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2호]‘리니지’ 상용화 10주년(3)--10년 장수의 비결
[232호]‘리니지’ 상용화 10주년(3)--10년 장수의 비결
  • 김상두
  • 승인 2008.09.26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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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용화 10년을 맞은 ‘리니지’가 산업과 기술에만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다. ‘리니지’는 그 자체로 하나의 문화이고 하나의 또 다른 세상이었다. 현실이 아닌 또 다른 현실, 이것이 ‘리니지’가 10년의 세월 동안 변함없는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이유다.
 실제로 ‘리니지’는 현실의 모습을 그대로 투영하고 있고 유저는 ‘게임’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게이과 함께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리니지’의 강점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많은 부작용을 낳은 결과도 가져왔다.

 


지난 1998년 9월 등장한 ‘리니지’는 순식간에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초고속 인터넷의 보급과 PC방 붐에 힘입어 그 영향력을 급속도로 키워갔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의 예상과 달리 쟁쟁한 신작 게임들의 거센 도전 속에서도 당당히 살아남아 최고 인기 온라인 작품의 그 입지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 가상세계의 또다른 현실
사실 ‘리니지’는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작품은 아니다. 한국에서는 큰 성공을 거뒀지만 사실상 미국 시장에서는 참패했다. 또 대만 시장에서는 인기를 누렸지만 중국에선 외면 받았다. 어쩌면 ‘리니지’라는 작품이 있기 전에 유사한 작품이 등장했다면 현재 ‘리니지’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그 작품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리니지’의 인기 요인인 또 다른 현실도 온라인, MMORPG라면 모두 가진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리니지’는 다른 작품보다 더 극적으로 현실을 표현하고 있다. ‘리니지’ 속의 모습은 서로 경쟁하고, 소유하고 싶은 욕망을 갖고, 사회에서 인정을 받는 등 현실과 동일한 모습을 가진다. 그 하나의 예가 바로 아이템이다. ‘리니지’ 속의 아이템은 현실에서의 다이아몬드 등의 보석이 그 사람의 부를 나타내 듯 게임 내에서의 우위를 드러낸다. 그래서 유저는 아이템에 그토록 집착하는 것이다. 이처럼 현실의 모습을 그대로 투영했기에 ‘리니지’가 대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이다.
황상민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리니지’는 현실과는 또 다른 현실”이라며 “유저는 기존 현실에서 느끼는 것을 ‘리니지’를 통해서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 게임 아닌 일상생활로 인식
앞서 말했듯이 ‘리니지’의 성공은 현실과 동일한 또 다른 세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다. 대부분의 온라인 게임이 또 다른 세상을 만들어 내고 있지만 특히 ‘리니지’는 그 모습이 유독 현실과 거의 동일한 수준이다. 이미 ‘리니지’를 즐기는 유저는 게임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세상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온라인 게임의 수명은 4∼5년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리니지’는 10년 전 등장해 아직도 최고의 인기 작품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아무리 ‘리니지’가 재미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비정상적이다. 황상민 교수는 이를 ‘두집살림을 하듯 현실과 가상의 세계를 동시에 살아가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황 교수는 “보통 온라인 게임을 1년 즐기면 이는 현실에서 4∼5년을 활동한 것과 같은 심리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리니지’를 2년 동안 즐겼다면 직장생활을 10년한 것과 동일한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만일 한 회사를 5년, 10년을 다닌다면 이미 그 회사에 대해 모든 것을 알 것이기 때문에 매너리즘에 빠질 텐데 ‘리니지’는 이런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이는 직장을 다니는 것처럼 재미가 아닌 다른 수준의 것을 유저가 제공받고 있다는 것으로 즉 생활 그자체가 됐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과몰입·현거래 등 부작용도
하지만 이런 ‘리니지’의 강점은 ‘아이템 현금거래’ ‘게임과몰입’ 등 게임의 부정적인 측면의 대명사로 자리잡게 만드는 데도 일조했다. ‘리니지’를 즐기는 유저가 ‘리니지’를 현실과 동일시하면서 아이템을 현실의 재산으로 여기고 ‘리니지’를 새로운 삶이라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듯 몬스터를 사냥하고 물건을 사듯 아이템을 서로 거래하는 등 일상생활과 똑같이 게임을 즐기는 것은 더 게임에 몰두하고 집착하게 만들었다. 그러다 보니 게임과 현실의 경계가 사라지고 일명 ‘현피’라는 게임 속에서 PK를 하듯 현실에서도 다른 유저를 찾아가 폭력을 휘두르는 일까지 발생했다.
황 교수는 이에 대해 “‘리니지’는 아직도 ‘약육강식의 세계’”라며 “놀라운 세상을 창조했음에도 그 안에서 새로운 문화를 꽃피우고 발전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평했다. 현실과 동일한 세상을 만들어 냈을 뿐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는 장치나 개입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그저 유저가 ‘리니지’라는 새로운 현실에서 안주하도록 나뒀을 뿐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리니지’는 역시 그 존재 만으로도 대단한 가치를 가지고 있음이 분명하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세상을 창조하고 새로운 경험이 가능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황 교수도 “‘리니지’는 그 등장 자체가 놀라운 사건”이라며 “‘리니지’는 단순한 온라인 게임이 아닌 하나의 사회로 현실에서 갖지 못한 기회를 유저에게 제공했다”고 평했다.

 

더게임스?임영택기자 ytlim@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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