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영 한빛소프트 사장이 지난 13일 게임산업협회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신임회장에 추대됐다. 김 신임회장은 내달 24일 개최되는 총회에서 인준을 받으면 공식적으로 협회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이로써 2개월이 넘는 기간동안 회장 공석으로 인해 난항을 겪었던 협회가 정상 가동될 전망이다. 특히 최근 게임과몰입, 아이템 현금거래 등 산업계 이슈가 등장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산업계를 대변하는 협회의 정상화는 더욱 중요하다.

 

하지만 이번 김 회장의 추대 과정을 지켜보면 웬지 씁쓸하다. 김 회장이 자발적으로 회장직을 수락하기 이전의 과정을 지켜보면 답답함마저 든다.

 

협회는 지난 11월 김정호 전 회장의 갑작스런 사퇴표명으로 총체적인 난국에 빠졌다. 회장대행을 수행하기에도 어려운 상황이었던 만큼 회장이 공석인 상태에서 게임대상 등 협회 주관의 크고 작은 행사를 처리했다.

 

협회의 위상이 땅에 떨어진 것은 명약관화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업계는 신임 회장을 내놓지 못했다. 마지막 카드로 여겼던 김영만 전 한빛소프트 회장마저 고사하면서 협회의 표류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왔다.

 

신임협회장으로 거론됐던 인물들은 대부분 ‘회사 일’을 거론하며 고사했다. 물론 그들의 입장을 이해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우여곡절 끝에 김기영 사장이 회장으로 추대되면서 다시금 협회의 모양새를 갖추게 됐다. 김 회장이 임기를 마치게 될 때 또 다시 이런 사태가 벌어져서는 안될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협회가 산업계를 위해 정말 필요한 곳이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무엇보다 업계간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

 

산업계와 관련 중요한 사안들이 부상하고 있다. 김 회장의 입장에서 어려울 수 있지만 기회일수도 있다. 협회가 왜 필요한지를 산업계에 명확하게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협회를 산업계의 구심체로 만들기 위한 노력 또한 절실하다. 협회가 더이상 모래알 조직이 아닌 단단한 진흙같은 하지만 끈끈한 인간애가 묻어나는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

 

 

[더게임스 안희찬기자 chani71@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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