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터넷PC문화협회가 또다시 시끄럽다. 협회 4기 감사과정에서 회장과 감사가 일부 자료의 제출여부를 두고 ‘달라’ ‘못 준다’ 공방을 벌이다가 급기야는 몸싸움으로 번지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내년 회장선거를 앞두고 주도권을 쥐려는 내부 권력다툼이라고 보는 시각이 팽배하다. 이는 감사측에서 지난 2007년 선거때의 일부 비자격 대의원의 투표행위를 문제삼아 자료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가 감사과정에서 우발적으로 발생한 것인지 아니면 선거를 염두에 둔 전략적인 포석인지는 당사자들만이 알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협회 내부의 끊이지 않는 불협화음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은 바로 회원들이라는 사실이다.

 

인문협의 회원들은 다름 아닌 PC방 업주들이다. 현재 PC방 업주들은 경기침체로 줄어드는 고객과 치열한 가격경쟁으로 촉발된 수익감소, 게임업체들의 불합리한 과금정책 등으로 2중,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그들이 인문협에 월 2만원의 회비를 납부하는 것은 이같은 문제를 협회가 나서서 대신 해결해 달라는 의미에서다.

 

인문협의 회장을 비롯한 집행부 임원들 역시 지금도 PC방을 운영하고 있는 사업자들이다. 누구보다도 이같은 어려움을 잘 알고 있는 상황에서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싸움만 벌인다면 회원사들로부터 외면당할수 밖에 없을 것이다.

 

협회가 지금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해야 할 사업은 게임업체의 불합리한 과금정책을 바로 잡고 새로운 수익모델을 발굴하는 등 회원들의 이익을 도모하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회원 전체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명실상부 PC방의 대표단체로서의 위상을 되찾아야 한다.

 

더 이상 분열하는 모습을 보여선 안된다. 과거 집행부에서 네오위즈와 협약을 맺고 회원사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스페셜포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건빵' 마케팅을 진행한 적이 있었다. 그때 회원들은 집행부를 전적으로 따랐고 회원사도 크게 늘어났다. 지금이라도 이와 유사한 사업을 전개한다면 집행부에 대한 실망은 기대감으로 바뀔 수 있을 것이다.

 

[더게임스 모승현기자 mozira@thegames.co.kr]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