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게임스 모인 편집국장] 게임 수요가 정점에 도달했다는 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곧 하향 곡선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크다는 얘기다. 그러나 게임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고 규모도 영화 음반 애니 등 경쟁 엔터테인먼트에 비해 엄청나게 증가하고 있다. 상대적인 체감 온도가 컸을 뿐이다.

 

게임에 대한 수요가 정점에 이르려면 아직도 멀었다. 적어도 5∼10년 정도는 더 지켜봐야 알 것 같다는 전문가들의 견해이고 보면, 그 수요는 여전히 매력적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정점이란 표현보다는 성장기에서 잠시 쉬어가는 휴지기(休止期)에 진입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기묘하게도 엔터테인먼트쪽에서 보면 호재로 작용할 수 있는 경제 불황이 지구촌 안팎을 뒤흔들고 있다. 30년대 미국의  경제공황 사례 뿐 아니다. 우리 영화계도 IMF때 규모만 놓고 볼때 가장 화려했다. 달포전에 만났던 미국 친구도 게임의 수요가 예상밖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현지 사정을 전해 주기도 했다.


산업 정체기 내지는 휴지기 시기에 주로 나타나는 상품은 복합제품 또는 특화 제품이다. 이를테면 한 제품에  또다른 제품의 기능을 추가하는 것이다. 반대로 제품 가격을 낮춰 판매수요를 늘리기 위해 핵심 기능만 두고 주변 다른 기능은 모두 지워 버리는 제품들도 등장한다. 이들 제품을 좀 ‘거룩하게’ 포장하면 블루오션의 상품군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콘텐츠 분야도 별반 다르지 않다. 정체기 때 나타나는 게 다름아닌 ‘하나 더’ 상품군이다.90년대 중후반 음반 시장이 수요 정체의 어려움으로 심한 불황을 겪게되자 업계가 경쟁적으로 선보인 음반이 이른바 편집음반이었다. 유명 가수들의 히트곡만을 모아놓은 편집앨범은 한때 음반사들의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다. 큰 재미를 본 음반사도 있었다.

 

하지만 그 짭짤한 재미는 오래 못간 채 부메랑처럼 업계에 독이돼 돌아 왔다. 가수들의 개별음반이 거의 팔리지 않게 된 것이다. 어려운 시기만 잘 넘겨 보자고 했지만  낭패를 보게 된 것이다. 


게임계에도 비슷한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예컨대 에듀 게임 등 기능성 게임의 잇단 출현이다. 솔직히 나쁜 현상은 아니다. 긍정적인 측면에서 보면  신규 수요의 창출 등 수요 저변을 넓힐 수 있다는 잇점이 있다. 또 뛰어난 몰입성 등 게임의 독자적 특성을 고려하면 기능성 게임이 시장에서 의외로 먹혀들 가능성도 크다. 게임의 원죄를 상쇄하기에 그만인 것도 끌리는 대목이다.


그렇지만 게임은 게임으로만  승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틈새 상품이 주력상품군으로 자리매김할 수 없듯이 기능성 게임은 그 것으로써 족해야 한다는 의미다. 일각에서는 마치 블루오션의 제품군을 발견이나 한듯이 호들갑이지만, 그  수요는 제한적이고 나무의 가지 수준이다.

 

닌텐도에서 야단법석을 떨며 기능성 게임 SW를 내다 팔았지만, 그 효과를 봤다는 사람은 만나보지 못했다. 여기에다 그 효과가 전혀 없다고 알려지면서  그 수요가 썰물처럼 빠져 나가고 있다. 닌텐도의 과장광고에 의한 결과와 그 전형의 신기루에 취해 있었을 뿐이다. 차분하게 한단계씩 걸어 올라가야 한다. 바람이 인다해서 쏠렸다가는 뿌리째 뽑히기 십상이다.


게임계가 기능성 게임에 눈을 돌리는 일은 새로운 유통망을 열어보려는 노력으로 이해된다. 그렇다고 해서 다함께 몸부림칠 건 아니라고 본다. 그런 몫은 기능성 게임에 특화된 업체들이 맡아주면 될 일이다. 주력기업, 주전 선수들이 나서 할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 쪽으로 눈을 돌릴 시간이 있다면 차라리 흥행 대작 개발에 더 힘을 기울이거나, 새 작품 구상에 골몰하는 게 게임계와 산업계를 위해 맞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게임수요가 정점에 도달했다고 했는가. 그건 절대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런데 때 아니게 기능성 게임 개발에 신경을 쓰고 있다. 갈길도 먼데 이면 도로에 눈을 돌리고 있다. 고육지책에서 나왔다면 그 것은 더더욱 아니다. 적어도 메이저라면 기능성게임 개발 보다는 본업에 충실하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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