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초기 同接 20만 육박 ‘대박예감’…PC방 랭킹도 ‘서든’ 제치고 단숨에 1위

MMORPG 시장 지각 변동 ‘불가피’…‘리치왕의 분노’ 반응이 흥행의 ‘최대 변수’

 

[더게임스 모승현기자] 엔씨소프트 회심의 역작 ‘아이온’이 지난 11일 오픈베타 서비스에 들어가면서 게임계를 단숨에 평정하며 핵폭풍을 일으키고 있다.

 

 ‘아이온’은 오베 직후 단 몇 시간 만에 동시접속자 수 10만명을 돌파하며 단숨에 최고 인기게임으로 등극했다. 이 같은 인기는 지난 주말 1차 절정을 이루며 동접 20만명에 육박하는 메가톤급 바람을 이어졌다.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상용화 이후에도 안정적인 매출을 기록할 수 있을 전망이다.

 

 ‘아이온’의 예상을 뛰어넘는 돌풍으로 인해 지난 4년간 국내는 물론 전세계 MMORPG 시장을 평정했던 블리자드의 ‘WOW 아성’이 와르르 무너져내릴 위기에 처했다.

 

 

 ‘아이온’의 돌풍은 우선 PC방 인기 경쟁 구도를 송두리째 바꿔버렸다. 지난해부터 100주 가량 1위 자리를 한번도 내놓지 않았던 FPS ‘서든어택’의 아성을 단숨에 무너뜨렸다. 게임트릭스 집계를 기준으로 점유율이 무려 15%를 넘어서는 파죽의 인기 앞에 기존 빅히트작들은 속수무책이었다.


 이에 따라 ‘아이온’이 한국산 MMORPG의 부활을 가져올 구세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와함께 오는 18일 오픈할 WOW의 새 확장팩 ‘리치왕의 분노’와 한판 대결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전문가들은 “‘아이온’의 성공은 자칫 MMORPG 시장을 해외 글로벌 업체에게 빼앗기고 캐주얼 게임만을 개발하는 비정상적인 구조로 변화될 가능성이 높았던 국내 게임 시장의 체질변화를 가져오게 되는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 늘어나는 유저에 ‘행복한 비명’
 ‘아이온’의 인기는 서버 추가 현황만 살펴봐도 확인할 수 있다. 엔씨소프트는 첫 날 16개로 시작했던 ‘아이온’의 서버를 11일 오전 6시 오픈과 함께 18개로, 다시 36분 만에 2개를 더 추가한 20개로 늘렸다. 이후 엔씨소프트는 주말에 앞서 25개까지 서버를 운영했다. 이처럼 비교적 빠른 시기에 서버를 추가했음에도 일부 서버에 접속하기 위해서는 1시간 정도 기다려야 하는 등 밀려드는 유저에 엔씨소프트측은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파죽지세와 같은 ‘아이온’의 인기는 지난 13일부터 16일까지 나흘간 개최된 ‘지스타2008’현장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졌다. 관람객들은 개막과 함께 앞다퉈 ‘아이온’을 플레이할 수 있는 시연대를 차지하기 위해 몸싸움을 벌였다. 경광호 엔씨소프트 과장은 “11일 이후 유저가 몰리면서 서버에 접속조차 힘들 정도였다. 이 때문에 별도 서버로 플레이를 즐길 수 있는 시연대가 높은 인기를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엔씨측은 서버 증설 니즈는 충분하지만, 더 이상의 서버 추가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이다. ‘WOW’ 확장팩인 ‘리치왕의분노’가 오픈되는 18일 이후 유저 접속 추이를 보고 결정한다는 계산이다. 대신에 무리한 서버 추가보다 안정화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경과장은 “무리한 서버 추가로 비용을 지출하는 것 보다는 핵심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 성공 그 이상의 의미
 ‘아이온’이 예상 밖 핵폭풍을 동반하면서 이제 업계의 주된 관심사는 ‘아이온’이 과연 ‘WOW’를 넘어 종주국의 자존심을 되찾아 줄 지에 모아지고 있다.

 

 ‘WOW’의 시장 잠식으로 지난 수 년 동안 이어져 오고 있는 대작 MMORPG의 흥행 참패로 인해 시장이 침체돼 있기에 더욱 그렇다. 실제 2006년 ‘제라’ ‘그라나도에스파다’ ‘썬’ 등 빅3의 동반 부진 이후 대작 MMORPG 개발이 위축되면서 ‘WOW’의 시장 지배력은 더욱 높아져 자본력을 갖춘 업체들이 해외 IP를 수입하고, 투자가 줄어드는 등 심각한 후유증을 겪어왔다.


 이는 MMORPG가 단지 하나의 장르라기 보다는 게임개발에 대한 모든 노하우와 기술력이 요구되는 게임산업의 총아라는 점에서 이 같은 시장 상황은 국내 게임시장의 위기로까지 여겨졌다. 대규모 전투를 무리 없이 구현하기 위한 서버기술, 수 많은 오브젝트를 표현할 수 있는 그래픽 처리 능력, 그리고 장기간의 서비스로 인한 다수의 콘텐츠를 생산해낼 수 있는 기획 능력, 그리고 수많은 고객의 요구를 응대해야 하는 서비스 능력까지 MMORPG는 한 국가의 온라인게임의 발전지표를 판가름할 수 있는 중요한 잣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이온’의 성공은 국내게임산업의 경쟁력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는 물론 다른 업체들의 개발 의욕마저 고취시킬 수 있는 일종의 ‘롤 모델’로써 작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권준모 한국게임산업협회장은 “‘아이온’의 성공은 국내 게임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새로운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로 인해 게임산업에 대한 투자 확대는 물론 수출 경쟁력 제고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 상용화 시기 앞당겨질 듯
 ‘아이온’의 초반 흥행 돌풍의 원인은 다른 작품과 차별화에 성공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MMORPG 최초로 본격적인 공중전이 가능할 뿐 아니라 지난 ‘리니지’ ‘리니지2’로 이어져온 MMOPRG 명가 엔씨소프트의 모든 노하우가 집대성된 그래픽과, 안정적인 서비스 능력 등이 이에 결합 되며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일각에서 ‘아이온’의 오픈이 ‘리니지’ ‘리니지2’의 고객 이탈을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아직까지 ‘리니지’ ‘리니지2’의 고객 이탈도 크지 않다.


 이는 지난 2003년 ‘리니지2’ 오픈 당시와 비슷한 상황이다. 결국 엔씨소프트는 ‘리니지’에서 ‘리니지2’로 새로운 성장 모델을 확보한 이후 다시 5년 만에 기존 제품의 매출과 시너지를 나타낼 수 있는 새로운 제품을 성공적으로 론칭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리니지’와 ‘리니지2’가 단지 2D와 3D라는 그래픽적인 차별화만 있었다면 성공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리니지’와 ‘리니지2’는 개인플레이 지향이냐 파티 플레이 지향이냐의 차이점 뿐 아니라 시나리오 전개, 캐릭터의 클래스별 특징 등 전혀 다른 시스템으로 구분될 수 있는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그들은 또 “‘아이온’ 역시 지금까지 MMORPG에서 시도된 적 없었던 공중 전투를 구현하는 등 획기적인 차별화 요소를 갖추고 있다”며 ‘리니지’‘리니지2’ 의 고객 이탈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아직은 성공을 속단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오픈 직후 제한 레벨인 30레벨에 육박한 유저들이 상당수 있을 만큼 콘텐츠 수급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또 ‘리치왕의분노’‘워해머온라인’등 경쟁작들의 잇단 론칭도 걸림돌이다. 엔씨측은 이에 대해 “콘텐츠 수급 문제는 아직 오픈하지 않은 ‘아이온’의 핵심 콘텐츠인 ‘어비스’가 열리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며 “‘어비스’는 상용화 이후 공개될 예정이지만, 현재와 같은 상황이라면 상용화 시기를 오베 후 한달 이었던 애당초 목표를 앞당기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mozira@thegames.co.kr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