상하는 형태로 변경했다. 원래 상태로 되돌린 것이다.

 

10일 시상식 현장을 가봐야 알겠지만 이전처럼 상주고 사진만 찍는 관료적(?) 시상식은 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 처음 생각했던 대로 디지털콘텐츠대상 시상식과 함께 열린다니 기본적인 시상식 규모가 커지는 셈이다.

 

그런데  KOCCA 주변에선 5월 시상식에 이재웅 원장이 참석하지 않을 것이란 이야기가 들린다. 대신에 최영호 부원장이 호스트로 나설 것이란 말이 전해진다. 이 원장이 해외 출장 등으로 인해 자리를 비웠기 때문이 아니라 아예 시상식의 격을 처음부터 부원장 행사로 내부 정리를 했다는 것이다.

 

아무리 최근들어 게임과몰입 이슈로 게임 산업이 질타의 대상이 되고 있다지만 어불성설이다. 이런 상황일 수록 이 원장이 나와서 게임 산업계에 위로와 희망의 메세지를 던지는 것이 옳다.

 

얼마전 본지 창간 특집으로 특별대담을 했을 때 이 원장은 게임 산업계에 ‘서운하다’고 했다. 원장 스스로는 물론 KOCCA가 통합 이후에 “결코 게임을 홀대하지 않았는데 주변에서 자꾸 그런 소리를 듣는다”고 했다. 이 말이 빈말인지는 10일 시상식장에 가보면 알게 될 것이다.

 

 

[더게임스 이창희 편집부국장 changhlee@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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