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성현 한국게임학회장
 
 2000년대 이후에 한국 게임산업은 온라인에 지나치게 편중되어 발전해 왔다. 이에 대해 혹자는 우리가 다른 분야를 포기하고 온라인게임에 집중한 결과이며 경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온라인게임에 보다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혹자는 게임산업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 아케이드와 비디오 게임 등 다른 분야의 발전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한다.
 
 게임백서에 의하면 게임산업의 2005년 세계 시장규모는 아케이드 게임이 326억달러로 51%, 비디오 게임이 215억달러로 33.7%, 온라인 게임이 44억달러로 겨우 6.9%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2005년 온라인 게임이 50.4%, 비디오게임이 7.6%, 아케이드게임이 33.8%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앞으로 온라인 게임만 살아남게 되고, 세계적으로 시장규모가 훨씬 더 큰 아케이드 게임과 비디오 게임 시장은 거의 놓치게 된다.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현재 한국의 불균형적인 게임산업구조는 정부의 전략적 판단에 따라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주시해야 한다.
 선택과 집중, 또는 균형적 발전인가를 선택하기 전에 과연 이러한 게임산업 구조로 한국이 세계 게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지를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한국은 인터넷 인프라와 인터넷 이용률이 세계적이다. 이미 2004년에 인터넷 이용자수가 3000만 명을 돌파하였다. 국내 인터넷 인프라와 인터넷 이용률의 급격한 증가는 게임산업 종사자들에게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없는 분야에 투자하기 보다는 급성장하는 온라인게임에 많은 자원을 투입하게 만들었다. 2006년 국내 게임산업의 시장 규모는 7조 4500억 원이며, 수출규모는 6.7억 달러로 2005년 대비 19% 증가하여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온라인 게임 강국이라는 영광 뒤에는 큰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미국, 일본 등 게임 선진국의 온라인 게임 분야로의 투자 및 확장, 중국 등 후발 주자의 추격 등이 거세지고 있다. 세계 MMOG의 시장점유율을 보여주는 MMOGChart.com에 의하면 2005년 말 한국 온라인 게임의 대표주자라고 할 수 있는 ‘리니지’ 시리즈의 점유율이 20%를 넘었지만, 2008년 4월 기준 ‘와우’가 62.2%를 차지하고 있으며, ‘리니지’ 시리즈를  합쳐도 14.2%를 넘지 못하고  있다. 세계의 대작 게임들이 MMOG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데 반해 한국의 온라인 게임의 글로벌화 수준은 너무나 미약한 수준이다.  
 
 그렇다고 앉아서 추격을 당할 수만은 없지 않은가? 온라인 게임 분야에서 상대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서버 관련 기술, 서비스 노하우, 비즈니스 모델의 창출, 기획력, 캐주얼 게임의 장점 등 살려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관련 지식을 체계화하고 고급 전문 인력의 양성이 선행되어야 한다.  현재 온라인 게임 관련 지식은 각 업체가 개별적으로 소유는 하고 있지만 체계화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게임 산업의 글로벌화를 위해 필요한 프로듀서 및 테크니컬 디렉터, 마케터 등의 고급 인력이 시급히 필요하지만 고급 전문인력 양성은 더딘 편이다.
 
 한국 게임산업의 미래를 위하여 온라인 게임 관련 지식의 체계화나 고급인력의 양성을 어떻게 할 것인지 산학관이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선택과 집중이냐, 아니면 균형적 발전이냐는 산업구조를 고민하기 전에 우리가 가진 ‘경쟁력’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거쳐 전략을 수립하고 빠르게 추진해야 한다. 만약 한국이 온라인 게임 지식체계와 우수 인력을 갖추게 된다면 외국의 자본도 한국으로 움직일 것이다. 적절한 전략을 신속하게 수립하고 추진할 때만이 한국 게임산업의 지속적인 발전과 미래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scho@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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