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사장 조기 辭退 ‘외압 의혹’…복잡한 이해관계 얽혀 석연찮은 낙마

사업 당분간 차질 불가피할 듯…업계 “준비없이 무리하게 추진한 탓” 비난
 
[더게임스 모승현기자] 강원랜드(대표 조기송)가 의욕적으로 추진중인 게임사업 진출이 첫 삽도 뜨기 전부터 삐거덕거리고 있다.


강원랜드는 지난 2일 자본금 145억을 출자해 하이원엔터테인먼트를 설립 초대 사장으로 우종식 前 한국게임산업개발원장을 임명하고 ▲개발 스튜디오 인수 ▲인재 양성을 위한 아카데미설립 ▲다양한 원소스멀티유스 전략을 기치로 출사표를 던졌다.


하지만 신임 우종식 사장이 석연찮은 이유로 돌연 사임을 표명, 당초 계획했던 사업에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우 사장은 “대표 선임 과정에서 일부 이사들이 절차상의 하자를 문제삼아 재선임을 요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에따라 지난 15일 사표를 제출했고, 수리 여부를 떠나 29일자로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 그러나 일각에서 주장하는 정치적인 배경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 절차상 하자가 근본 이유


강원랜드는 지분 51%가 공적자금으로 구성돼 있는 공기업이다. 지식경제부 산하 한국광해관리공단(36%)이 명목상 최대주주이며 강원도(6.6%), 정선군(4.9%), 태백시(1.25%), 삼척시(1.25%), 영월군(1%) 등으로 지분이 쪼개져있다.

 

 

우 사장 선임에 반대한 일부 이사들은 공기업인 강원랜드가 100% 출자한 회사인만큼 하이원엔터테인먼트 역시 공모절차를 거쳐 신임대표가 임명돼야 함에도 불구, 조기송 사장이 독단적으로 이를 임명한 것은 절차상의 하자가 분명하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강원랜드 미래사업추진실 관계자는 “공기업인 강원랜드 대표의 경우 법에서 정한 공모절차를 거쳐야 하는 것은 맞지만 주식회사인 하이원엔터테인먼트의 대표까지 공모 절차를 거쳐야 하는 지에 대해서는 확인할 필요성이 있다”고 전제하며, “단 이사회에서 문제삼고 있는 것은 단순한 법적인 하자가 아닌 강원랜드의 미래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사업에 대해 조기송 사장 독단으로 이를 결정한 것이 발단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강원랜드의 얽히고 설킨 복잡한 이해관계 때문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국광해관리공단이 명목상 최대주주이지만 강원도, 정성군, 태백시, 삼척시, 영월군 등 해당 지역 지자체들이 지분을 나눠 갖고 있는 형태에서 이들 지자체간의 파워게임이 존재한다는 것. 여기에 올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조 사장에 대한 재신임 문제도 함께 얽혀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조 사장 연임에 반대하는 측에서 절차상의 하자를 문제삼아 우종식 사장 선임을 반대하고 나섰다는 것이다. 지난해 프로게임단 한빛스타즈 인수 협상 역시 최종 마무리단계에서 이사회의 반대에 부딪혀 통과되지 못하는 등 강원랜드는 내부 복잡한 이해관계 때문에 게임사업 추진 과정에서 엇박자 행보를 거듭해왔다.

 

 

# 지난 국감때도 ‘논란’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힌 내부사정도 문제지만 방만하게 사업을 진행해온 강원랜드의 사업행태도 화를 불렀다는 지적이다. 강원랜드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사업은 1조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게임과 연계한 e시티를 비롯해 리조트, 워터파크 등 다양하다. 강원랜드는 이같은 신성상동력 확충을 통해 지역 경제활성화에 이바지하고 고용을 창출하겠다고 강조해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2015년으로 기한이 정해져있는 ‘폐광 특별법’ 때문이라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즉 폐광지역 경제회생을 목적으로 설립된 강원랜드가 2015년인 법 시한 만료 이전에 누릴 수 있는 각종 세제 혜택 또는 보조금 지원 등의 보호를 받기 위해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도 이 같은 강원랜드의 방만한 경영이 도마위에 오르는 등 이런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게임사업은 2015년 특별법 시한이 만료되는 시점에서 미래 성장동력으로 강원랜드가 역점 사업으로 선정한 것”이라며 “관련 외부 용역은 물론 e시티와 연계한 다양한 사업모델, 그리고 인재 양성을 통한 지역 인재를 창출 등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예상되는 만큼 방만한 사업과는 거리가 멀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야침차게 추진한 게임사업이 첫 삽을 뜨기도 전에 사장이 절차상의 문제로 교체된 것은 역설적으로 강원랜드의 준비와 의지가 어느 수준인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례라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 조속한 공모 이뤄질 듯


현재 사표 수리 여부와 상관없이 우 사장이 29일로 퇴사 시한을 정한 만큼 후임 사장에 대한 공모 작업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강원랜드는 게임사업이 단순한 작품의 서비스 유무를 떠나 현재 추진중인 e시티등과 연계된 사업이기 때문에 무작정 뒤로 미룰 수 많은 없는 상황이다.


특히 한빛스타즈 구단 인수 협상 무산을 시작으로 우 사장 사임 등 잇단 악재로 자칫 강원랜드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확산 되는 것을 가장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공모절차는 정해진 바 없다”며 “하지만 게임사업을 위해 인력 채용을 비롯해 업무 분담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후임 사장을 장기간 공석으로 비워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조속한 시일 내에 후임 사장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을 내비쳤다. 후임 사장의 경우 공모 절차를 밟아 선임될 것으로 보인다.


카지노업체에서 종합 엔터테인먼트업체로 이미지 변신을 꾀하기 위해 게임사업 진출을 선언한 강원랜드가 잇단 악재를 딛고 게임사업에 성공적인 첫 발을 내딛을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 인터뷰-우종식 하이원엔터테인먼트 사장 |


“정치적 배경과는 전혀 무관한 일”

 

우종식 하이원엔터테인먼트 사장이 취임 한 달도 안돼 전격적으로 사임의사를 표명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의 과거 전력(?)을 문제삼은 정치적 이유라는 주장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하지만 우 사장은 “인선 과정에서 절차상의 문제일 뿐, 정치적인 배경은 없다”며 반박했다. 다음은 우 사장과의 일문일답.

 

- 사표는 언제 제출했나. 수리 여부는.
▲ 지난 14일 제출했다. 29일까지로 그 시한을 못박았으며 아직 수리 여부는 통보받지 못했다.
  
-전격적으로 사임을 결정했는데, 이유가 뭔가.
▲단언컨데, 일각에서 흘러나오는 IT노사모 활동과 관련한 정치적 배경이 문제된 것은 절대 아니다. 만약 내가 노사모 출신이라면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한국게임산업개발원 본부장으로 재직할 수 있었겠는가? 또 노무현 前 대통령 취임 이후 한국게임산업개발원장이 아닌 장관이나 다른 주요 보직을 주지 않았겠는가. 학자 신분으로 정부 정책에 대해 약간의 조언을 했을 뿐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사퇴 이유 역시 이사회에서 절차상의 문제를 들어 재선임을 요구한 것으로 알고 있다. 정치적인 배경과는 무관하다.

 

-만약 공모가 이뤄진다면 재도전할 의향은.
▲ 전혀 없다. 조기송 사장과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다. 사장 취임 전에 면접을 위해 본게 처음이다. 본인을 믿고 전폭적인 지지를 약속한 조 사장께 죄송한 마음이 든다. 하지만, 공모가 이뤄진다해도 응하지 않을 생각이다. 단 하이원엔터테인먼트측에서 게임사업에 대한 조언을 요구한다면 적극 도와줄 의향은 있다.

 

- 향후 계획은.
▲ 아직 결정된 바 없다. 하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기회가 된다면 게임사업에 다시 도전하고 싶다는 점이다. 개발원장 시절 미처 하지 못했던 사업이 있다. 하이원엔터테인먼트 사장직을 수락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자본상의 한계, 구조상의 한계 때문에 하지 못했던 사업을 하이원엔터테인먼트라면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mozira@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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