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e스포츠협회에는 등록위윈회라는 조직이 있다. 이 등록위는 겉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협회의 핵심 조직 중 하나다. 공인종목 선정에서 공인대회 인증, 프로게이머 등록까지 협회의 핵심 기능을 협의하고 결정하는 기구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등록위는 어떤 사람들이 위원으로 소속돼 있는지 외부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 이유는 공인종목 선정 과정에서 로비 의혹 등을 경계하기 위함이라는 게 협회 관계자의 말이다. 그러나 과연 이것이 이유가 될까 .
 
 게임산업에는 협회의 등록위와 유사한 위원회가 하나 있다. 바로 게임물등급위원회다. 게임위는 모든 게임물의 등급을 심사하는 기관이다. 게임위의 심사를 통해 등급이 부여되지 않은 작품은 서비스를 할 수 없다. 때문에 게임위는 업체들에 가장 두려운 존재 중 하나다. 어떤 면에선 게임위야 말로 로비 대상 1순위인 기관이다. 그러나 게임위의 경우 소속 위원들의 명단을 감추지 않는다. 홈페이지를 통해 위원이 누구인지 상세히  소개하고 있어 누구나 알 수 있다.
 
 게임위와 등록위는 무엇이 다른 걸까. 분명 심사하는 분야가 다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기능적 측면에서 보면 유사한 기구라고 할 수 있다.
 
 올 초 그래텍이 개최하는 ‘곰TV 스타 인비테이셔널’과 관련해 e스포츠계가 시끄럽게 달아 오른 적이 있었다. 그래텍이 공인대회를 요청했지만 등록위가 이를 거부한 것이다. 이를 두고 일부 관계자들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의문을 표시한바 있다. 물론 이 결정이 잘못됐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등록위가 결정한 일을 두고 왈가왈부할 생각도 없고 비난하고 싶은 마음도 없다. 다만 그 과정에서 등록위가 명확하게 설명을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다. 관계자들이 전면에 나서 이유를 정확하게 말하고 설득했다면 의문을 표시하는 이도 훨씬 적었을 것이다.
 
 등록위의 결정은 e스포츠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렇다면 그 결정이 어떻게 이뤄지는 지 누가 하는지 떳떳하게 밝힐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의사결정의 투명성을 위해서라도 위원의 공개 문제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문제라고 생각한다.
 
 임영택기자 ytlim@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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