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9’는 ‘脫 웹보드’의 시발점”

역대 서비스作 중 최고 성적 확신…해외 매출 비중 50%로 확대

 

NHN 정욱 한게임 본부장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웠다. 최근 론칭한 ‘C9’이 초반 서버 불안으로 홍역을 치르긴 했지만 내부 기대치인 동시 접속자수 5만명을 넘어 순항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지금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과거 업계 사례에서 보여지듯 초기의 뜨거운 반응을 유지하는 것이 더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정 본부장은 “‘C9’은 역대 한게임 작품 중 가장 좋은 결과를 보이고 있다”며 “서버 안정화를 통해 상승세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게임의 국내 게임 사업 총괄과 중국의 아워게임을 책임지고 있는 정욱 본부장이 가장 고민하는 것은 ‘탈 웹보드’다.  “한게임이 웹보드 게임 위주의 포털이라는 이미지를 벗어 버리는 것이 소원”인 정 본부장에게 ‘C9’은 완소 그 자체이다.

 

“‘테라’가 오픈하고 상용화가 이뤄지는 내년 상반기 즈음에는 퍼블리싱 게임의 매출 비중이 40% 넘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C9’은 그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대작 MMORPG 론칭에 집중해 ‘이런 대작은 한게임만이 서비스할 수 있구나’라는 것을 확실히 각인시킬 것입니다.”

 

‘C9’의 클베로 정 본부장의 대업은 시작됐고 그 다음에 할일도 미리 짜 놓았다.  “하반기에 선보이는 작품은 하나하나가 모두 중요합니다. 누구나 인정하는 대작들이지요. 하반기는 이들 작품의 성공적 론칭에 심혈을 기울일 생각입니다.”

 

‘C9’은 이번 여름에 출시된 작품 중 독보적인 존재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NHN에게는 시작일 뿐이다. ‘테라’ ‘워해머’ ‘킹덤언더파이어2’ 등 대작 RPG 작품들이 즐비해 있다는 설명이다. 이미 ‘테라’가 지난 주말 첫번째 테스트를 성공리에 마쳤다. ‘워해머’는 늦어도 10월에는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올해 안에 론칭을 목표로 하고 있다.  ‘킹덤언더파이어2’도 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정 본부장이 내년 상반기부터 보드게임 포털의 인식이 강한 한게임의 이미지가 확 달라지게 될 것이라고 단언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 서비스 역량 강화에 ‘올인’

 

“지난해 선보인 ‘몬스터헌터프론티어’나 ‘반지의제왕’ 등은 사실 좋은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들 작품이 상당히 규모 있는 작품이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비록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는 못했어도 우리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됐습니다. 앞으로 NHN은 ‘한게임’이기에 가능한 대작들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진행해 나갈 계획입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선결할 과제가 있다. 대작 RPG 서비스에 걸맞은 운영 능력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정 본부장의 설명이다. 그는 “솔직히 말해 업계에서 MMORPG 장르를 가장 잘 서비스하는 업체는 엔씨소프트”라며 “우리는 아직 엔씨소프트 수준이 못 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C9’의 경우도 작품성 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얻고 있지만 불안한 서버 상태로 인해 운영 능력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그가 말하는 NHN의 서비스 능력은 엔씨소프트의 70% 수준. 이를 연말까지 엔씨소프트와 동급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 목표다. 정 본부장은 “‘C9’은 다소 미흡한 감이 있지만 앞으로 운영 능력을 더욱 개선해 나갈 것”이라며 “이런 대작들은 한게임이 아니면 서비스할 수 없구나”라는 소리를 듣고 싶어했다.

 

서비스 역량의 강화와 함께 하반기 전략의 핵심 코드는 사전 마케팅이다. 좋은 작품은 오픈 이전에 이미 성패 여부가 갈린다는 것이 정 본부장의 생각이다. ‘C9’의 사례가 그의 생각에 확신을 심어줬다. ‘C9’도 론칭 직전 한 달 여에 걸쳐 활발한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오픈과 동시에 붐을 이뤄낼 수 있었다. 정 본부장은 “오픈 이후 마케팅을 진행하는 것은 시기상 늦는다”라며 “지난해의 경우 그러지 못했지만 올해는 사전 프로모션에 리소스를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 내년엔 FPS 장르까지 확대

 

“ 현재 시점에서 RPG 분야가 가장 큽니다. 여기서 입지를 다지는 것이 최우선 목표이지요. 하지만 자연스럽게 FPS에도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정 본부장은 NHN이 올해 대작 RPG로 시선을 끌었다면 내년에는 FPS 장르까지 그 영역을 확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소 1∼2개 작품은 선보일 계획이다. 하지만 매우 신중하게 접근 중이다. RPG보다 어려운 것이 FPS라는 게 그의 말이다.

 

다른 장르에 비해 유저가 새로운 작품으로 이동하기가 쉽지 않다보니 특정 클랜이나 길드의 이동이 없으면 실패하기 쉽다는 것이다. 그래서 기존 대작 RPG 작품 중심의 퍼블리싱을 유지하면서 서두르지 않고 FPS 영역을 서서히 늘려갈 계획이다. 또한 올해 1월 처음으로 치러졌던 ‘한게임 인비테이셔널’도 다시 개최해 분위기를 이어갈 생각이다.

 

이번 지스타는 신작보다는 론칭 예정작을 홍보하는데 집중하고 새로운 작품은 내년 인비테이셔널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그때도 깜짝 놀랄 이슈들을 발표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삼성전자는 해외 매출 비중이 80%입니다. NHN의 게임사업도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글로벌로 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는 해외 비중이 30%입니다. 갈길이 멉니다.”  정 본부장은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5년 내에는 매출 비중이 50대50이 돼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최근 ‘카로스온라인’을 통해 유럽 시장 개척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NHNUSA는  FPS 위주로, NHN은 RPG 위주의 작품을 통해 미주 및 유럽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그는 “‘카로스온라인’의 유럽 서비스가 곧 시작된다”며 “이를 기점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 게임 인프라 만드는 회사 될 것

 

“최근 김정주 사장이나 김택진 사장 같은 인물이 나오기 힘들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경우 아직도 그런 인물이 등장하기에 충분하고 창업 열기도 뜨겁습니다. NHN이 그런 토양을 만들어 가는데 앞서 나갈 생각입니다.”

 

정 본부장은 NHN의 게임사업 비전에 대해서도 운을 뗐다. 일반 게임업체와는 다른 길을 간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단순히 작품을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기업이 아니라, 전반적인 인프라를 구축해 제공하는 것이 NHN 게임사업의 미래다.

 

최근 오픈한 ‘아이두게임’이 그 첫 시발점이라는 것. 개발하려는 의지와 능력을 갖춘 이들이 보다 쉽고 빨리 작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자신들의 노하우가 담긴 게임엔진을 제공하고 유저에게 평가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것이다. 필요하다면 기업을 인수해서라도 최적화된 엔진을 제공할 것이라고 그는 목소리 높였다.

 

정 본부장은 “일본 게임 산업의 위기는 일부 톱 클래스 기업을 제외하고는 대다수가 하청 업체화 돼 있어 새롭게 등장하는 유명 업체가 없기 때문”이라며 “한국도 그런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전체 산업의 정체가 초래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유저에게 실망을 안기지 않는 NHN이 될 것이라고 거듭 약속했다. 그는 “지속적으로 서비스 역량을 강화해 유저에게 실망을 안기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한게임만이 대작을 선보일 수 있다는 믿음을 주겠다”고 말했다.

 

 

 

[더게임스 김세관기자 skkim@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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