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ORPG '겨울戰爭' 예측불허

WOW·아이온 자존심 경쟁 ‘점입가경’…연말께 우열여부 드러날 듯


[더게임스 김세관기자] 2008년 초겨울 온라인 게임 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아이온’과 두번째 확장팩을 선보인 블라자드엔터테인먼트(대표 마이크 모하임)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이하 WOW)’가 MMORPG 지존자리를 놓고 불꽃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비슷한 시기에 시작된 콘텐츠 서비스, 같은 장르, 그리고 ‘리니지’ 이후 MMORPG 정상을 ‘와우’에게 빼앗겼던 엔씨소프트의 왕좌탈환 여부 등 여러 이슈들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지면서 유저는 물론 업계 관계자들의 관심이 온통 ‘아이온’ 대 ‘WOW’의 겨울전쟁에 쏠려있다. 한국과 미국의 자존심을 건 승부에서 과연 누가 마지막에 웃을까. 

 

 초반 판도는 확실한 ‘아이온’의 우세다. 지난 11일 오픈베타 테스트와 함께 업계에 분 ‘아이온’ 바람은 그야말로 핵폭풍이었다. ‘아이온’은 오픈 첫 주부터 100주 넘게 PC방 점유율 1위를 고수해온 ‘서든어택’을 단숨에 밀어내고 1위에 오르는 돌풍을 몰고왔다. 1위에 오른 것도 놀랍지만, 20% 가까운 PC방 점유율을 유지하며 압도적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정확히 ‘아이온’보다 1주일 늦게 확장팩 ‘리치왕의 분노’를 출시한 ‘WOW’ 역시 출시와 함께 안정적인 서버 관리와 준비된 콘텐츠로 호평을 받고 있다.‘아이온’ 오픈이후 6위까지 밀렸던  PC방 점유율도 곧바로 3위로 수직 상승했다.

 

# 1R는 ‘아이온’의 판정승

 ‘리치왕의 분노’ 출시 전 20%까지 PC방 점유율을 높여가던 ‘아이온’ 역시 18일 19%대로 소폭 하락 한데 이어 19일에 1.5%떨어진 18% 중반의 점유율로 주춤했으나 부동의 1위 자리를 고수하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초반 깜짝쇼에도 불구, “‘WOW’ 확장팩이 나와봐야 안다”고 평가를 보류했던 업계 전문가들도 ‘아이온’ 바람이 결코 찻잔속의 태풍이 아님을 인정했다.


 현재로선 초반 분위기는 누가 봐도 ‘아이온’의 판정승이다. ‘리치왕의 분노’가 출시 됐다고 해서 괄목할 만한 변화는 일어나지 않았다. ‘아이온’의 초반 강세는 그동안 새로운 작품 출시를 열망하던 MMORPG 유저들이 뉴 콘텐츠 브랜드 소비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리치왕의 분노’보다 1주일 빠르게 게임을 선보였다는 선점 효과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상용화 이전의 테스트 기간이기 때문에 유저가 쏠리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오베 기간 동안 PC방 점유율 압도적 1위에 동시접속자 20만명을 돌파한 작품은 그동안 찾아볼 수 없었다는 점에서 당분간 ‘아이온’의 상승세가 꺾일 가능성은 낮다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그럼에도 이러한 ‘아이온’의 초반 강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현재 테스트 기간 중이기 때문에 콘텐츠가 아직 충분하지 못하다는 지적과 ‘리치왕의 분노’의 안정된 서비스로 유저들이 조금씩 ‘WOW’쪽으로 이탈하고 있는 조짐도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줄어든 ‘아이온’의 PC방 점유율 2%만큼 ‘WOW’ 점유율이 그에 비례해 증가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 ‘아이온’ 상용화 이후가 ‘승부처’
 승부처는 결국 25일부터 시작할 ‘아이온’의 상용화 이후가 될 전망이다. 대체로 정액제 방식의 MMORPG류는 상용화 이후 유저들이 불가피하게 이탈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초 오픈베타 당시 돌풍을 몰고온 ‘헬게이트:런던’ 역시 정액제 상용화 이후 유저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 흥행에 참패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따라서 ‘아이온’ 상용 서비스 이후 얼마나 유저들이 이탈할 지, 또 이탈한 유저들이 얼마나 ‘WOW’로 유입될 지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업계 전문가들은 “‘아이온’에 정량제 실시를 예고하고 있는 엔시소프트의 요금 정책과 추가 될 것으로 계획된 콘텐츠들이 얼마나 충실하게 유저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 지도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아이온’을 플레이 하는 유저들 중 베타족을 비롯한 거품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전례로 봤을 때 상용화 이후 최대 5% 정도의 유저가 빠져나가 ‘WOW’ 콘텐츠를 즐기게 된다면, PC방 점유율 10%가 넘는 두 게임의 양강체제가 구축돼 서로 간 대결이 가히 볼만할 것”이라는 말로 ‘아이온’ 상용화 이후의 상황을 전망했다.


 오랜만에 온라인 게임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이번 이슈는 4년 전 ‘리니지’와 ‘WOW’ 대결 구도를 낳았던 엔씨소프트와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재대결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더욱이 침체돼 있는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에 두 작품이 활력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깔린 전망이다.

 

# 공생공존 가능성에 무게
 두 작품이 주는 의미와는 별도로 ‘아이온’과 ‘WOW’ 중 누가 대결 1라운드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을 것인지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현재로선 ‘아이온’이 지금과 같이 우세를 보일 것이란 의견이 많다. 현재 ‘아이온’과 ‘WOW’를 동시에 즐기고 있다는 ‘ssi****’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한 유저는 “초창기 ‘WOW’가 그때까지 나온 MMORPG의 장점을 도입해 유저들의 콘텐츠에 소비에 관한 갈증을 해소했듯이, 지금의 ‘아이온’ 역시 ‘WOW’를 포함한 작품들의 장점들이 잘 융합돼 있어 신규 유저는 물론 기존의 MMORPG 유저들에게도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라는 말로 ‘아이온’의 우세를 점쳤다.


 전통의 강호인 ‘WOW’의 역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유저들의 충성도가 상대적으로 높을 뿐 아니라, 이번 ‘리치왕의 분노’에 대한 서비스와 콘텐츠에 대한 만족도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확장팩이 서비스 되는 동안 게임 내에서 끊김 현상 등이 거의 발견되지 않았고, 게시판에는 불만의 목소리보단 콘텐츠 관련 문의들이 많을 정도로 원활한 서비스가 되고 있어 ‘WOW’로의 대규모 유저 U턴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그러나 시장상황을 종합해볼때 두 게임이 양강체제를 유지할 공산이 크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 대체적인 의견이다. 특정 작품이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기 보다는 ‘공생공존’할 가능성에 보다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이다. 중소 개발 업체에서 MMORPG를 개발 중인 한 개발자는 “장르와 컨셉트는 비슷하지만 장단점이 서로 뚜렷하기 때문에 ‘아이온’ 상용화 이후에도 엎치락뒤치락하는 양강체제를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서든어택’과 ‘스페셜포스’가 대세이던 FPS 시대를 지나 이제 다시한번 대작 MMORPG가 업계 주류로 떠오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아이온’ 상용화 한 달 후 재결제하는 시점인 12월말쯤이면 한국과 미국을 대표하는 두 블록버스터 MMORPG 간 맞대결 승자가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낼 것 이라고 전망했다. 종주국의 자존심인 ‘아이온’이냐, 세계 1위 ‘WOW’냐. 전세계 온라인 게임계가 한국에서 벌어지는 두 신·구 MMORPG간의 불꽃접전을 매우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skkim@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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