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부문 KTH로 중심 移動 가능성

상반기 성과 따라 합병사가 직접 챙길수도…문제점 많아 시일 걸릴 듯 

 

[더게임스 안희찬기자] 국내 1위 유선통신사업자인 KT와 2위 이동통신사업자인 KTF가 합병한다. 매출 19조원, 순익 1조 2000억원, 자산 25조원대의 거대 통신기업인 이른바 ‘공룡 KT’가 탄생하게 됐다.


이에따라 그동안 강하게 추진해오던 게임사업의 로드맵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KT와 KTF는 합병되기 이전부터 각 사별로 게임 사업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며 시장 진입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던 만큼 통합 이후에 어떤 형태로든지 조정과 조율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유·무선 통신망을 모두 보유한 ‘합병KT’에게 가장 적합한 사업이 게임이라는 점에서 좀 더 적극적인 공세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중복됐던 양사의 게임 사업을 일원화하면서 사업 진행이 탄력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다. 또한 KT가 게임 유저층을 흡수해  유·무선 결합 상품과 연결시킨 다양한 마케팅도 전개할 것으로 관측된다.


산업계 전문가들은  ‘합병KT’가 게임 사업에 본격적인 투자를 진행할 경우 게임 업계의 판도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거대 자본과 마케팅력, 기반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쓰나미급 파장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KT와 KTF는 모두 게임 콘텐츠의 가능성에 대해 합병 이전부터 관심을 가졌다. KT의 경우만 해도 농구게임인 ‘프리스타일’ 개발사인 제이씨엔터테인먼트의 인수를 내부적으로 고민하기도 했을 정도다. 여기에 최근 KT는 IPTV 사업을 전개하면서 더욱 게임 콘텐츠의 성장성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


KTF도 게임사업에 대해 관심이 높기는 마찬가지다. KTF는 2000년부터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해온 모바일 게임 시장이 2005년 이후 정체 국면으로 들어서면서 KTF는 모바일보다는 온라인게임 사업에 대한 관심을 보여 왔다.


 
# 전체 조직 셋업후 논의 시작될 듯


양사가 합병이 되면 게임 사업에 대해서는 더욱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이런 저런 상황 때문에 2월초 현재까지 게임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하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통신이라는 1차적인 사업에 대한 교통정리와 합병에 따른 내부 조직 문제등을 해결하는 것이 선결과제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모든 시나리오에서 KTH가 핵심 포스트로 떠오르고 있다. 첫번째 시나리오는 KTH가 KT그룹의 게임사업을 총괄하는 형태다. 이미 KT그룹내에서 KTH는 게임 사업을 진행해 온 상태다. 이미  ‘프리스타일’과 ‘십이지천1·2’ 등을 서비스하면서 시장 진입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합병KT’ 입장에서 볼 때 보유하고 있는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고 투자를 진행한다면 상당히 빠르게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특히 ‘합병KT’가 게임 사업을 하는 이유가 단지 매출이 아니라 마케팅을 극대화시키고 신규 고객 창출 때문이라면 굳이 본사에 게임사업부를 둘 필요성은 적다. 때문에 KTH가 재주를 부리면 ‘합병KT’가 실익을 가져가는 형태로 게임 사업을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합병KT’가 전격적으로 게임 사업 진출을 선언할 수도 있다. 예전 KT와 KTF의 합병관련 이슈가 처음으로 나왔을 때 게임사업을 직접 할 것이라는 얘기가 돌았다. 이를 위해 KTH의 게임사업부를 합병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비록 합병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KTH의 게임 사업부 인수 얘기도 흐지부지 됐지만 최근 양사가 합병되면서 이 이슈가 자연스럽게 다시 불거지고 있는 상태다.


 
# KT가 KTH 지휘하는 방식 유력


‘합병KT’가 KTH의 게임사업부를 합병하지 않고 직접 게임사업을 할 가능성도 있다. KTH와의 내부 경쟁을 통해 시장에서 살아남는 조직에 힘을 실어넣는 방안을 택할수도 있다는 것. 하지만 이 방안은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합병한 양사가 쉽게 택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또 다른 시나리오는 KTH가 게임사업을 전담하지만 ‘합병KT’가 씽크탱크 역할을 하면서 조율하는 방식이다. KT그룹내에서 자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게임사업을 총괄할 수 있는 씽크탱크가 없었던 만큼 ‘합병KT’가 KTH의 게임 사업에 전폭적인 지원을 하는 지휘부 역할을 할 것이라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이 방식이 가장 유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KT 그룹내의 게임 사업을 한 곳으로 집중시켜 효과를 높임과 동시에 ‘합병KT’가 씽크탱크 역할을 하면서 융합 플랫폼 등 향후 게임산업의 변화에 능동적 대처를 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드는 형태가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안이 가장 유력화되는 이유는 ‘합병KT’내에 홈고객 부문에서 게임파트를 관장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어떤 시나리오가 접목되든 KTH 게임 사업은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합병KT의 홈고객 부문장으로 전 KTH 노태석사장이 선임됐기 때문이다. 노 사장이 KTH 재직 당시 게임에 대한 관심도가 높았던 만큼 ‘합병KT’내에서도 게임 사업에 대한 목소리를 높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노태석 전 사장이 KTH에 대한 애정이 컸기 때문에 비록 ‘합병KT’로 옮겼지만 꾸준한 사랑을 KTH에 쏟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이같은 시나리오를 염두 둔 때문이진 최근 KTH의 게임 사업 움직임도 발빠르다. KTH는 게임포털인 ‘올스타’의 BI 등을 빠르면 3∼4월 중에 교체할 예정이다. 2007년 10월 오픈해 1년4개월 가량 서비스했음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BI 변경을 단행, 이미지 변신을 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KTH측은 이를 통해 퍼블리싱 사업에 더욱 적극적으로 뛰어든다는 내부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함께 최근 마케팅 인력을 충원하는 등 내부 조직도 재정비하는 등 본격적인 행보를 펼치고 있다.


KTH 한 관계자는 “‘합병KT’가 등장하면 KT 그룹내 게임사업의 무게 중심이 KTH로 넘어올 가능성이 높다”며 “이렇게 될 경우 KTH의 게임사업은 예전보다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의외의 변수는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올해 상반기 KTH가 게임 사업에서 어떤 성과를 보이느냐가 관건이다.  KT그룹의 게임 사업이 KTH를 배제하고 진행되기 어려운것은 사실이지만 그룹 차원의 게임 사업 전략이 짜여질 하반기 이전까지의 KTH 성적표에 따라 전혀 다른 그림이 그려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무엇보다 KTH가 좋은 성과를 거둬야 하고, 이를 위해 FPS 게임인 ‘어나더데이’ 등 차기 퍼블리싱 작품이 선전해야 한다. 때문에 KTH가 상반기에 좋은 실적을 거두기 위해 대대적인 마케팅을 전개할 가능성이 높다.

 

 

# KT그룹 게임사업 성공할까


그동안 KTH가 게임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KT그룹에서 볼 때 만족할만한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양사가 합병을 하면서 상황은 바뀌었다. 그동안 KT 그룹내에 중첩돼 있던 게임사업이 어떤식으로든 정리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과감한 투자가 이뤄진다면 기존과는 다른 형태의 파급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KT의 게임 사업이 찻잔 속의 태풍으로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하고 있다. 이미 여러차례 대기업들이 진출했지만 시장 진입에 실패했던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게임산업 구조나 환경이 전혀 다른데도 불구하고 타 사업의 잣대로 게임산업을 재단하려 했던 것이 실패의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합병KT’역시 이런 실수를 할 가능성은 존재한다. 다만 이미 게임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KTH가 있고 지속적으로 게임사업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며 자료 수집과 노하우를 쌓은 만큼 다른 대기업들에 비해 시장 안착 가능성은 높다.


업계에서는 KT가 적극적인 투자와 게임 인식 전환을 위해 노력해줄 것을 주문하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KT그룹이 KT와 KTF의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를 게임사업에도 활용한다면 예전과 다르게 충분히 시장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기존 대기업들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 현재의 산업과 시장 구조와 선 순환을 이룰 수 있는 로드맵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chani71@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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