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콘텐츠 마켓 오픈, 내년 60개국 서비스

‘모바일 제국’ 레전드 이끌듯

 

[더게임스 김명근기자] 삼성전자(대표 이윤우)가 애플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삼성전자는 삼성판 앱스토어인 ‘삼성 애플리케이션즈 스토어’의 베타 서비스를 이달초 영국에서 시작한데 이어 19일 스페인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에서 이 서비스를 공개하는 등 유럽 전 지역으로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이어 6월에는 정식으로 론칭, 애니콜 휴대폰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모바일 콘텐츠 제국을 건설하게 된다.


삼성은 향 후 서비스 국가를 대폭 늘리는 동시에 국내를 포함해 전 세계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게임, 음악 등 다양한 콘텐츠 발굴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미 해외 100여 개국에 휴대폰 유통경로를 확보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 삼성전자가 글로벌 콘텐츠 시장 장악에 나서면서 국내 콘텐츠 제작업체는 물론, 해외 글로벌 기업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 최근 삼성전자가 차세대융합콘텐츠산업협회를 통해 국내 콘텐츠 제작사들이 개발한 콘텐츠를 ‘삼성 애플리케이션즈 스토어’(이하 삼성 앱스토어)에 공급키로 함에 따라 국내 CP들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 10여 콘텐츠업체와 컨소시엄


삼성 앱스토어 오픈을 위한 준비는 차근차근 이뤄졌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 해 10월 전 세계 휴대폰 SW 개발자들이 기술 지원과 정보 공유 등을 할 수 있는 휴대폰 소프트웨어 개발자 사이트인  ‘삼성 모바일 이노베이터’ 를 오픈했다.


또한 최근에는 삼성전자가 회장사로 있는 차세대융합콘텐츠산업협회 회원사 17곳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를 토대로 휴대폰용 웹 콘텐츠 마켓 컨소시엄을 구성,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이 주관하는 가치사슬연계강화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협회 한 관계자에 따르면 이르면 다음 주 중 회원사들의 제안서를 받고 이를 검토한 후 10 여개 업체로 컨소시엄을 구성, 오는 26일 정식으로 소프트웨어진흥원에 제안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이번 가치사슬연계강화사업을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하려는 이유는 최근 영국에서 베타 테스트를 시작한 삼성 앱 스토어와 관련이 있다.


삼성 앱 스토어는 개발자와 휴대폰 사용자가 온라인 상에서 애플리케이션을 직접 거래하는 사이트로 애플의 앱스토어와 유사한 서비스이다. 현재 이 사이트에는 심비안, 윈도 모바일, 자바 플랫폼 등을 기반으로 한 게임,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 유틸리티 등 1000여 개의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등록되어 있다.


삼성전자가 앱소토어를 유럽시장에 먼저 오픈한 이유는 삼성 휴대폰이 진출한 해외 시장 중 단일로는 가장 큰 규모이기 때문이다. 삼성은 이 후 북미 시장을 시작으로 이르면 내년까지 국내를 포함해 총 60여 개국에 이 서비스를 론칭한다는 계획을 세워 두고 있다.


 
# 애플·노키아 선제 공격 ‘정면대응’


삼성전자가 이처럼 글로벌 콘텐츠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하고 나선 이유는 뭘까. 무엇보다 애플 앱스토어의 성공에 자극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지난 해 7월 앱스토어란 오픈형 웹 콘텐츠 마켓을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이 후 한 달만에 6천만 다운로드를 돌파하며 새 비즈니스 모델로 급부상했다. 6개월이 지난 1월 현재 앱스토어에는 게임을 포함해 약 2만개의 애플리케이션이 등록되어 있고 그 다운로드 건수가 5억건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아직까지 무료 애플리케이션이 많지만 하나의 애플리케이션 가격을 최소 가격인 1달러 정도로 감안해도 약 5억달러의 매출을 올린 것이다. 또 그 중 30%는 플랫폼 홀더인 애플의 몫으로 돌아갔다. 글로벌 IT업체인 삼성으로선 욕심을 내볼 만한 시장인 셈이다.


이 후 구글이 안드로이드 폰을 출시하며 앱스토어와 비슷한 개념의 안드로이드 마켓을 개설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여기에 지난 17일 MS의 스티브 발머 CEO는 온라인 애플리케이션 장터 ‘모바일을 위한 윈도 마켓플레이스’를 공개했다.


더욱이 삼성을 자극한 것은 현재 글로벌 휴대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노키아의 행보다. 노키아는 MS가 애플리케이션 장터를 공개한 17일 휴대폰용 애플리케이션을 판매하는 온라인 상점 오비(Ovi)를 오는 5월,  9개 국가에서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 모바일 콘텐츠시장 ‘공룡싸움’


이처럼 애플, 구글, MS, 노키아는 물론 삼성까지 글로벌 IT기업들이 일제히 모바일 콘텐츠 시장 경쟁에 뛰어들면서 글로벌 무선 콘텐츠 시장이 과열 양상을 띠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으로 비춰 볼 때 올 해 말엔 오픈형 웹 콘텐츠 마켓에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로선 삼성전자의 성공적 시장 진출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그 이유는 삼성이 가진 전 세계적 네임밸류와 유통망 때문이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진출한 국가 대부분에 PC 싱크 방식 다운로드가 가능한 애니콜랜드를 이미 론칭·서비스 하고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이 사이트를 확대 개편하는 방향으로 앱 스토어 확장 사업을 전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콘텐츠 사업방향과도 일치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해 온라인 게임 사업을 진행하던 조직과 모바일 사업부를 통폐합했다. 이로써 모바일과 온라인, 그리고 차세대 플랫폼을 아우르는 콘텐츠 사업의 밑그림을 완성했다.

 

결국, 이번 삼성 앱스토어 사업 론칭은 지난 해 삼성전자가 차세대 게임 플랫폼으로 주목했던 IPTV 콘텐츠를 발굴하고 관련 서비스 사이트인 누리샘을 오픈한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한 관계자는 “삼성 펀 클럽(SFC)란 이름으로 서비스되는 애니콜랜드가 론칭되어 있는 곳은 유럽 20여개국, 아시아태평양 13개국을 포함해 총 50∼60여개국에 이른다”며 “애플리케이션 스토어와는 조금 다른 애프터서비스 개념이지만 향후 이를 통해서도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변수가 있다면 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애플의 반격이다. 여기에 국내 법상 심의를 받지 않은 게임을 서비스 할 수 없어 국내 앱스토어 사이트에 게임 콘텐츠가 없듯, 각국의 법·제도에 맞춘 서비스를 위해 필요한 오랜 준비 기간이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다. HW에서 SW로 모바일 부문의 중심을 이동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애플과 노키아의 협공 속에서 새로운 신화를 창조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dionys@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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