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주국 위상’ 앞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 强點이자 機會
사회적 認識 부족·미국 중국 등 후발주자의 추격은 ‘弱點이자 危機’

 

[더게임스 모승현기자] 한국게임산업이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말 3대 게임강국으로 발돋움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게임산업중장기계획’을 발표했다. 2012년까지 게임 부문에 3500억 원을 투입해 시장규모를 10조 원로 확대하고, 수출을 36억 달러 규모로 키우는 것이 목표다.

 

정부는 이를 위해 ▲글로벌 시장 전략적 진출 ▲차세대 게임제작 기반 조성 ▲미래형 창의 인력·선도 기술 확보 ▲게임문화 가치 창조 ▲유통 환경 선진화 ▲세계 e스포츠 선도 ▲융합환경 제도 정책 체계화라는 7대 추진 전략을 마련하고 20개의 핵심과제와 40개의 일반과제를 중점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세부 추진 과제로 세분하면 사업 꼭지만 100여개에 달하는 방대한 계획은 앞으로 5년동안 국내 게임산업의 약점을 극복하고 장점을 살리겠다는 전략으로 요약된다. 


하지만 현재 국내게임산업이 처한 국내외적 상황을 보면 낙관할만한 일은 아니다. 분명 한국게임산업이 경쟁국가에 비해 강점도 존재하고 이에 따른 기회도 적지 않지만, 약점과 위협요소도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게임산업의 최대 강점은 단연 온라인게임의 종주국으로서의 위상, 즉 세계최초로 온라인게임을 상용화하며 쌓아온 노하우와 기술력이다. 미국, 일본 등의 게임산업이 국내보다 규모와 역사면에서 앞서있지만 온라인게임만을 두고본다면 한국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는 미국, 일본 등의 업체들이 앞다퉈 한국게임업체와 손잡고 자사의 타이틀을 온라인화하거나 한국을 ‘테스트베드’ 삼아 우선 진출국으로 고려하고 있는 사실만 봐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또 정액제, 부분유료화를 비롯한 다양한 수익모델을 개발하고 이에 걸맞은 운영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것 역시 한국이 지닌 강점 중 하나다.

 

기회 역시 많다.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 경제대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지역에서 인터넷 등의 인프라가 확충되면서 온라인 게임에 대한 니즈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 기회다.


그러나 강점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부정적인 사회인식으로 인한 투자위축과 각종 규제는 게임산업이 진정한 산업으로 인정받기 위한 필수요소다. 또 막강한 자본을 바탕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있는 글로벌업체에 비해 국내업체의 자본은 매우 열악한 상황이다.

 

최근에는 글로벌업체의 국내업체 인수가 가시화되기도 했으며, M&A설이 끊이지 않는 등 국내게임산업은 글로벌 자본에 의한 위험에 노출돼 있다.


온라인에 집중된 산업구조 역시 장기적으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플랫폼간 융합에 따라 온라인에 집중된 산업구조로는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없다는 것. 물론 플랫폼간 융합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이 주가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오히려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홍유진 한국게임산업진흥원 정책연구팀장은 “1월 말 세계 게임전망 세미나를 통해 필요한 의견을 청취할 계획”이라며 “3월 달 이후에 설문조사를 통해 현장 조사를 거쳐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구체적인 계획이 도출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게임스에서는 ‘G코리아 위기를 기회로’ 시리즈 두 번째로 2009년 1월 게임 코리아의 SWOT를 분석했다.

 


S(Strength) : 온라인 분야의 축적된 노하우  


 한국게임산업이 경쟁국가에 비해 강점으로 인식되는 것은 ▲ 온라인게임의 종주국으로서의 위상 ▲ 인터넷을 비롯한 발전된 IT인프라 ▲ 서버기술 ▲ 다양한 수익모델 발굴 등 서비스 노하우 ▲ 폭넓은 게임 이용자 등을 꼽을 수 있다.


우선 한국은 온라인게임의 종주국으로서의 위상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 96년 넥슨의 ‘바람의나라’를 시작으로 개화기를 맞이한 국내 온라인 게임은 ‘리니지’ ‘라그나로크’ 등으로 이어지며 발전에 발전을 거듭했다.

 

지난 2007년 국내 온라인 게임은 전세계 게임 시장 규모 922억 달러 중 24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이는 약 2.6%에 그친다. 하지만 온라인게임만을 두고 생각했을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2007년 전세계 온라인게임시장 규모는 69억 달러로 이중 국내온라인게임은 34.5%인 24억 달러를 차기하기 때문이다(2008 대한민국게임백서). 미국, 일본 등 후발국들의 추격으로 점유율이 다소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지만(2009년 32.5%, 2010년 32.1%) 전체 시장의 규모 역시 증가한다는 점에서 당분간 한국온라인게임이 전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변함이 없을 것으로 기대된다.


인터넷을 비롯한 발전된 IT인프라 역시 경쟁국에 비해 앞서있는 것 역시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수십만 명의 유저가 동시에 집중된 상황에서도 원활한 게임환경을 제공하는 서버기술은 일찍부터 온라인이라는 플랫폼에 집중해 쌓아온 경험과 기술이 바탕이 된 우리의 핵심경쟁력이다.


이 밖에 단순 게임이용료의 개념을 벗어나 정액제, 부분유료화 원소스멀티유즈 등의 다양한 수익모델을 발굴한 노하우 역시 무시할 수 없다. 특히 아이템 판매를 기초로 한 부분유료화 모델은 해외에서도 벤치마킹을 시도할 정도로 인정받고 있다. 최근에는 온라인 뿐 아니라 모바일게임에도 부분유료화 수익모델을 적용하며 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


또 일찍부터 온라인게임을 경험한 풍부한 이용자층도 빠트릴 수 없다. EA, 블리자드 등 굴지의 해외기업들이 국내진출을 시도하는 배경에는 게임의 발전 방향에 대한 명확한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는 한국의 게임 이용자층도 자리 잡고 있다. 한국이 전세계 온라인 게임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W(Weakness) : 사회적 인식 부족과 왜곡된 구조 


한국게임산업이 경쟁국가에 비해 약점으로 인식되는 것은 ▲ 게임에 대한 사회적 인식 부족 ▲ 온라인에 치중된 산업구조 ▲ 국가주도형 등급심의제도 ▲ 자본력 부족 등이다.


한국게임산업은 지난 10년간 가파른 성장을 계속해왔지만 지난 2006년 ‘바다이야기’로 촉발된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발전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게임산업에 대한 각종 지원책을 쏟아내던 정부는 ‘바다이야기’ 이후 PC방 등록제, 셧다운제 등 각종 규제를 내놓으며 한 걸음 물러서려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게임을 ‘중독· 도박’과 동일시하는 부정적 인식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 없이 게임산업에 대한 투자 역시 위축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산업으로 나아가는 데 있어 치명적”이라며 “부정적인 인식의 해소 없이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은 사회적인 여론의 힘에 밀려 줄어들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온라인에 치중된 산업구조는 국내 게임 산업이 지니고 있는 강점이자 약점이다. 2008년 대한민국게임백서에 따르면 국내 게임 산업 규모는 6조 391억 원에 달한다. 이를 세분해 보면 온라인 부문의 생산 매출이 2조 7556 억 원, 소비 부문에 해당하는 PC방 매출이 2조 2049 억원이다.

 

이둘을 합치면 4조 9605 억원으로 전체 게임 시장의 82%를 넘어 선다. 이처럼 온라인에 치중된 산업구조는 인력의 편중현상을 불러일으킬 뿐 아니라, 플랫폼간 영역이 붕괴되고 있는 상황에서 경쟁국가에 비해 뒤처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국가주도형 등급심의제도는 정형화된 형태의 작품 개발이 이뤄지는 악영향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이는 현행 등급심의제도가 단순히 연령등급의 확인이 아닌 서비스를 위한 사전절차이기 때문이다. 결국 등급심의를 받기 위해 정해진 가이드라인에 따라 개발을 진행할 수 밖에 없어 창작력이 핵심인 게임의 특징을 살릴 수 없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EA, 블리자드 등 거대 자본을 갖춘 해외기업에 비추어 부족한 자본력도 문제다. 실제 액토즈는 중국 샨다에 매각됐으며, 몇몇 업체들 역시 글로벌 기업의 M&A 대상에 오르는 등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 밖에 경쟁국가에 비해 부족한 개발인력 역시 3대 게임강국으로 나아가기 위해 해결해야 할 요소다.

 

 

O(Opportunities) : 플랫폼 융합 가속화 


한국게임산업이 3대 게임강국으로 도약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는 ▲ 온라인·콘솔 등 플랫폼간 융합 가속화 ▲ 인터넷을 비롯한 IT인프라의 전세계적 발전 ▲ 온라인 게임에 대한 전세계적 니즈 증가 등이다.


전세계적으로 온라인·콘솔 등 플랫폼간 융합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은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 온라인 즉 서버기술에 핵심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피파온라인’,‘배틀필드온라인’,‘퀘이크워즈온라인’등 유명 PC게임이 국내 업체의 공동 개발 또는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온라인화되고 있다. 여기에 한국이 IPTV 등 차세대 통신 플랫폼의 선도국으로 나서면서 IPTV용 게임 등 신규 시장 개척에도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 있다.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러시아 등 국가에서 빠르게 인터넷 인프라가 보급되고 있는 것도 기회다. 이는 이들 국가에서 한국 온라인 게임의 선도적 이미지가 굳어지고 있는 것과 맞물려 수출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예당온라인, 엠게임, 넥슨, CJ인터넷 등은 이들 국가에서 해마다 수출이 증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온라인게임에 대한 전세계적인 니즈 증가도 한국이 3대 게임강국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다. 과거 미국, 중국, 동남아시아 등 일부 국가에 한정됐던 수출 국가는 러시아, 유럽, 인도, 브라질 등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다. 특히 러시아, 인도, 브라질 등은 신흥 경제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국가라는 점에서 중국을 넘어서는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T(Threats) : 무한경쟁 체제의 돌입 


한국 게임 산업이 3개 게임강국이 되는데 위협요소는 ▲ 자본력을 갖춘 해외업체의 온라인사업 진출 ▲ 중국 등 후발주자의 가파른 성장 ▲ 글로벌 인지도가 높은 IP의 부족 등이다.


가장 위협이 되는 것은 단연 미국, 일본 등 게임강국의 진출이다. 이들은 자본력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막강한 고유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어 국내 온라인게임의 시장을 잠식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 블리자드의 ‘와우’는 이미 글로벌적인 성공을 거두면서 한국이 온라인게임의 종주국이라는 과거의 명성에만 머물러서는 안된다는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일본 역시 콘솔 중심의 시장구조에서 벗어나 유명 콘솔 타이틀의 온라인화를 통해 한국의 위치를 넘보고 있다. 중국 역시 만만한 상대는 아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건비를 바탕으로 물량공세를 펼칠 뿐 아니라, 중국정부의 자국게임 보호조치로 인해 게임도용, 작업장등에 대한 규제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어 한국 온라인게임의 최대 위협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중국 정부의 이 같은 묵인 아래 해마다 중국게임시장에서 차지하는 한국게임의 비중은 점차 낮아지고 있으며, 급기야는 매출 상위권에 위치한 한국게임은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글로벌 인지도가 높은 IP의 부족으로 인해 해외 타이틀의 온라인화가 이뤄질 경우 브랜드 인지도면에서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 역시 해결해야할 과제다.

 

 

mozira@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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