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도 되지 않은 인원들이 게임을 만들던 시절이 있었다. 백 년전의 얘기? 아주 오래 전의 전설? 아니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게임 개발팀들은 10명이 넘지 않았다. 그래픽을 하면서 기획도 하고, 프로그램을 짜면서 몬스터도 그리고, 기획을 하면서 사업도 함께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얼마 되지도 않은 인원들로 어떻게 게임을 완성했을까 싶을 정도로 의구심이 들 정도다.
 
   지금은 업계의 규모가 상당히 커지면서 100명이 넘는 인원이 하나의 프로젝트를 구성하고 있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사람이 늘어나면서 분업화도 잘돼 있다. 예전엔 1~2명의 기획자가 게임의 전반적인 부분을 모두 커버하였지만 이제는 레벨디자인, 몬스터밸런스, 시나리오, 아이템, 신규콘텐츠 등 파트가 나누어져 있고, 그 인원만도 줄잡아 20~30명이나 된다. 규모가 이렇다보니 게임도 그 만큼의 퀄리티가 높아지고 대작이라 불리는 신규 게임들이 매달 1~2개씩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요즘 게임들을 보면 분업화에 따르는 단점이 포함돼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하나하나의 퀄리티는 우수하게 나올지는 몰라도 전체를 놓고 보면 나무만 있고 숲이 없는 듯한 느낌이다. 실제 개발 중에도 자신이 무엇 때문에 이 일을 하고 있는 건지 모르는 직원들이 많다. 그러다보니 완성도는 높지만 전체적인 조화가 이루어지지 않아 유저들로 하여금 재미가 없다는 평가를 듣게 된다.
 
   모든 일이 그렇겠지만 특히 게임업계는 커뮤니케이션의 중요도가 매우 높다. 몬스터를 하나 만들더라도 이게 어디에 배치되는 지, 밸런스는 어떤 지, 보상은 무엇인 지, 알지 못한다면 특유의 느낌을 살리는 건 포기해야 한다. 늘 전체 흐름에 관심을 가지고 게임을 해보면서 만들지 않는다면 게임이라는 공정 과정 중 하나의 부품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한 대형 개발사에서는 직원들이 로봇 가면을 쓰고 광선검을 들고 다니면서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는 소문을 들은 적이 있다. 이유인 즉 전투 놀이를 하며 게임을 개발하면 더 많은 아이디어가 나오고 더 재미난 기획이 나온다는 것이었다. 퀄리티도 중요하고, 스케일도 중요하다. 하지만 게임이란 모름지기 재미가 있어야 한다. 재미있는 게임이야말로 제일 큰 게임의 본질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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