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국가들은 문화콘텐츠산업을 21세기 국가 성장 동력의 하나로 주목하고 있다. 새로운 미디어 환경 속에서 문화콘텐츠산업의 경제적 잠재력은 점점 확대되어 가고 있으며, 새로운 문화적 창출 욕구와 맞물려 보다 높은 경제적 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게임산업은 유래 없는 경제적 난관 속에서도 지난 해 수출 10억달러 달성이 확실시 되는 등 가시적 성과를 보인 핵심 성장산업 중 하나로 상상력과 창의성을 기반으로 한 신지식 산업이다. 더불어 새로운 소통체계를 구축하고 새로운 삶의 가치를 이끌고 있는 미래 산업이다.


하지만, 이러한 게임산업을 둘러싼 사회적 시선은 그리 따뜻하지만은 않다. 게임의 산업적 역할에도 불구하고 게임의 속성에서 비롯되는 ‘사행성’의 문제나 ‘과몰입’의 문제는 아직까지 우리 게임산업의 성장에 ‘주홍 글씨’로 작용하고 있다. 재미를 추구하는 게임과 그에 따르는 부작용의 관계는 일도양단하듯 분리하기가 어려운 것이며, 그러한 부작용의 문제를 게임 이용자의 전적인 책임으로 돌릴 수만도 없다.


그러한 측면에서 산업적 성장에 비례해 게임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증가하고 있다. 이미 우리나라 및 세계 각국의 기업들은 기업 이미지의 지속적 개선과 장기적 이익실현을 위해 소비자로부터 받은 이익을 나누고 있다. 게임기업 역시 이러한 사회적 역할을 소홀히 할 수 없으며, 사랑받는 기업으로 거듭 성장하기 위해서는 선도영역의 기업으로서의 역할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무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지만 크게 고용창출, 이익 배분, 문화 조성 등으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게임 기업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건전 게임문화조성’이라 생각된다. 그동안 일각에서는 게임기업이 이익 창출에만 몰두할 뿐 건전한 게임문화 조성을 위한 노력은 게을리 한다는 비판이 일어 왔다.


물론 그동안 게임업계에서도 이러한 게임의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지속해 왔으며, 특히 지난해 9월 발표한 ‘건강한 게임문화 진흥을 위한 자율규약’의 내용을 바탕으로 게임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더욱 강조한 것은 높이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 게임의 영역이 확장되고 게임인구 증가와 함께 여가를 게임으로 소비하는 시간이 늘어나는 것을 감안할 때 그동안의 노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개별 기업들의 노력을 엮어주고 방향성을 갖게 해 주는 구심점이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지난 해 첫발을 내딛은 ‘게임문화재단’은 게임기업들의 사회적 역할을 체계화하고, 개개의 성과들을 하나의 사회적 흐름으로 자리매김 시키는 계기를 만들어 줄 것으로 본다.


앞으로 정부는 그동안 치중해 온 ‘과몰입’ 예방·상담활동을 확대하면서도, 학교 교육과정에 게임 이용 교육시간을 확보하고 게임의 교육적 활용과 같이 게임의 긍정적 역할을 확산하는데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와 같은 노력은 앞서와 같은 산업계의 자발적인 협조가 뒷받침될 때 그 성과는 빨리 오고 커질 것이다. 이제 게임산업은 스스로 어른이 되기 위해 허물을 벗을 때가 되었다. 과도한 규제의 목소리를 떨치고, 산업의 주홍글씨를 스스로 극복해야 할 때다. 주변의 부러움과 질시를 넘어 어떻게 하면 존중을 받는 산업으로 거듭날까를 고민해야 한다. 그래야만 5년 후, 10년 후 조선, 반도체, 자동차 산업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대한민국을 이끄는 콘텐츠호의 선장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모철민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콘텐츠산업실장 cmmo@mcst.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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