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산업계가 안팎으로 시끄럽기 그지 없습니다. 얼마전 김정호 한국게임산업협회장이 NHN에 휴직서를 내면서 사실상 협회장 자리가 공석이 돼 버렸습니다. 취임한지 불과 1년도 되지 않아 발생한 일이라 업계 곳곳에서 말들이 많지요.

 

이뿐입니까. 최근 청와대에서 게임 과몰입 대책을 마련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답니다. 정부는 기존 대책을 점검하는 수준에서 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하지만 언제 ‘셧다운제’ 같은 규제 일변도 정책으로 방향이 바뀔지 모른다는 우려가 팽배합니다. 지난 몇년간 몇몇 작품을 제외하곤 흥행에 성공했던 신작이 없었던 점이나 최근 중소 개발사들의 극심한 자금난 등을 생각하면 정말 눈앞이 캄캄해 올 정도입니다.

 

다른 이야기를 해볼까요. 이런 와중에 또 업계를 시끄럽게 하는 일이 있습니다. 국내 산업계를 주도하는 5대 메이저 업체인 CJ인터넷과 네오위즈게임즈가 설전을 벌이고 있다지요.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진흙탕 싸움이라고 불러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서로 폭로전을 하는 두 회사의 모습은 썩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특히 안팎으로 어려움이 커진 이때에 벌어지는 상황이라는 것이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그러고 보면 게임 산업계는 모래알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던 것 같습니다. 저마다 사적인 이익을 추구할 뿐 전체 산업계를 위한 활동에는 참여가 저조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매번 게임산업협회장을 선출할 때마다 선뜻 나서는 사람이 없어 곤란해 했었지요. 지금 상황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이제 대한민국 게임산업계의 최대 축제인 지스타가 불과 2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번 행사는 기존에 참여를 꺼려했던 업체들까지 참여할 정도로 풍성하다고 합니다. 국내 5대 메이저 기업은 물론 항상 한국 시장을 내려다 보던 블리자드까지도 온답니다. 세계 곳곳에서 몰려드는 비즈니스맨들과 취재진들의 열기도 뜨거울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걱정도 큽니다.

 

전세계적인 신종 플루 유행이나 첫 부산 개최라는 점 등이 그러합니다. 이런 와중에 안팎으로 시끄러우니 우려가 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언제까지 ‘모래알’이라는 이야기를 들어야 할까요. 이제는 달라질 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더게임스 임영택기자 ytlim@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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