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영수 구름인터렉티브 대표이사
 
 옛 말에 “한가지만 잘하면 된다”라는 격언이 있다. 이 말은 한 분야에 대해 충실히 노력하면 뛰어난 전문가가 되고, 결국 성공에 이를 수 있다는 의미로 오랜 시간 동안 생활 속 명언처럼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하지만 빠르게 변하고 있는 이 시대의 흐름에 비추어 보았을 때, 필자는 이러한 모토가 과연 아직까지 유용하게 쓰일지에 대해서 진지한 고민을 해봐야 할 시기가 왔다고 생각한다.
 
 무한 경쟁을 통한 자기 성장을 이뤄야 하는 지금은 다양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인재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으며 멀티플레이어에 대한 인식이 산업을 이끌어나가는 핵심 인재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 시장도 마찬가지이다. 초창기 온라인 게임 산업이 태동하던 시기만 하더라도 한 가지 장르의 게임 개발만 잘 해도 개발자는 성공 신화를 이루며, 1세대 게임인들의 우상으로 자리잡을 정도로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자연히 게임업계 종사자들은 눈앞에 펼쳐진 성공 신화를 잡기 위하여 더 먼 곳을 내다 볼 수 있는 눈을 포기한 채 매년 특정 장르에 편중한 제작으로 성공작 만들기에 몰두했고, 소위 말하는 '중박' 이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성공은 당장의 것이었을 뿐 장기적인 안목으로 지켜봤을 때 산업 전반에 걸친 안정적인 성공이라고 평가하기에는 어렵다. 현재의 상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한국의 게임 산업은 그 안에서 주목할 만한 창조를 지속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게임을 만드는 좋은 개발력’을 갖추는 데 노력한 한국 게임 산업이지만, 반면에 ‘좋은 게임을 만드는 다양한 능력’을 쌓는 데는 게으르지 않았나 싶다.
 
 아직까지 한국 게임 산업의 우수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는 있지만 이는 기술적인 개발력에 한한 것이고 그 개발력 또한 미국과 중국, 일본과 견주었을 때 그 격차가 점점 좁혀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므로 이제부터라도 개발력 이상의 독창적인 노하우와 마케팅, 홍보, 서비스, 운영을 아우를 수 있는 종합적인 능력을 겸비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한 예로 전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시계를 생산하는 스위스를 들 수 있다. 스위스는 장인의 뛰어난 제작 능력에서 비롯된 좋은 시계를 만들 수 있는 독자적인 체계와 노하우를 가지고 있지만 제품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는 탁월한 마케팅 능력과 고객들의 신뢰를 유지할 수 있는 서비스 기술 또한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로 인해 ‘스위스는 명품 시계 원산지’라는 명성을 얻은 것을 우리는 알 수 있다.
 
 즉 기술력과 브랜드 이미지 형성, 마케팅, 구매자들과의 의사소통 등 이 모든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했을 때만이 진정한 명품은 탄생하게 되고 산업도 더욱 발전하게 되는 것이다.
 
 필자는 좋은 게임, 그리고 명품 게임이란 개발 혹은 마케팅과 홍보에만 치중한 것이 아니라 글로벌적인 마인드와 유저들과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능력도 바탕이 되어 탄생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게임 본연의 엔터테인먼트적인 기능이 기본이 돼야 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러므로 게임 산업 종사자들이여, 이제부터는 하나를 넘어 열까지 잘 하는 멀티플레이어로 발전하기를 바란다.
 
 우리 모두 국가와 산업을 넘나들며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전문성을 키우고, 우수한 잠재력을 발휘하는 그 날, '한국의 명품 게임'을 세계 곳곳에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yspark@goor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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