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일회장 지분 40% 안팎서 양도 계약 ‘초읽기’…3자 윈윈 모델 ‘포석’

방회장 ‘넷마블신화’ 재창조 ‘도전장’…게임업계 경쟁 구도 바뀔 가능성

 

‘넷마블 신화’의 주인공 방준혁 인디스앤그룹 회장이 CJ인터넷, 스틱인베스트먼트와 손잡고 게임하이를 전격 인수한다. M&A 시장에서 최고 핫이슈로 부상했던 게임하이 인수자가 방 회장을 중심으로 CJ와 스틱이 주주로 참여하는 3자 연합체 쪽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업계에선 이미 “모든 협의가 끝난 상태다. 도장찍는 일만 남았다”며 게임하이 매각이 초읽기에 돌입했다는 설이 불거지고 있다. 이에따라 향후 게임하이의 운영시스템과 방 회장과 CJ인터넷의 관계 설정이 어떻게 이뤄질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게임하이 M&A는 올 초부터 업계 최대 이슈로 급부상했다. ‘서든어택’으로 대박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게임하이가 매물로 나오자 인수 희망 업체들이 한때 10곳에 육박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끌었다. 국민FPS로 불리우는 ‘서든어택’은 월 50억원 이상 매출을 거둬들일 정도로 아직도 건재하다.

 

여기에 후속작인 ‘서든어택2’ 개발도 올해 마무리될 전망이어서 게임하이를 인수하기 위한 업체들의 물밑접촉은 그야말로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그러나 결국 방준혁 인디스앤그룹 회장이 그가 창업한 CJ인터넷(넷마블의 후신)과 FI(재무적투자자)인 스틱을 끌어들여 공동 인수하는 형태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 방회장 게임시장 재진출 ‘신호탄’

 

게임하이 인수에 방 회장이 전면에 등장한 것은 ‘넷마블신화’ 창조의 주역인 그가 게임사업 재 진출의 포문을 연다는 성격이 강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3자 컨소시엄에 의해 게임하이가 인수되지만 실질적으로 방준혁 회장이 중심에 서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방 회장은 사실 게임사업 재 진출을 위해 오랫동안 고민해왔다. 한때 CJ인터넷 대표로 재선임될 것이란 설이 나돈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와중에 게임하이가 매물로 나오면서 게임하이 인수를 통한 게임사업 재진출을 시도하고 있는 정황으로 풀이된다.

 

방 회장은 지난 2006년 CJ인터넷 사장 사임과 함께 게임계를 떠났다. 하지만 같은 직종에 근무하지 않는다는 조건이 걸린 3년 계약이 끝나면서 복귀설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방 회장의 복귀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향후 게임하이와 시장에 어떤 변화의 바람을 일으킬지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게임하이 인수를 계기로 방 회장이 게임업계에 화려하게 복귀하게 될 것”이라며 “그동안 게임사업과 관련 여러 고민을 해 온 것으로 알려진 만큼 게임하이를 축으로 그가 그동안 구상해온 게임사업이 어떻게 펼쳐질 지 매우 궁금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방 회장은 왜 3자 연합에 의한 인수를 택한 것일까. 이는 인수 비용도 비용이지만, 인수 후에 3자간에 강력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방 회장 스스로 누구보다 CJ인터넷을 잘 알고 있으며, 스틱 역시 수 년전에 게임하이 주주로 참여하면서 김건일 회장과 회사 내용을 훤하게 꿰뚫고 있다. 인수에서부터 향후 재가동까지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얘기이다.

 

‘서든어택’과 ‘데카론’으로 꾸준한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게임하이 자체의 높은 수익성을 볼때 3자 누구도 손해 볼 장사가 아니라는 점도 3자 연합에 의한 인수에 힘을 실어주었을 가능성이 높다. 우선 방 회장으로선 적은 비용으로 우량 개발사를 인수, 화려하게 게임계 복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최대 수혜자가 될 전망이다.

 

 

# “손해볼 장사 아니다” 공감대 형성

 

CJ입장에서 봐도 결코 손해는 아닐 것 같다. 내년 5월 효자타이틀인 ‘서든어택’ 재계약 문제가 남아있어 전략적 투자자로만 참여해도 ‘앓던이’를 뽑는 것과 같은 효과가 가능하다. ‘서든어택2’의 안정적인 서비스가 가능한 것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스틱 역시 마찬가지이다. 2300여억에 불과한 시가총액을 감안할때 방 회장과 CJ가 대주주라면 얼마든지 시세차익을 낼 수 있다는 FI식 계산이 나왔을 법하다.

 

이처럼 각 사 입장이 맞아 떨어지면서 방 회장이 3자 연대를 이끌어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단독으로 게임하이 인수를 추진하기에는 인수금액도 클뿐 아니라 위험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또 인수 경쟁으로 금액 자체가 올라갈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는 계산도 3자 연대를 유도했을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결국 인수 진행과 향후 게임하이 향배는 방 회장이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게임하이가 현상태를 유지하겠지만 방 회장이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드림엑스와의 결합 여부가 부상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즉, 방 회장이 ‘서든어택2’ 개발에 직접 참여하면서 드림엑스를 통한 채널링 등으로 드림엑스의 게임사업을 전개할 가능성이 높다.

 

또 방 회장이 CJ인터넷의 주요주주인 점을 감안하면 CJ측에서도 효자상품인 ‘서든어택’을 안정적으로 서비스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다. 하나로드림과 CJ인터넷의 전략적 제휴를 통한 밑그림도 그려볼 수 있다. 한게임과 네이버가 윈윈 전략으로 채택했던 방식대로 하나로드림의 드림엑스와 넷마블이 합쳐지면 상당한 시너지를 발생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될 경우 업계에 상당한 파급력을 미칠 수 있다.

 

 

# 시장 재편 ‘촉매제’ 예고

 

변수는 있다. 3자 연합에 의해 이뤄지는 만큼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사공(?)이 많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3자가 윈윈할 수 있는 밑그림이지만 인수 이후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노출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서로 위험 요소는 떠넘기고 실익만 챙기려다간 삐걱거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차기작인 ‘서든어택2’의 개발이 의외로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M&A 과정에서 개발팀이 흔들릴 개연성이 높고, 경영에 별 관여하지 않았던 김건일 회장과 방 회장은 여러면에서 다르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선 개발자들의 이직이 늘 공산도 있다.

 

그러나, ‘서든어택’이 여전히 고공비행을 계속하는 마당에 굳이 ‘서든어택2’ 개발을 서두를 이유가 없고, 간판 IP인 만큼 어떤식으로든 계약과정에서 ‘서든어택2’ 개발을 담보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기우란 얘기가 설득력이 높다.

 

전문가들은 “게임하이 자체도 임팩트가 크지만, 방준혁회장과 CJ인터넷, 그리고 스틱이 모두 강력한 자금동원능력과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때 이번 M&A는 게임업계 경쟁구도 재편을 가속화하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더게임스 안희찬기자 chani71@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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