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2009년을 정리해야 하는 시기를 맞았다. 정리를 하기 이전에 필자를 포함해서 어느 해보다도 다양한 이슈 속에서 게임 산업을 지켜온 모든 게임인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는 바이다. 지금까지도 불안한 경제 상황은 계속 되고 있지만 게임산업은 위축되지 않고 좋은 성과를 내주고 있다.

 

업체간 매출 성적을 비교하기 전에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면 게임 산업에 있어 두 가지의 새로운 바람을 감지할 수 있다. 먼저 한국 게임 장르에 ‘기능성 게임’의 영역이 생겼다는 점이다.

 

반드시 익혀야 할 어려운 한자와 영어 등을 게임과 접목하여 새로운 콘텐츠가 개발된다는 것은 주목할 점이다. 이러한 노력은 단순히 게임 산업이 지닌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기 위한 과정이라기 보다는 게임 본연의 재미를 살려내고 이용자들이 더욱 유익을 얻을 수 있는 과정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

 

몇 년 전만해도 게임과 교육 콘텐츠의 접목은 서로 상반되어 섞어질 수 없는 영역이라고 생각했다. 이미 최첨단 미디어 환경을 갖춘 디지털 시대로 전환된 지금을 살고 있는 청소년과 그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들에게 교육 콘텐츠의 게임화는 환영 받을 요소임에 분명하다. 두 분야의 이상적 결합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콘텐츠 이용자들의 의식변화에 발맞춘 것으로 그 성과가 매우 기대되는 부분이다.

 

또 웹게임의 바람도 신선하다. 유럽과 중국에서 활성화 되어 있는 웹게임은 대용량의 클라이언트를 다운로드 받아 게임을 설치해야 하는 전형적인 온라인게임과 비교하여 간편한 게임 접속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시간에 쫓기는 30대 직장인들이나 휴대용 넷북을 즐겨 사용하는 젊은층을 공략할 수 있는 콘텐츠로 한국에서도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인식되면서 외산 웹게임의 한국 진출이 시도되고 있다.

 

물론 아직 한국 시장은 웹게임이 활성화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한국산 웹게임의 숫자와 이용자수가 아직은 미비한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미 갖추어진 인프라를 본다면 온라인게임 시장이 빠르게 성장한 것처럼 웹게임이 한국에서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 또한 충분하다.

 

현재는 외산 웹게임의 한국 상륙이 눈에 띄지만, 이후에는 한국이 보유한 다양한 온라인게임이 웹게임으로 재탄생 될 수 있다는 매력적인 요소가 존재한다. 이렇게 한국 게임산업에 웹게임이 활성화 되면 역으로 한국의 웹게임을 수출할 수도 있기 때문에 아직 한국형 온라인게임을 환경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신흥 시장 개척에 큰 도움이 될 장르라고 할 수 있겠다.

 

필자가 올해 많은 이슈 중에서도 이 두 가지 새로운 바람에 주목하는 이유가 있다면, 한국 게임산업의 분위기 전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의 게임업체는 블록버스터급 영화를 만들듯이 제작 규모에만 열광하는 듯하다.

 

유명 개발자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개발 조직을 구성하고, 개발 초기부터 엄청난 제작비를 투자해야 하며 제작비를 뛰어넘는 마케팅 예산이 있어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물론 온라인게임 발전을 위해서 이런 시도가 있어야 하지만 모든 게임이 대작과 같은 규모로 제작될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그런 시각에서 바라볼 때 과도한 대작 만들기 열풍에서 벗어나 다양한 이용자층을 고려하여 보다 개성과 재미를 추구하는 게임을 만들어가는 노력도 매우 필요하다.

 

기능성게임과 웹게임 모두 아직 그 시작은 미약한 상태다. 그렇지만 그 끝이 어떨지는 누구도 속단할 수 없다. 올해 본격적으로 불기 시작한 이 두 가지 바람이 내년에는 정말 큰 성과를 보여주며 ‘신바람’을 일으켜 주길 간절히 바랄 뿐이다.

 

 

권이형 엠게임 대표 kweon20@mgam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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