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에서 방영 중인 고려 사극 '천추태후'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연이은 외침과 계파 갈등으로 혼란을 거듭하고 있던 고려 초, 천추태후와 성종은 ‘새로운 시각과 시도’로 위기의 고려를 반석 위에 올려놓는데 기여했기 때문이다.


2008년 12월. 위피 탑재 의무화의 폐지를 감히 고려 초 거란의 침입에 비유해 본다. 거란의 침략이 그러했듯 위피 탑재 의무화 폐지 결정 역시 ‘설마 설마’ 하는 분위기 속에 찾아왔다. 이로 인해 우리 모바일 업계는 또 한 번 큰 변화의 기로에 놓일 것이다. 당사의 조사에 따르면 위피 폐지는 해외 단말 벤더의 국내 진출 가속화, 스마트 폰의 활성화 등 업계에 적지 않은 위협 요소로 작용 할 것이다.


하지만 변화(Change)는 곧 기회(Chance)임을 우리는 2006~2007년 업계 위기를 극복하며 절실히 체험했다. 지난 2004년, 위피 의무화가 가시화 되자 600여 개의 회사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모바일 게임 개발에 뛰어들었다. 어떤 이는 이를 난투극에 비유했다. 그리고 2005년 말, 자성의 분위기가 감돌았고, 우리 업계는 빠른 속도로 상생 경영체제를 확립해갔다.


‘위피 탑재 의무화 폐지’라는 커다란 바람 앞에 놓인 우리 업계의 상황 역시 마찬가지이다. 위피 플랫폼이 어느 정도 우리 업계의 성장을 이끌어 왔다지만, 한편으로는 내수형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시장 전체의 규모를 키우는 데에는 어려움으로 작용했던 것도 사실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위피 탑재 의무화의 폐지는 오히려 우리 업계의 시장 규모를 키우고 전통적인 모바일 콘텐츠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확립하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미 아이폰, 구글폰 시장에서 우리 업계의 컴투스나 게임빌은 게임 공급에 성공하여 그 개발력을 인정받았고, 뒤이어 여러 개발사가 올해 중으로 아이폰, 구글폰 등에 게임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한다. 2500억의 국내 모바일 게임시장을 넘어 100억 달러의 세계 모바일게임 시장으로 눈을 돌릴 때가 온 것이다. 2009년 새해, 천추태후가 우리 국민에게 불어넣은 용기가 모바일 게임계에도 전해지길 기대해본다.

 


김동숙 KTH 모바일게임팀장 / freshimag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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