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3D엔진 새 歷史 쓰겠다”

MMORPG 전용 ‘제로딘’ 1.5버전 주목…기술자립입국에 밑거름 각오

 

“한국 게임엔진의 새 역사를 쓰겠습니다.” 엔진안정성을 인정받고 있는 ‘RF온라인’의 개발 총괄을 담당했던 장언일 제로딘게임즈 대표가 게임 엔진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장 대표는 최근 MMORPG 개발에 최적화된 제로딘엔진 1.5버전을 출시, 국내 게임엔진 역사에 한 획을 긋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세계적인 엔진 업체들이 과점하고 있는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결코 쉬운 도전이 아니다. 이미 업계에 뿌리내리고 있는 외산 엔진에 대한 신뢰와 성능을 뛰어넘어야 한다. 마케팅과 자본력에 있어서도 외산엔진 업체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장 대표는 그러나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강조했다. 제로딘엔진이 MMORPG를 만드는데 다른 메이저 엔진들보다 뛰어나고 가격적 측면에서도 뛰어 나기 때문이다. 제로딘게임즈가 한국엔진의 새 역사를 쓰게 될지 주목받는 이유다.


 

“한국의 온라인게임 기술은 세계 최고이지만 기반 기술인 엔진분야에서는 아직 해외에 뒤떨어지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는 온라인게임 분야도 조만간 종주국 자리를 내줘야 하는 상황에 처해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장 대표가 제로딘엔진 개발을 기획하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게임제작에 있어 기반기술이 되는 엔진분야에 대한 기술력을 확보해야 온라인게임 종주국의 자리를 지킬 수 있다는 신념 때문이다.

 

장 대표는 지난 2006년 제로딘게임즈를 처음 설립, 제로딘엔진 1.5버전을 내놓기 까지 꼬박 3년의 시간을 투자했다. 그는 제로딘엔진에 자신이 갖고 있는 그동안의 노하우를 쏟아부었다. 이미 ‘RF온라인’개발로 실력을 인정받았던 그였지만 시행착오는 불가피했다. 하지만 그는 가장 자신있는 MMORPG에 특화된 엔진을 내놓는데 성공했다.

 

 

# MMORPG에 최적화한 엔진

 

장 대표가 이번에 내놓은 제로딘엔진 1.5버전은 해외 메이저엔진과는 차이가 크다. 우선 MMORPG개발에 최적화된 엔진이다. 장 대표가 MMORPG에 특화시킨 이유는 향후 MMORPG개발이 더욱 본격화될 것이라는 예측 탓이다.

 

그는 한때 MMORPG 개발이 주춤했던 3년전에도  MMORPG가 대세로 굳어질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 때문에 그는 MMORPG 개발시 좀 더 빠르게 개발사들이 게임을 개발할 수 있는 엔진 수요가 늘 것으로 판단, MMORPG특화 엔진 개발을 생각했다.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현재 MMORPG 개발은 글로벌 시장이 확대되면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장 대표는 또한 MMORPG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공성전과 대규모 전투를 원활히 진행할 수 있도록 엔진을 설계했다. MMORPG 개발에 최적화시켜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MORPG 특성상 똑 같은 캐릭터가 아닌 여러가지의 아이템이 장착되고 종족이 틀리고 전혀 다른 스타일의 캐릭터들을 동시에 렌더링 하기에는 많은 제약이 따른다.

 

장 대표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대규모 전투시에 필요한 렌더링 및 기술을 사용했다. 이와함께 지금까지의 MMORPG가 구현하지 못한 리얼리티를 추구하기 위해 쉐더스위칭(Shader Switching)기술을 도입했다. 쉐더스위칭 기술은 고급재질의 머터리얼과 저급재질의 머터리얼을 제작해 고급 방어구로의 변화와 내구도가 감소 됐을 때, 즉 방어구가 녹슨 상태를 표현할 수 있다.

 

MMORPG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중 하나인 날씨와 시간 변화도 제로딘엔진에서는 구현이 가능하다. 날씨는 동일한(제한된) 배경에서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 해주는 요소다. 제로딘 엔진은 기존 MMORPG에서 보여 주었던 제한적인 날씨 변화 시스템을 한층 강화했다.

 

기존 MMORPG의 경우 눈이 내리는 지역은 필드 자체가 눈이 이미 내린 테마를 갖는 지역에  국한돼 적용 되고 있다. 제로딘 엔진의 경우 쉐더체인징(Shader Changing) 기술을 통해 겨울이 되면  모든 지역에 눈이 내리고 쌓일 수도 있으며 가을이 되면 낙엽으로 필드가 뒤덮일 수도 있다. 장 대표는 조만간 사계절 시스템도 추가할 예정이다.

 

“앞으로 제로딘엔진에 더 많은 업데이트를 통해 MMORPG를 개발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상용 엔진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할 계획입니다.”

 

 

# 해외로 적극 눈돌릴 것

 

장 대표는 이와함께 해외지역 판매루트를 고민하고 있다. 이미 MMORPG 개발은 글로벌적인 추세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상태다. 특히 중국과 일본에서의 MMORPG 개발은 더욱 본격화되고 있다. 장 대표는 일차적으로 중국이나 일본으로 엔진 판매를 계획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지사 설립이나 판권을 이양하는 형태로 물밑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중국 업체 몇 곳을 만났다. 접촉 업체를 확대하는 등 본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장 대표는 중국 진출이 마무리되는데로 일본에서의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중국-한국-일본 라인을 토대로 해서 점차 제로딘엔진을 글로벌엔진으로 만들겠다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그리고 있다.

 

아직 제로딘엔진에 대한 안정성이 검증되지 않아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장 대표가 엔진분야에서 내로라하는 수준의 실력파이지만 엔진의 안정성 검증은 해외 진출에 있어 필수적 요소다. 장 대표는 때문에 신뢰를 기반으로 한 업체를 우선 협상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또한 해당 지역에서 적극적으로 엔진을 판매할 수 있는 판매망을 보유한 업체가 향후 제로딘게임즈의 협력업체가 될 것이라고 했다.

 

“현재 해외 진출과 관련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비록 검증단계를 거치지 못했지만 내부 테스트 등을 통해 안정성에는 이상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중국과 일본을 우선 진출 대상지역으로 삼고 전략을 구상중입니다. 조만간 좋은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봅니다.”

 

 

# 자체 게임 개발도 진행

 

장 대표는 제로딘엔진 1.5 버전을 내놓으면서 가장 고심했던 것이 검증이었다. 이를 어떻게 해야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해 여러차례 고민했지만 결국 제로딘엔진을 사용한 게임이 안정적인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밖에는 길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비록 내부적으로 안정성에 대한 테스트를 진행,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지만 실제 이 엔진을 사용한 게임이 서비스될 경우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이 문제도 조만간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제로딘엔진을 사용해 개발되고 있는 게임이 4∼5종에 달해서다. 올해안에 클로즈베타테스트를 실시할 게임도 있어 올해안에 검증 작업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장 대표는 캐주얼용 엔진도 함께 출시할 계획이다. 캐주얼용 엔진은 현재 엔진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장 대표는 또한 ‘RF온라인’의 개발총괄을 맡았던 만큼 자체적인 게임개발도 고려하고 있다. 팬터지 MMORPG로 개발 자본금이 확보되면 빠른 시일내에 개발에 착수하겠다는 의지다. 게임개발시 엔진개발이 전체 일정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만큼 제로딘엔진에 대한 노하우가 있는 만큼 개발 일정을 빠르게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그는 분석하고 있다.

 

“국산엔진이 글로벌 엔진으로 성장하게 되면 한국은 명실공히 온라인종주국의 위치를 더욱 굳건히 지키게 될 것입니다.” 제로딘엔진이 그 첫발을 내딛어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각오다.

 

 

 

[더게임스 안희찬기자 chani71@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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