專門化된 R&D시스템 구축 시급
中·日 등에 기술 추격 ‘위험수위’…주먹구구식 開發체계 탈피해야 ‘수성’


[더게임스 안희찬기자] 한국의 게임산업은 언제까지 고공성장을 할 수 있을까. 한국의 게임산업은 매년 20% 이상 고공성장을 하고 있다. 경기침체로 우리나라 전체 산업이 마이너스 성장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올해 역시 게임산업은 최소 15% 이상의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한국 게임산업이 향후 몇년동안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이냐는 질문에 산업계 관계자들은 쉽게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서 필요한 글로벌 경쟁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기술적 측면에서는 이미 중국과 일본 등과 별 격차가 없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점차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상태다. 여기에 뛰어난 게임개발 환경을 보유하고 있는 유럽과 미국과의 경쟁도 한국의 위치를 위협하고 있는 요소다.


산업계 전문가들은 한국의 게임개발 환경을 선진화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를 위해 정부차원에서의 지원과 업계의 노력이 절실하다는 주장이다. 전문가들은 “현재같은 속도라면 차세대 온라인게임 강국으로 불리는 중국과 일본 등에 종주국 자리를 내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개발기술 환경 선진화는 반드시 이뤄내야 할 과제”라고 조언했다.


한국 온라인게임의 기술력은 이미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래픽 온라인게임을 처음 선보였고 3D 온라인 게임 역시 한국이 선두주자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최근 상황이 여의치만은 않다. 비록 현재까지는 기술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언제까지 우위를 점할지는 미지수라는 것이 중론이다.


산업 전문가와 업계에서는 개발환경의 개선이 필요하다는데 입을 모으고 있다. 이를 위해 ‘주먹구구식’ 개발체제를 벗어나 전문적이고 고도화된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여기에 정부의 신기술 지원과 글로벌 기술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행정체계 마련도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 환경변화에 제대로 대응 못해


한국의 개발체제는 PC게임이 개발되던 시기에 정착됐다. 소규모 개발사나 개발자들 몇 명이 팀을 꾸려 게임을 개발했던 만큼 체계적인 개발체계를 만들지는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온라인게임이 등장하면서 게임산업은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개발환경은 예전 PC게임 개발 관행을 그대로 답습했고 결국 일정 수준에 이르러 한계상황에 도달하게 됐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최근 NHN이나 엔씨소프트, 넥슨 등 국내 메이저 업체를 중심으로 체계적인 개발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있다. 예전과 같은 개발관행으로는 글로벌 환경에 적응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국내 대다수 업체들은 아직 과거 개발 행태를 버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 업체들의 경우에도 주먹구구식 개발로는 경쟁력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어떤 시스템을 도입해야 할지 막막하다는 입장이다.


산업계 전문가들은 체계적인 개발시스템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만들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업체 상황에 맞춘 체계적 개발시스템이 개발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함께 개발자들의 마인드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기존 마인드로는 아무리 좋은 시스템을 적용해도 개발환경의 선진화는 요원할 수 밖에 없는 탓이다.


이를 위해 개발자들이 ‘오픈마인드’를 가질 것을 주문했다. 개발자들이 자신의 기술을 공유, 이를 토대로 기술 경쟁을 가속화시킬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여기에 체계적인 리소스 관리를 위해 버전별 통합 툴을 만드는 것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신 콘텐츠와 기술 지원 강화


체계적인 시스템 확립과 함께 요구하는 것은 원천기술 확보와 이를 활용한 신규 콘텐츠 개발이다. 한국의 게임분야에서 보유하고 있는 대표적인 원천기술은 서버와 클라이언트 기술력, 온라인게임의 엔진 기술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블리자드에서 개발한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이하 와우)’는 현재 최고의 글로벌 게임으로 인정받고 있다. 뛰어난 그래픽과 탄탄한 기획력은 한국 온라인게임에도 영향을 줄 정도로 탁월하다.


하지만 서버기술로만 본다면 ‘와우’는 엔씨소프트의 ‘아이온’에 한수 뒤졌다는 평가다. ‘와우’는 서버당 4000명선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비해 ‘아이온’은 ‘와우’에 비해 높은 사양임에도 불구하고 서버당 7000명선으로 두배가량 많다.


이처럼 한국의 서버 기술은 최고 수준이라는데 이의를 제기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런 서버기술이 체계적으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는데 있다. 특히 서버 기술이 점차 해외로 유출되는 등의 문제까지 발생하면서 원천기술력까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산업계는 한국이 보유하고 있는 서버기술이나 클라이언트 기술력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툴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계는 정부가 기술지원을 위한 정책마련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멀티플랫폼 출시 등 새로운 게임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런 환경변화는 다시금 글로벌 게임환경을 빠르게 변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너무 느리게 대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던 ‘절름발이’ 산업구조로 인한 콘솔게임 기술력의 정체는 글로벌 환경에 적응하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런 과제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의 기술지원 정책 마련은 필수적이라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과감하게 콘솔분야 기술력을 높이기 위한 정책 시행과 보유한 기술력을 활용한 신규 콘텐츠 개발에 대한 지원 등이 있어야 개발환경의 선진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 종주국 위상 흔들


산업계 전문가들은 특히 R&D 활성화가 돼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실제 메이저 A사 한 관계자는 “R&D 투자를 적극적으로 하려는 의지는 내부적으로 없는 것 같다”며 “특히 신기술 R&D분야에 투자하는 업체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메이저들과 중견업체들이 신기술 R&D에 대한 투자를 꺼리면서 점차 투자환경 자체가 경색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런 악순환이 계속될 경우 한국 기술력은 퇴보할 수 밖에 없고 결국 온라인게임 종주국이라는 위상도 추락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최근 엔씨소프트가 리니지3를 자체엔진으로 만들겠다고 공포했고 NHN도 C9 프로젝트 엔진을 자체적으로 개발 사용하겠다고 하는 등 R&D투자에 나서는 업체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그나마 다행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메이저를 중심으로 R&D 투자에 적극 나서고 이를 정부가 뒷받침해야 할 것을 주문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이 세계 3대 게임강국 진입을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가 개발환경의 선진화가 될 것”이라며 “업계와 정부가 이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chani71@thegames.co.kr

 

 

| 기고문 - 제로딘엔진 장언일 개발이사 |

 

유능한 개발자 이탈 막아야
영향력 인사 대다수가 CEO…엔진 등 자체 기술 확보 절실

 

패키지 시장이 무너지고 PC방이 생기면서 온라인 게임의 블루오션이 시작된지 벌써 10년이 흘렀다.  분명 온라인게임 강국이라는 자부심과 그에 맞는 게임이 나오는 것은 사실이고 온라인 게임시장은 커지고 있지만 개발환경과 분위기는 그리 나아지고 있지 않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문제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본다. 개인적으로 두가지 정도만 해결해도 개발환경이 빠르게 나아질 것이라는 생각이다. 한가지는 작년 한해 무수히 많은 게임들이 나왔지만 살아남은 게임은 극소수이다. 그러다 보니 게임투자 시장도 어려워지고 자본이 필요한 중소 규모의 게임회사들도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계속되어지고 있다. 문제는 게임을 만들어야 할 실력 있는 인재들이 PD나 관리쪽으로 빠지려 한다는 것이다.


계임계에 영향력있는 사람을 뽑아보면 외국의 경우 크리에이터가 절대 다수를 이루는 것과 달리 우리나라는 절반 이상이 게임회사의 CEO이다. 실제 현장에서도 제작자들보다 관리자들을 더 우대하는 분위기도 한몫 한다고 생각한다.


관리자와 PD는 무척 중요하다. 그러나 실력있는 개발자는 개발자로 남는 바램이 있다. 또 한가지 필요한 것은 기술개발투자이다. 자본력있는 회사일수록 R&D를 활성화 시켜야 한다고 생각되지만 정작 상위 게임회사들은 기술 개발 투자에 그다지 관심을 갖고 있지 않은 것 같다.


서버기술은 분명 우리나라 개발자들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하지만 게임엔진은 상당히 뒤쳐져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온라인게임은 해외보다 우리나라에서 급속히 발전했기 때문에 서버기술이 올라갈 수밖에 없었지만 초창기 게임엔진은 인식문제였다고 생각된다.  “엔진은 해외엔진을 사다 써보자”라는 초기 접근 마인드와 ‘리니지2’의 성공으로 해외엔진구매는 더욱 가속화 됐다.


필자가 아는 개발자들중 실력이 출중한 몇몇 개발자들이 회사가 엔진을 사서 쓰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자체 엔진 개발을 포기하는 것을 몇번 본적이 있다.


하지만 자체엔진을 만들 수 있는 사람들이 엔진을 만지기는 쉬워도 엔진을 만지던 사람이 자체엔진을 만들기는 매우 어렵다. 자본력있는 회사에서 온라인 게임 제작에 기술개발을 초점을 맞춰서 장기적인 관점으로 꾸준한 기술개발투자를 한다면 단기간에는 어렵겠지만 우리나라 게임산업 측면에서 보면 엄청난 이득으로 될 것이라 생각된다.


다행히도 최근 리니지3 자체엔진개발선회,C9 프로젝트등 큰 규모의 프로젝트를 엔씨나 NHN에서 진행한다는 좋은 소식이 들려온다. 엔진개발은 쉽지 않다. 게임쪽의 오랜 경력이나 게임을 만들어 본 사람이 아니면 게임에 필요한게 무엇인지, 아티스트나 제작자의 생산성을 고려한 엔진을 만들 수가 없다.


또한 엔진은 단 한명이 설계를 해서 중심을 잡아 줄 수는 있어도 한명이 만들기에는 매우 힘들기 때문에 많은 자본이 필요하다. 자체 엔진기술의 매력은 다양하고 아름다운  영상과 게임성을 바탕으로 한 창조적인 온라인게임을 생산해 낼 수 있는 강점이 있다. 이제 온라인게임 강국이라는 위상에 걸맞은 개발환경을 만들 시점이 됐다고 생각된다.

 

 

odin@zerodinga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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