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은 만발하고 하늘은 더욱 파랗게 짙어지는 녹음의 계절 5월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온 가족이 행복으로 물드는 가정의 달이 지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시점에서 현재 자라나는 우리들의 새싹들에 대한 생각을 해본다.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아이들에게 아름다운 세상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은 비단 부모뿐만 아닌 모든 어른들의 바람일 것이다. 그러나 요사이 각종 미디어에서 쏟아내고 있는 어린이 관련 뉴스들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 한 구석이 씁쓸해진다. 티끌 하나 없이 순수한 동심이 어른들 세상 속에서 점차 흔들리고 있는 것 같기 때문이다.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우리 삶의 형태는 디지털화되기 시작했다. 이에따라 자연스럽게도 어린이들의 일상도 디지털을 중심으로 돌아가게 됐다. 이러한 현상은 불과 10여 년 전만해도 온 동네를 놀이터 삼아 뛰어다니던 어린이들이 이제는 컴퓨터와 휴대용 오락기로 공부와 놀이를 겸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디지털 문명은 분명 우리 사회의 구석구석을 오가며 인류 생활을 더욱 편리하게 영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사실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많은 문제점을 야기한다. 이러한 점에서 어린이들 사이에서의 ‘디지털화’는 결코 환영할 수만은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동심의 디지털화’가 자칫 올바르지 못한 방향으로 치닫는다면 더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등을 통해 손쉽게 접할 수 있는 불법 음란물이나 성인용 게임에 순진 무구한 어린아이들이 노출되어 그들의 동심이 멍드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는 것이다.
 
 요새 이슈가 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대구의 초등학교 성폭력 사태라고 할 수 있다. 초등학생의 인기 아이템인 휴대용 게임기를 통한 음란 게임의 불법 유통이나 인터넷 등을 통한 불법 음란물이 시초가 되어 벌어진 이 일련의 사태는 국민들을 공황상태로 빠뜨렸다. 이는 어른들이 지켜주지 못한 무분별한 디지털화의 전파가 아이들에게 얼마나 큰 파장을 불러일으켜 오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특히 이러한 사건들은 아이들을 위해 어른들이 도덕적인 교육과 올바른 정신 함양을 해줄 수 있는 오프라인 환경에 비해 아직 이렇다 할 예방이나 대처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온라인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때문에 하루 빨리 ‘동심의 디지털화’에 대한 올바른 방안 마련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이 문제에 있어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게임업계 역시 ‘동심의 디지털화’에 누구보다 앞장서야 한다.
 
 어린이들의 달이라고 불러도 될 5월의 막바지에서 게임업계가 건전한 인터넷 문화를 구축하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다. 몇몇 게임업체들이 나름대로 건강한 문화 조성을 위해 나서고 있지만, 아직도 이런 분위기는 열악하다.
 
 이미 때가 늦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란 격언이 있다. 지금이야 말로 업계가 이러한 노력을 기울일 때가 아닌가 싶다.
 
 성인들이나 즐길 법한 1인칭 슈팅(FPS) 장르를 즐기는 아이들에게 그들만의 건전한 놀이터를 제공하고 그들에게 걸맞은 게임 콘텐츠를 선보여야 하는 것은 우리 게임 업계 모두의 의무이자 책임이 아닐까. 그래야만 아이들의 동심을 삐뚤어지지 않게 보호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단 하루라도 빨리 국내 게입업체들의 적극적인 노력이 시작되길 바란다. 이를 바탕으로 순수한 동심으로 가득한 아이들이 미래의 놀이터에서 더욱 건전한 놀이 문화를 꽃피울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yspark@goor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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