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간에 소문으로 떠돌던 ‘다음’ 인수설에 대해 엔씨소프트가 이를 공식 부인했다. 지난 11일 조회 공시 요구에 대해 엔씨는 다음 인수를 “검토한 바 없다”고 답변했다. 엔씨의 다음 인수설은 최근의 양사가 처한 정황 때문인지 힘을 얻고 있는 분위기다. 

 

온라인 댄스게임 ‘러브비트’의 다음 채널링,  포털 사업을 관장하는 엔씨 윤송이 부사장의 역할론, 다음 CFO의 엔씨 이적 등이 이 같은 소문의 정황 증거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무엇보다도 김택진 사장이 포털 사업에 큰 관심을 갖고 있으며, 엔씨가 보여온 反 NHN 정서를 가장 확실한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성종화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엔씨소프트와 다음 모두 부인하고 있으나 시장에선 꽤 일리 있는 스토리로 빠르게 확산 중”이라며 “NHN의 테라 퍼블리싱 계약으로 불거진 엔씨와 NHN의 불편한 관계 등이 이 같은 스토리를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미 주지하고 있는 바와 같이 엔씨의 반 NHN 정서 출발점에는 ‘테라’가 있다. 엔씨에서 ‘리니지3’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개발자들이 나가서 만든 신작 ‘테라’를 NHN에서 서비스하기로 계약하면서 두 회사의 관계가 불편해 지기 시작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런 저런 일들이 덧붙으면서 엔씨의  다음 인수설로 번졌다는 설명이다.


국내에서 ‘테라’에 대한 이슈 몰이가 뜸해지자 이번에는 중국발 ‘테라’ 소식이 전해졌다. 본지가 단독 취재한 내용에 따르면 중국의 내로라는 메이저 퍼블리셔들이 ‘테라’ 판권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아직 오픈베타 서비스도 하지 않은 이 게임의 중국내 서비스를 위해 수백억원의 계약금을 지불하겠다는 중국 메이저사가 최소 4개 이상은 된다는 것이다. 앞으로 상황을 더 지켜 봐야 하겠지만 엔씨소프트의 최대 히트작 ‘아이온’의 중국 서비스를 위해 샨다가 지불한 계약금 3000만 달러를 넘어서는 빅 딜이 성사될 수도 있어 보인다.


아마도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면 누구보다도 엔씨소프트가 발끈할 것 같다. 아직까지 최종 법률적인 판단은 내려지지 않았지만 엔씨측 입장에서 보면 ‘리니지3’의 기술 유출과 관련이 있는 ‘테라’가 중국 업체로부터 ‘아이온’에 버금가는, 또는 그 이상의 평가와 대우를 받는다는 것은 용서가 되지 않는 사안이다. 


아마도 엔씨는 법률적인 방법을 동원하려 할 것 같다. 현재까지의 재판 진행 상황을 보면 엔씨는 ‘테라’의 서비스 중지 가처분 소송을 내는 것이 가장 강력한 카드이다. 만에 하나 법원에서 이 청구를 받아 들여 가처분 결정이 내려지면 ‘테라’의 국내 서비스는 물론  수백억원 짜리 중국 딜 계획은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단박에 ‘테라’와 NHN에 치명타를 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엔씨 주변에서는 빠르면 이달 안에 판가름 날 ‘리니지 3 기술 유출 형사소송’ 결과를 보고 서비스 중지 가처분 소송을 낼 것이란 얘기가 들린다.


하지만 그 반대의 결과를 상정해 보자. 최소한 법원이 엔씨측의 손을 일방적으로 들어 주지 않는다면 엔씨는 또 다시 ‘테라’의 이슈 몰이를 해주는 셈이 된다. 덕분에 테라는 더욱 유명세를 탈 게 뻔하다. 

 

엔씨가 이번에 가처분 신청을 내면 아마도 ‘테라가 엔씨의 불후의 명작 ‘리니지’의 적통을 잇는 ‘리니지3’가 확실하다’고 생각하고 계약금을 높여 부르는 역설적 상황이 벌어 질 수도 있다.


NHN은 규모나 인력 면에서 결코 엔씨에 뒤지지 않는다. 그런 NHN이 그동안의 정황을 알면서도 블루홀과 ‘테라’ 서비스 계약을 맺은 데에는 그만한 이유와 자신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엔씨측 입장에서는 눈에 불이 날 일이지만 때에 따라서는 가만히 있는 것이 현명한 대처방안이 될  때도 있다. 누가 옳고 그름을 떠나 이런 저런 상황을 볼때 ‘테라’에 관한한 엔씨는 快刀亂痲의 해답을 쉽게 찾을 수는 없을 것 같다.

 

 

더게임스 이창희 산업부 부장  changhlee@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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