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블리자드가 ‘스타크래프트2’ 베타 테스트를 PC방을 통해서도 즐길 수 있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한국 유저와 PC방 업계를 배려한다는게 그들의 이유였지만, 업계 시각은 판이하게 다르다. 오히려 ‘스타크2’의 성공을 위해 PC방 업계를 이용한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PC방 유료화에 앞서 시스템 점검도 하고 ‘스타크2’의 사전 마케팅을 하려는 속셈이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블리자드가 PC방 업계에 보여줬던 태도를 감안하면 충분히 이해할만한 얘기다.

 

사실 ‘스타크’가 한국에서 크게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PC방 역할이 가장 컸다. 초고속 인터넷망 보급과 맞물린 PC방의 확산은 ‘스타크’가 전국민적 사랑을 받는데 절대 요인이었다.

 

물론 ‘스타크’가 있었기에 PC방이 성업을 했다는 반대 논리도 있다. 아무튼 대부분의 국민들이 ‘스타크’를 이용하기 위해 PC방을 방문했고 PC방을 방문한 사람은 대부분 ‘스타크’를 즐겼다. ‘스타크’와 PC방이 서로 상부상조하며 e스포츠라는 신문화를 창조했다.

 

이 점을 생각하면 블리자드와 PC방 업계는 매우 돈독한 사이여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PC방 업계는 다른 온라인 게임업체에 대한 태도보다도 더욱 심하게 블리자드에 대한 불만을 감추지 않는다. 불공정 약관을 비롯해 그동안 ‘WOW’를 서비스하며 보였던 고압적인 자세에 질려버린 듯 하다.

 

블리자드 역시 PC방 업계에 대한 배려를 전혀 보여준 적이 없다. 최고의 화제가 되고 있는 ‘스타크2’와 PC방 서비스 모델과 관련해 PC방 업계에 어떤 메시지를 던질만도 한데 감추기에만 급급하다.

 

PC방 업계에선 블리자드가 또 덜컥 ‘유료화할 테니 알아서 해라’란 식으로 나올 것이라 판단하는 것도 무리는 아닌 것 같다. 현재로서는 블리자드의 PC방 베타 테스트 참여가 얼마나 활성화될지 감이 안 잡힐 정도로 부정적이다.

 

블리자드가 정말 한국 시장을 중요시 여기고, PC방을 중요한 유통 채널로 생각한다면 지금과 같은 태도를 보여서는 곤란할 것이다. 10여년전 ‘스타크’와 나올 당시와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스타크2’ 없이도 PC방은 운영이 가능하다. PC방을 무시하는 것은 블리자드의 오만이다.

 

 

[더게임스 임영택기자 ytlim@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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