政·産·學 체계적 ‘三角共助’ 절실 
아마추어 개발자 登龍門 확대해야…이윤추구 보다 산업價値 알리는 게 더 긴요

 

[더게임스 모승현기자] 지난 2008년 기준으로 국내 게임 시장의 규모는 3조 원을 돌파했다. 이는 전년 대비 11% 성장한 수치다. 더욱이 게임산업은 국내 디지털 콘텐츠 산업 중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해 콘텐츠 산업의 핵심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한국콘텐츠산업협회 조사). 


규모 면에서 게임산업이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질적인 부분에서는 미국, 일본 등에 비해 뒤 떨어 진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특히 게임 산업의 시발점이랄 수 있는 기획과 게임 IP라는 측면에서보면 한국은 여전히 게임 후진국임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최근들어 각 업체들이 ‘워해머온라인’, ‘에이지오브코난’, ‘반지의제왕온라인’ 등과 같은 해외 대작 게임을 잇따라 수입하고 있을 뿐 아니라, ‘피파온라인’, ‘드래곤볼온라인’,‘퀘이크워즈’ 등을 공동개발하고 있는 것이 반증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해마다 창작게임의 비중이 줄어들면서 해외 유명게임이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는 우려의 시선을 나타내고 있다. 창작게임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지원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는 이유다.

 

정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게임산업중장기계획’에 따르면 다양한 장르의 기능적인 콘텐츠를 발굴하고, 체계적 지원을 통해 게임콘텐츠 창작 환경의 선진화를 이뤄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주요 내용으로는 ▲ 기능성게임포럼 운영 및 국제교류 활성화 ▲ 게임소재 공모전 및 소재 거래소 운영 ▲ 게임시나리오 및 독립(Indie) 게임 활성화 지원 등이다. 정부는 이 같은 세부 항목을 실천하기 위해 2012년까지 단계적으로 정책적인 지원을 진행할 예정이다.

 

 

# 기능성 게임은 차세대 먹거리

 

정부는 창작게임 개발 활성화를 위해 기능성 콘텐츠 분야를 집중하고 있다. 정부는 기능성 게임 개발 및 보급 확대를 위해 2012년까지 100억 원을 투입, 10개 이상의 게임을 개발·보급해 1000억 원의 국내 시장을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국제기구 협력을 통해 국가별·국제적 이슈에 맞는 기능성게임을 개발할 계획이다. 우선 정부는 기후변화 체험을 위한 기능성 게임인 ‘지구를 구하자(가칭)’를 개발 국제기구와 함께 전세계에 보급할 계획이다. 또한 국제 기능성게임 연구·개발 네트워크를 강화해 국내는 물론 세계 시장 트렌드에 맞는 작품 개발을 도모할 방침이다.


정부의 이 같은 계획은 기능성 콘텐츠의 경우 개별 사업자가 진행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기능성 게임이 상업적인 목적보다는 게임을 활용한 건전 게임문화 육성이나 교육, 의료지원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조성현 한국게임학회장은 “지난 해 영국 코벤트리대학 기능성게임연구소(SGI)와 기능성 게임관련 MOU 체결했다”며 “학회 차원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산업계의 도움이 없다면 실효성이 없는 MOU가 될 것”이라며 정부와 학계 그리고 산업계의 3자 공조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 제작 단계에서 투자 ‘바람직’


창작게임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지속적인 관심을 표명하고 있지만 산업계에서도 창작 환경의 선진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게임산업이 급속도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각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지나치게 단기적인 매출 확대에 매달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상위 5개 포털이 현재 서비스중인 작품 대부분이 MMORPG, 슈팅, 레이싱, 스포츠 등 비슷한 형태의 게임이라는 것만 살펴봐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들어 엔씨소프트, NHN, 넥슨 등이 교육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이른바 에듀테인먼트 게임을 잇따라 퍼블리싱하거나 서비스하면서 기획 단계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지만 한국 게임 산업이 미래에 먹고 살 차세대 먹거리로 키우려면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거대 게임 포털들이 교육용 게임에 높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어 이 시장이 개화될 가능성이 높지만 서비스 결과에 따라 성장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 교육 게임에 대한 투자는 일회성에 그칠 수 있다”며 정책적인 지원과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금연 소재 게임을 개발하고 있는 게임어스 배경국 이사는 “서울산업통상진흥원에서 주최한 ‘서울 에듀테인먼트 게임 제작지원 2008’사업을 통해 개발이 이뤄질 수 있었다”며 “대다수 게임업체들이 교육용 게임을 비롯한 기능성 게임 개발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상업화에 대한 부담으로 실제 개발로 이어지는 사례는 드물다”고 말했다.


요약하면 기능성 게임을 비롯한 창작 콘텐츠 발굴을 위해서는 제작 초기 단계에서부터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이달의 우수게임, 대한민국 게임대상 등 정부포상 내 기능성 게임 분야 강화를 통해 기능성 게임 활성화를 지원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달의 우수게임, 대한민국 게임대상 등은 기획단계의 작품을 위한 지원이 아닌, 개발 완료 단계에서 이뤄지는 지원이라는 점에서 보다 근본적인 차원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 융합콘텐츠에 적합한 기획력 육성

 

정부가 창작게임 개발 환경 조성을 위해서는 기능성 게임에만 초점을 맞춰서는 곤란하다는 목소리도 적지않다. 오히려 최근 거세게 몰아치고 있는 플랫폼간 융합에 집중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과거 PC게임과 콘솔 플랫폼 중심의 게임산업의 트렌드는 빠르게 온라인으로 변화되고 있다. 온라인화 뿐 아니라 콘솔 기기의 네트워크화, IPTV 서비스 확대 등 이른바 다중 플랫폼 게임 개발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정부가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글로벌 게임 허브센터를 설립하고, 글로벌 서비스 기반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밝힌바 있다. 하지만 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다중 플랫폼 게임 개발 계획은 글로벌 게임 허브센터 이외에는 전무한 상황이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가 주축이 된 글로벌 게임 허브센터는 콘솔 등 PC를 기반으로 한 다중 플랫폼 게임 개발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모바일, IPTV 등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플랫폼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다.


따라서 융합 콘텐츠 형태의 게임 작품을 기획하고 이를 원소스 멀티유즈 형태로 만들수 있는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가 콘텐츠 자체의 기획력을 키우는데 지금보다 훨씬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재홍 서강대 교수는 “그동안 게임산업은 콘텐츠의 발전이라기 보다는 기술적인 발전이 산업을 견인해왔다”며 “전세계적인 성공을 거두고 있는 블리자드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온라인’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콘텐츠의 풍부함이 중요한 시대가 도래했다”면서 기술적인 발전에 집착하기 보다는 콘텐츠의 다양성을 확보하는데 주력해야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콘텐츠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인문학, 어문학, 역사학 등에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는 전문가를 육성해야 한다”며 “관련 대학에서 커리큘럼을 개발해야 하는 것은 물론 서양 팬터지 중심의 작품 개발에서 국내 신화나 역사, 그리고 인물 등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야설록 예당온라인 상임고문은 “현재 개발중인 ‘패온라인’은 동아시아시의 고대 신화를 배경으로 기존 작품과 다른 시각에서 접근하는 것을 원칙으로 개발하고 있다”며 “서양 팬터지에 비해 동아시아 특히 우리의 역사는 깊이는 물론 전개과정에서의 재미도 충분히 느낄 수 있다”며 창작게임 개발은 우리의 것을 찾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시나리오 공모전과 인디게임 공모전과 같이 아마추어 개발자들의 등용문을 보다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mozira@thegames.co.kr

 

 

| 기고 - 이재홍 서강대학교 게임교육원 교수 |


스토리텔러가 필요한 시대다
인문학·콘텐츠관련학과 관심 ‘필요’

 

IT산업의 급속한 발전과 함께 그동안 경제적인 고부가가치를 창출해 온 게임산업은 국가의 전략적인 핵심 문화산업이 되었다.  2012년까지 세계 3대 게임강국으로 진입하겠다는 ‘제2의 게임혁명’을 기획하고 있는 정부정책을 보더라도 향후, 게임산업이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력을 실감하게 된다.

 

게임이 꾸준하게 대중의 관심을 확보하며 성장해 온 이면에는 프로그래밍과 그래픽에서 파생되는 하드웨어적인 기술력이 큰 배경을 이루었으며, 그 결과 우리의 게임산업은 세계적인 반열에 올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속적으로 변화를 추구해 온 그래픽이나 배경음악 및 음향효과와 같은 스펙터클한 메커니즘의 덕분이었다. 그러나 콘텐츠의 내용이 빈약하다는 사실이 늘 지적되어 왔다. 그것은 바로 스토리텔링과 기획력의 열악함에서 오는 문제였다.

 

전 세계적으로 1200만명의 유료 유저를 확보하며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블리자드사의 ‘WOW(world of war craft)’라는 MMORPG를 통해, 완성도 높은 내러티브의 생성이 게임콘텐츠의 국제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게 되었다.


우리에게는 콘텐츠 서사작가라고 할 수 있는 스토리텔러의 절대 부족이 큰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전문 스토리텔러의 부족현상으로 인하여 유럽 지향적인 판타지가 양산되고 있으며, 국적불명의 콘텐츠들이 난개발 되고 있다. 심각하게 우려할 문제라고 아니할 수 없다.

 

지구상에서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게임은 스펙터클과 더불어 탄탄한 내러티브가 전개되는 가상세계의 구현에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상기해야 된다. 시각적인 감동과 청각적인 화음의 감동이 스펙터클에서 기인되었다고 한다면, 사건의 전개 과정에서 획득되는 서사적인 감동은 내러티브의 긴장에서 기인한다.

 

내러티브의 긴장을 가상현실 속에 적절하게 구현해 낼 수 있는 ‘첨단 종합 예술’의 스토리텔링을 어느 누구든지 할 수 있는 사소한 일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스펙터클한 메커니즘에서 용기를 얻은 프로그래머나 그래픽 디자이너가 시나리오를 쓰고, 기획을 주도하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캐릭터, 세계관, 사건, 아이템 등을 비롯한 게임요소들을 충분히 가상세계에 설계해낼 수 있는 전문 스토리텔러와 전문 기획자가 육성되어져야 할 시기이다.


특히 게임스토리텔러는 하루아침에 뚝딱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스토리텔러는 창의적인 상상력이 충분하게 발휘될 수 있는 경험치를 쌓아 두어야 한다.  게임의 서사구조를 파악하는 일은 기나긴 세월을 두고 연구되어 온 서사학(narratology)의 이론이 밑바탕에 깔려야 하며, 쌍방향성이라는 독특한 구조에서 출발하는 게임의 스토리텔링은 게임학(Ludology)이 밑바탕에 깔려야 진정한 게임의 내러티브가 형성되는 것이다.

 

이제 자국문화의 콘텐츠에 눈을 뜰 시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우리 저변에 산재된 신화와 전설, 그리고 민담같은 전통문화 콘텐츠에서 세계적인 게임콘텐츠가 탄생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본다.


게임콘텐츠 개발에는 서사를 이끌어 줄 수 있는 스토리텔링과 스토리텔링을 제대로 구현할 수 있는 기획이 선행되었을 때, 세계화를 지향하는 게임콘텐츠가 탄생된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바이다.

 

 

munsarang@sog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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