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청와대쪽에서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네요. 이례적으로 IT특보를 신설, 오해석 경원대교수(전 벤처지원포럼회장)를 임명했다네요. ‘경제살리기’를 정권창출의 대표 키워드로 내세웠음에도 지난 1년6개월을 돌이켜보면 ‘부동산공화국’이란 오명이 더 적절할 정도로 실망감이 컸던 이명박정권이 이제부터라도 국가적인 성장엔진인 IT에 관심을 기울이겠다는 뜻으로 해석해도 큰 무리는 아닐 듯합니다.


말이 나와서 얘기이지, 실용정부 출범 이후 광의의 IT업계 종사자들의 소외감이 매우 컸던게 사실이예요. IT정책의 산실로 그동안 대한민국이 세계 초일류 정보통신강국으로 발돋움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정보통신부 문을 닫은 것만봐도 충분히 이해가 가지 않습니까.

 

기능별로 여러부처로 분산 배치됐을뿐 달라진 것은 없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사실 꼼꼼히 살펴보면 옛 정통부 출신들이 대거 찬밥신세로 전락했다는 것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알아요. 이런 상황에 대통령 직속으로 IT특보를 새로 만든 것은 의미있는 진전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초대 IT특보로 임명된 오해석 특보의 마인드가 굉장히 ‘하이테크지향적’ ‘벤처지향적’란 점도 기대를 갖기에 충분한 대목입니다. 사실 오 특보는 과거 90년대말 숭실대 부총장시절 ‘벤처포럼’를 직접 만들고 오랫동안 회장을 맡으며 국민의 정부가 벤처비즈니스의 틀을 잡는데 큰 기여를 한 인물이예요.

 

당시 오 특보는 벤처기업, 벤처캐피털 등 관련업계 종사자들은 물론 정부 및 관련기관과의 긴밀한 유대관계를 바탕으로 다양한 정책아이디어를 내고 이를 법과 제도로 만드는일에 솔선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차제에 특보까지 만든만큼 부디 실용정부가 IT산업의 옛 영광을 회복하고, 뉴IT정책이 차질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길 꼭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IT시장이 이젠 성숙기를 지나 쇠퇴기로 접어들었다는 말도 나오지만, 인프라와 솔루션 중심에서 콘텐츠와 서비스로 무게중심이 이동했을뿐 그 가치는 더 높아지고 있어요.

 

특히 융합기술의 등장으로 IT가 머지않아 르네상스시대로 접어들 것이란 얘기도 많아요. 부디, 실용정부가 IT특보란 자리만 만들어놓고 별로 하는일도 없고 힘도 실어주지 않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기대합니다.

 


[더게임스 이중배기자 jblee@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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