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업의 꽃인 게임산업에서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주도했던 온라인게임 기술과 e스포츠, PC방 문화 등이 세계 시장 변화에 큰 축이 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PC방 문화는 초고속 통신망 구축이 필수조건이었던 온라인 산업이 성장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IMF 사태로 흉흉하던 1997년. 골몰길을 따라 생겨나던 PC방의 활성화는 초고속 통신망 구축에 도움을 주었고 사람들의 생활패턴을 바꿔 게임을 새로운 문화의 트렌드로 탈바꿈시켜 놓았다. 우리가 만든 PC방 문화는 외국에서도 도입해 그들도 우리처럼 또 다른 문화 트렌트로 안착시키고 있다.


현재 전국적으로 영업 중인 PC방은 그 수가 2만여 곳을 넘어간다고 한다. PC방을 사람들이 개업하는 이유는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PC방의 미래는 희망적이지 못하다. 이대로 간다면 PC방은 곧 무너질 것만 같다.


게임산업은 고부가가치산업이자 또한 노동집약산업이다. 많은 예비 또는 후배 게임업계 종사자들에게 우리 게임인들은 게임산업이 희망과 꿈이 실현되는 직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산업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PC방이 매우 중요하다. 각 가정마다 초고속 인터넷망이 설치돼 있지만 여전히 수많은 사람들이 PC방을 찾는다. 이는 혼자보다 여럿이 즐길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일 것이다. 여전히 PC방은 산업의 중추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PC방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업자들간의 경쟁은 논외로 치더라도 게임 서비스사들의 불공정한 이용규정 등으로 인해 PC방 업주들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이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더욱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기업들이 전가하는 비용으로 인해 수익율은 점점 떨어진다. 그렇다고 이 비용을 유저에게 전가하는 것은 또 다른 수익 저하를 불러온다. 더욱이 최근에는 보건복지가족부가 PC방 전면 금연을 위한 건강법 개정 추진으로 인해 사면초가에 몰려 있다.


물론 PC방 업주들만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개발사나 서비스사 입장에서도 매번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 성공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는 상황에서 최대한의 이익을 창출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이런 부분을 고려해 PC방 업계와 온라인 게임사들 간의 합의점을 찾을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하지 않을까 싶다.

 

게임업체들은 PC방을 자신들의 밑에 위치한 존재로 바라보지 말고 서로 돕고 공생할 수 있는 파트너로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 많은 유저가 PC방에서 게임을 즐길 수록 이익을 얻는 것은 결국 게임사다. 유저를 직접 대면하는 PC방 업주들과 PC방을 통해 유저를 접하는 게임사들이 서로간의 입장을 조금 더 생각하고 배려한다면 산업을 활성화하는 데 큰 공헌을 할 것이라 본다.


PC방을 더 이상 하나의 소규모 업소로만 생각해서는 안된다. 전국에 산재된 PC방에서 이뤄지는 게임 활동을 무시할 수 없다. 이를 위해선 PC방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 개선도 필요하다. 이는 PC방 업주 개개인은 물론 게임사, 그리고 정부까지 나서야 할 일이다. 게임산업이 진정한 문화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PC방이 가족 단위의 여가 장소로 육성해야 한다고 본다.

 


정광호 한국게임과학고등학교장 khjung@game.h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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