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전의 히트를 기록중인 MBC사극 선덕여왕이 화제입니다. 역사책에서조차 잘 언급되지 않은 선덕여왕 스토리로 어떻게 이런 빅히트를 기록할 수 있는 지 놀랍습니다. 선덕여왕을 보며 또 한가지 놀라운 사실은 제작비가 무려 250억원을 상회한다는 소식입니다. SF영화의 경우 200억원을 도는 경우가 왕왕있지만, 드라마는 그리 흔치않죠. 김태희·이병헌 두 빅스타를 기용, 화제를 뿌리고 있는 KBS드라마 아이리스 역시 200억원 이상의 제작비가 투입됐다네요.

 

게임계도 100억원이 넘는 개발비를 들인 블록버스터가 속출하고 있어요. 이 정도 투자는 북미·유럽에선 흔한일이지만, 사실 국내에서 100억 이상을 쏟아붓는다는건 쉬운일이 아니죠. 공식적으로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개발비 기준으로 국내 게임기록은 엔씨소프트 ‘아이온’이 갖고 있어요. 어림잡아 200억 이상은 투입됐을 것이라는게 업계의 추정입니다. 이 기록은 조만간 ‘테라”에 의해 깨질 것 같아요. 아직도 진행중인 ‘테라’의 총 개발비는 300억원을 훌쩍 넘었다는게 정설입니다.

 

영화나 드라마처럼 상상을 초월하는 개런티를 줘야하는 특급스타도 없는데, 어째서 개발비가 이렇게 많이 들어가는 걸까요. 풀패키지 기준으로 100만달러정도 하는 것으로 알려진 외국산 3D엔진을 제외하면 게임개발비는 대부분 개발자 인건비입니다. 특이한 것은 영화나 드라마는 몇몇 주연급 스타를 빼고는 상대적으로 매우 열악한 개런티를 받는 반면 게임의 경우 억대 연봉을 받는 특급 개발자가 많게는 수 십명이 참여하는 프로젝트도 있어요.

 

개발 기간도 영화나 대하드라마가 보통 1∼2년 정도면 완성되지만 게임은 길게는 5년도 모자랍니다. 그런데, 개발비 내역이 비교적 투명한 영화·드라마와 달리 게임은 어디에 어떻게 얼마나 썼는지 개발사 사장도 잘 모른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뻥튀기도 심하죠.

 

경우에 따라선 마케팅 효과 차원에서 개발비를 부풀리는 경우도 있죠. 개발비를 엄청나게 들인 대작이니, 기대해달라는 주문이죠. 어느정도 이해는 가는데, 이젠 보다 투명해질 필요가 있어요. 투자자들이 게임개발사는 믿기 어렵다고 말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되새겨 봐야하지 않을까요.

 


[더게임스 이중배기자 jblee@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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