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게임스 김상두기자] 실용정부 출범 이후 유사기관의 통폐합이 이슈가 되고 있다. 정부 주요 부처는 물론 산하 기관도 이같은 흐름에 맞춰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다. 게임관련 기관들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게임산업진흥원과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 등 3개 기관의 통폐합이 추진중이다. 


 이같은 흐름 속에서 한국게임산업협회와 첨단게임산업협회(KESA)의 통폐합이 논의됐지만 결국 무산된 일이 있었다. 그 후 KESA는 ‘디지털융합콘텐츠협회’로 이름을 바꿨다.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디지털융합콘텐츠를 대표하는 신기구로의 전환은 그럴싸해 보인다.


 하지만 속사정을 살펴보면 결코 편치않다. KESA의 홀로서기가 힘겨워 보이기 때문이다. 디지털융합콘텐츠협회가 차세대 콘텐츠를 대표하는 사업을 전개한다고 하지만 그 근간은 ‘게임’이다. 포장만 다를 뿐 알맹이는 한국게임산업협회와 대동소이하다. 중복 업무와 또 다른 밥그릇 싸움이 우려되는 부분이다.


 KESA와 한국게임산업협회의 악연은 사실 오래 전부터 시작됐다. 참여 정부 시절, 아니 온라인게임이 태동하면서부터 두 협회는 정보통신부와 문화부 간 힘겨루기의 최전선에서 영역싸움을 벌였다. 한 때 화해의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했지만 이것도 찰나에 그쳤다. 왜 이같은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것일까. 이는 서로를 경쟁상대로 보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최근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당선자 오바마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팀오브라이벌(Team of Rival)’ 정책이 그것이다.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는 경선에서 최대 경쟁자였던 힐러리 클린턴에게 요직 중 하나인 국무장관직을 제의했다.  향후 자신의 독단과 독선을 견제하고, 대외적으로 ‘통합’이라는 이미지를 부각시켜 신뢰도를 쌓을 수 있다는 긍정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라이벌을 눌러야하는 한국과는 대조적인 모습이 아닐 수 없다. 대의를 위한 오바마의 ‘팀 오브 라이벌’ 행보를 한국게임산업을 대표하는 양 협회는 어떻게 생각할 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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