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운터스트라이크 온라인’의 바람이 거세게 일면서 FPS(1인칭 슈팅) 게임시장의 판도가 곧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세대 교체 시기에 도달한 게 아니냐며 이같은 예상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그러나 섣부른 판단일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수년간 양강 구도를 형성해 온 ‘스페셜포스’와 ‘서든어택’의 아성이란 게 하루아침에 쌓아 올린 게  아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쪽에는 충성도 높은 마니아들이 적지않고 작품과 이벤트를 엮어가는 역량이 남다르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드래곤플라이와 게임하이가 서로 시이소오를 벌이며 엎치락덮치락,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아마도 양사가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지 않고 밋밋하게 경쟁을 벌여왔다면 양사의 초대박 기록은 나오기 힘들었을 것이란 생각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T3의 ‘오디션’은 외롭게 선전하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너무 독보적이기 때문에 아쉬운 작품이란 평마저 듣고있다. 이런 얘기는 역설적으로 ‘오디션’에 버금가는 작품이 등장해 서로 경쟁을 벌였다면 ‘오디션’은 리듬액션시장은 물론 게임계의 새 역사를 썼을 것이란 분석이 바로 그 것이다.
 
   경쟁구도는 산업발전의 또다른 원동력이다. 라이벌이 있어서 서로 견제하고 선의의 다툼을 벌이는 일은 어찌보면 행운이랄 수 있다.
 
 작품뿐 아니라 기업끼리, CEO들이 벌이는 신경전도 관전자들에게는 또다른 구경거리가 될 수 있다. 그런데 그런 광경을  별로 연출하지 않는다. 작품 중심으로만 화제거리를 내놓는 일은 수직적 홍보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는 기업 얘기를 풀어놓고 CEO들의 입담을 내놓는 것도 필요하다. 이를테면 그게 수평적 홍보다. 수직과 수평이 잘 어우러져야 직물을 알차게 짤 수 있는데 안타깝게도 게임계는 그 게 늘 빠져있다.
 
  60∼70년대 가요계를 가장 풍요롭게 만든 가수는 남진과 나훈아였다. 그들은 서로 라이벌관계를 형성하며 팬들을 이끌었다. 오빠부대의 원조는 바로 이 두사람이다. 노래뿐 아니라 이들의 움직임은 늘 뉴스의 초점이 됐다. 이들은 마치 팬들의 반향에 부응이라도 하려는 듯 연일 뉴스거리를 만들어 냈다. 남진이 어느날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자 나훈아의 인기도 시들해 졌다. 그리고 이후 가요계는 세대교체 바람이 일기 시작했다.
 
 남자 가수 못지않게 라이벌 관계를 형성한 여가수들도 있었다. 60년대 중반 이미자와 최숙자의 자존심 싸움은 가요계의 또다른 흥미거리로 회자되기도 했다. ‘모녀기타’ ‘눈물의 연평도’ 등 잇단 히트곡을 내놓음으로써 당대의 최고 여가수 대우를 받던 최숙자가 최대 히트곡 ‘동백아가씨’를 이미자에게 빼앗기면서 거센 반향을 일으켰다. 여가수 전성시대는 이 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승부의 세계에서 만큼 경쟁자가 요긴한 때가 없다. 흥행을 바탕으로 하는 엔터사업의 경우 더 그렇다. ‘스페셜포스’ ‘서든어택’에 ‘카스온라인’ ‘아바’ 만큼 좋은 경쟁작이 없다. 말그대로 그 상황을 반기고 즐겨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오디션’에도 경쟁작이 나왔으면 한다. 그래야 ‘오디션’의 생명이 더 길어질 수 있고 시장이 더 풍요로워질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새삼스럽게 경쟁 구도를 끄집어 내고, 그 곳에 불을 지피려는 까닭은 올 여름 게임시장이 지열을 일으킬 만큼 달궈지기는 커녕 적막감마저 감돈 까닭이다. 경쟁구도에서 벗어나 이미 승패가 갈라진 탓일까. 아니면 승자의 여유를 부리며 손을 놓고 있는 탓일까.
 
  그러다가 세대교체  바람이란 역풍을 맞으면 어찌할 것인가. 올들어 게임시장이 그런 구도를 이끌지도, 조성하지도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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