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의 조직 슬림화 움직임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정부 조직법 개정에 따라 부처 통폐합이 단행된 데 이어 이번에는 산하기관의 업무 통폐합으로 내 달리고 있다. 선택과 집중이라는 기치아래 산하기관의 대폭 축소를 꾀하겠다는 것인데, 이면의 속셈이 없다면 바람직한 방향인 것 만은 분명해 보인다. 중복 투자는 혈세를 낭비하고 비대해 진 조직은 제 역할을 하지못하기 때문이다.
 
 관건은 말 그대로 선택과 집중이다. 어떤 것을 선택하고 어디에다 힘을 쏟을 것인가에 대한 견해는 부처 이기주의를 경계하고 시대의 흐름을 내다보면 명쾌하다.
 
 지금 세계는 총성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경쟁력이 없으면 도태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경제는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환율은 요동치고 있다.
 
  내일을 내다보고 수종산업 육성에 주력하지 않으면 미래를 보장할 수 없는 처지다. 자원도 부족하고 변변히 내놓을 만한 게 없는 우리로서는 감당하기 쉽지 않은 국제 환경을 맞고 있는 셈이다. 그런 측면에서의 선택과 집중이라면 대내외적인 경쟁력을 제고하고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데에 힘을 기울이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겠다.
 
 자원이 부족하지만 높은 학구열과 인재들이 많고 세계적인 명품은 없지만 버금가는 제품들이 즐비하다. 또 부지런하고, 하면한다는 신념이 다른 어떤 민족보다 월등하다. 세계 경제를 이끌고 주도할 기초 대사량만 부족할 뿐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세계 경제의 트렌드가 지식 산업쪽으로 쏠리고 있고 이를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려는 데 힘을 모으고 있다는 점이다.
 
  지식산업의 축은 관광과 콘텐츠다. 특히 콘텐츠산업은 천혜의 혜택을 얻지 않으면 쉽지 않은 관광산업과는 달리 창의적인 발상과 문화적인 충격을 안길 수 있는 인재들만 제대로 양성한다면 언제든 정상을 노크해 볼 수 있는 영역이라는 데 우리의 정서와 맞다.
 
  지난 2월 정부조직법 개정에 따라 역사속으로 사라진 정보통신부는 관련부처의 질시와 부러움을 한꺼번에 샀다. 94년 21세기 정보사회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이를 통해 전략화 한다는 방침아래 만들어진 정통부는 그 시절 안목으로 보면 선택과 집중에 의한 산물이었다. 그러나 그 선택은 맞아 떨어졌다.  문어발식으로  각부처에 분산해 정보통신을 육성했다면 아마도 일관된 정책 수립은 불가능했으리라고 생각한다. 수종산업의 해답은 다름아닌 여기에 있다.
 
   부처 문제는 이미 손을 떠나 그렇다 손 치더라도 산하기관 만큼은 확실히 해야 한다. 내일을 담보하고 수출산업에 밑거름이되는 산업을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그 산업을 육성해 한다. 그게 수종산업의 선택 요령이다.
 
  적당히 업무 성격에 따라 나누고 부처 이기주의로 교통정리할 사안이 아니다. 선택해서 키울 수 있는 데라면 욕을 먹더라도 힘을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게임산업을 이른바 ‘아이돌산업’이라고 한다. 일부 부처에서는 그걸로 도대체 뭘 어찌할 것인데 라며 비아냥 대며 깍아내린다. 그런데 그들에게 묻고 싶다.콘텐츠 분야에서 그만큼 외화를 벌어들인 데가 있는가.게임만큼 일류화, 명품 상품에 근접해 있는 상품이 있는가. 그리고 게임만큼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콘텐츠가 있는가하고 말이다.        
 
 선택은 자명하다. 산하기관의 업무 통폐합은 이런 관점에서 논의되고 이루어져야 한다는 사실이다. 부처이기주의로 치달았으면 탄생하지도 못했을 정통부를 상기하면 그 해답은 보인다.
 게임산업진흥원의 재정립은 그런 측면에서 더 절실하고 시급하다고 하겠다.
 
  편집국장 inmo@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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