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사들이 급하긴 급한 모양이다. 지난 달 14일 SKT가 한국형 앱스토어 발표회를 갖고 모바일 업계 관계자들의 눈과 귀를 모으더니 2주 후 KTF가 게임을 포함해 데이터 요금 정액제를 확대 실시한다고 발표를 했다. SKT와 LGT도 늦어도 6월까지 세부 사항은 조금씩 다르지만 데이터 요금 정액제를 차례대로 시행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오픈형 마켓과 정액제 요금제는 모양은 조금 다르지만 같은 출발점에서 비롯됐다. 모바일 콘텐츠 환경의 급격한 변화와 시시각각 달라지는 글로벌 시장의 트렌드로 인해 안정적인 수익원 확보가 힘들다는 판단에서 나온 자구책이다.


하지만 이동통신사들의 정책들을 관심있게 지켜본 업계 관계자들의 반응은 한마디로 ‘시큰둥’이다. 특히, 게임 CP들을 위한 정책적 고려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의견이다. 그도 그럴 것이 SKT의 앱스토어나 KTF의 데이터 정액제 정책 어디에도 기업과 기업 간 거래의 기본 사항인 수익 배분율에 대한 이야기가 없다.


모바일 킬러 콘텐츠인 모바일 게임을 도외시 한 정책은 아무리 모양이 좋아도 결국은 속빈 강정이 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이동통신사들이 ‘슈퍼갑’의 위치에서 누려온 이익을 지켜야 하고, 회원 이탈 방지를 위해 급한 불을 꺼야하는 처지에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앞서 밝혔듯 안정적인 패킷료의 수익을 보장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실시되는 데이터요금 정액제는 공염불이 될 수 밖에 없다. 이 정책이 제대로 자리를 잡으려면  가장 중요한 콘텐츠 제공자인 게임 업체와의 심도있는 논의가 전제되야 한다.


이제 국내 이동통신사가 가지고 있던 권위와 목소리는 어느 단계까지 줄어들 수 밖에 없는 현실이 다가오고 있다. ‘슈퍼 갑’의 책상 서랍에 쳐박아 뒀던 CP들을 위한 정책, 특히 모바일 게임 업계를 위한 정책을 꺼내 놓아야 할때다. 

 


더게임스 김세관기자 skkim@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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