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 전부터 시작된 온라인게임은 이제 국내 뿐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도 통하는 대표 문화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 전 세계의 최고의 게임기업으로 꼽히는 EA는 향후 아시아의 온라인게임을 통해 매출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발표했고 삼성전자, CJ, SK 등 굴지의 대기업들은 이 시장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온라인게임은 일본, 미국 등 문화선진국에서도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미래산업으로 확고한 입지를 다진 셈이다. 그런데 10여년이 흐른 지금 대단한 업적을 만들어 낸 국내 게임업체들의 모습은 어떠한가.
처참함 그 자체다. 엔씨소프트·넥슨등을 제외하고 초기 온라인게임의 선구자적 역할을 했던 국내 기업들은 대부분 무너졌다. 티쓰리엔터테인먼트, 드래곤플라이 등 이들을 대신할 만한 유망기업들이 잇달아 등장하고 있지만 이들이 빈공간을 메우기에는 아직은 역부족인 상황이다. 이에대해 일각에서는 게임이 하나의 타이틀로 대박과 쪽박이 한순간 갈리는 흥행 산업이기 때문이라고 진단하기도 한다.
흥행에 대한 의존도가 타 산업에 비해 높은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게임업체의 흥망을 좌우하는 것은 ‘산업적 특성’이 아니라 ‘끊임없이 노력하는 기업의 자세’가 아닐까. 지금 당장의 흥행에 연연해 하지 말고 유저 요구에 귀 기울이고 새로움을 창조하려는 ‘능동적 노력’말이다. 국내외 게임계에서 소위 잘 나가는 업체들의 공통점이 있다. 유행을 따르는 작품을 만들기 보다 그 나름의 철학과 시장조사를 통해 그들만의 작품을 만들어 유행을 이끌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그들의 노력은 즉흥적이지도 한시적이지도 않다. 4년∼5년 후 새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콘텐츠를 기획하고 개발한다. 게임업체들이 먼 미래에도 지금과 같은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시대를 선도하는 능동적 자세가 절실하게 필요한 것이다.
김상두기자 sdkim@thega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